직원이 대표·이사맡아 ‘사원 주주회사’로 전환

충청리뷰가 창간의 싹을 틔운 때는 지난 93년 9월. 당시 청주 D일보에서 근무하다 자의반 타의반 사직했던 기자·사원출신 직원 6명이 모여 작지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역의 대안언론에 대해 고민했다. 자본력에 기댈 것 없이 소수인력으로 만들 수 있는 언론매체가 무엇일까. 마침내 30∼40대 여론주도층을 겨냥한 월간 시사잡지 창간을 결정했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창간직원들은 각자 100만∼300만원씩 자본출자해 총 1500만원으로 편집용 컴퓨터, 집기등을 구입했다. 사무실은 청주시 사직동 15평 남짓한 공간을 직원 친인척 분이 무상제공해 주었고 사진기는 사진기자 개인소유 장비를 출자하는 형식을 빌었다.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친 충청리뷰사는 2개월간의 준비 끝에 94년 1월호를 창간호로 발간했다. 초대 발행인은 ‘접시꽃 당신’의 시인이자 전교조 해직교사였던 도종환씨가 직원들의 간청으로 맡게됐다. 정통 시사월간지를 표방한 충청리뷰는 ‘올곧은 말 결고운 글’이란 제작정신으로 지역의 현안문제를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했다. 현상보도의 한계를 벗기 힘든 일간신문 기사와 달리 지역문제를 근원과 대안까지 접근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무엇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폐쇄적인 지역풍토속에 성역과 금기를 허무는 발굴취재가 이어지면서 격려와 후원의 손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성역없는 보도’·윤리강령 강화

94년 10월 리뷰에 대한 조건없는 성원의 뜻으로 4명의 후원자가 2000만원씩 출연해 자본금 8000만원의 (주)충청리뷰사 법인이 탄생됐다. 4명의 후원자 가운데 연장자였던 윤석위씨가 대표이사 및 제2대 발행인을 맡게 됐다. 윤대표는 이미 지난 89년 도민주신문인 〈청주신문〉창간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대표이사까지 맡아 지역의 언론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후 월간 충청리뷰는 44호까지 발행하면서 단 한번의 결호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을 다투는 시사현안에 대해 속보성의 한계가 드러났고 신문시장의 광고경쟁에도 잡지의 한계가 여실히 나타났다.
마침내 97년 9월 주주들의 증자를 통해 주간신문으로 확대전환했고 김영회 편집국장(현 고문)이 제작일선에 참여했다. IMF이후 언론시장이 위축되면서 충청리뷰도 임금삭감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경영불안정은 계속됐다. 마침내 99년 변근원 전편집국장이 취임하면서 경영내실화에 착수, 지역신문으로는 보기드물게 부채가 전혀없는 자립경영의 기틀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10월 윤석위대표 구속에 이은 리뷰 보복수사 사태가 발발하자 충북민예총을 비롯한 지역의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본사를 격려방문했다. 40여일간의 철야농성장에는 야식과 음료수가 떨어지지 않았고 몇만원에서 백만원 단위의 격려광고가 줄을 이었다. 백지광고 사태에도 불구하고 무려 3개월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성원에 기대어 가능했던 것이다.

독립적·자립형 언론사 정착

2003년, 창사 10주년을 맞는 충청리뷰는 대대적인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사건 이전인 지난해 8월 사의를 표명한 바 있던 윤석위 대표이사는 한덕현 편집국장에게 바톤을 넘겨주고 이사로 남기로 했다. 그동안 충청리뷰의 대표이사는 이사회의 추천을 통해 비상근의 명목상 역할을 해왔고 회사의 관리경영은 편집국장이 꾸려왔다. 결국 실질적인 업무권한과 책임을 가진 대표이사제로 바뀌는 셈이다. 이밖에 김영회고문이 감사를 맡고 4명의 편집국 부장이 이사를 맡아 명실공히 사원 주주회사의 기틀을 갖추게 됐다.
사원주주회사로 새출발하는 충청리뷰는 편집국 윤리강령을 확립하고, 독립언론의 위상에 걸맞는 ‘성역없는 보도’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용기있고 정의로운 지역민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고, 눈치보기와 자기보신으로 얼룩진 변명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고발보도로 대처할 것이다.
그동안 이상적 모델로만 여겨졌던 독립적 자립형 사원주주 언론사의 성공신화를 충북에서 구현할 것이다. 독자의 눈높이로 독자와 함께 숨쉬는 지역매체로 거듭 나기위해 인터넷 신문을 대폭강화할 방침이다. 온-오프라인의 결합효과를 높이고 독자와 네티즌이 직접 참여하는 충북의 포탈 사이버 매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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