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가 충청권 ‘어디에’ 건설될 것인가. 전국적인 관심사이지만 직접 이해관계가 걸린 충청권은 애 간장을 녹이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 논의는 지난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 제기하여 최종 후보지까지 결정되는 단계에 이르렀었다. 이번에 민주당도 행정수도 건설 예정지로 당시 검토한 후보지 연구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대통령은 10개 지역을 1차로 선정해 정밀 검토를 통해 ▶천안시 목천면 일대 ▶공주군 장기면 일대 ▶논산군 상월면 일대 등 세 곳을 후보지로 압축했고 이 가운데 최종적으로 논산과 장기를 두고 고민했다.
그러나 여러 여건이 변한 현재 이들 세 곳 이외에 ▶청원군 오송 오창면 일대 ▶천안·아산 신도시 일대도 강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정지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1. 오창·오송지구-기반시설
광역교통망 연계 장점

청원군 오창·오송지구는 이미 생명과학산업단지 등으로 조성하기 위해 기반 시설을 조성해 놓은 곳이다. 오창면 일대는 오창산업단지가 기반 시설을 갖춘 채 입주만을 기다리고 있고 인근 오송생명과학단지는 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채 토지 매입 보상에 나서고 있는 지역이다. 그 만큼 계획 도시의 입지 조건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입지 선정 후 행정수도 건설에 나설 때 겪게될 어려움을 일소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경부·중부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의 근접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청주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어 더할 나위 없다. 공간도 적절하다.
나아가 오송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과 인접하고 있고 대전과도 그리 멀지 않아 충청권 중심지로서 입지 선정에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다만 배후 도시가 될 청주가 행정수도를 지원할 도시의 힘을 갖췄는가에 대한 회의가 제기된다.

2. 천안·아산 신도시
수도권 평면 확산 효과만

천안·아산 신도시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역사가 들어서는 역세권 개발지역이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3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이 장점이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너무 가까운 탓에 수도권의 평면적 확산에 불과하고 따라서 행정수도 이전 파급 효과가 적다는 지적 때문이다.

3. 목천지구-광역교통망 갖춰,
수도권 팽창 우려

5공때 독립기념관이 들어선 천안시 목천면 일대는 풍수지리적으로 길지로 평가 받는 흑성산 아래 지역이다. 경부고속도로 축의 한 지점에 있어 광역교통망의 연결축을 유지하고 있지만 천안시의 외곽지역이기 때문에 행정수도가 될 경우 천안의 도시 팽창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약점이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것도 같은 상황이다.

4. 공주 장기-분지형,
대전과의 연계성 강점

충남 공주시 장기면 일대는 제 3공화국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강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좌우로 얕은 산맥이 가로 지르고 앞으로는 금강이 흐르면서 그 안에 논과 밭을 담은 분지형 지역이다. 대전과의 연계성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5. 논산 상월지구-경부선축과
거리 멀어

충남 논산시 상월·노성면 일대는 3군 본부가 들어선 계룡산의 서남부 지역으로 지리적, 공간적으로 공주 장기면 일대와 쌍벽을 이룬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옆으로 지나가고 남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광역도로망이 약하고 경부선축과 공간적 거리감이 있는 것이 흠이다.
/ 민경명 기자

‘어진이의 도읍지’ 賢都 주목받아
‘도읍지 될 것’ 원효대사 전설도

청원군 현도면이 충청권에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한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후 주목받고 있다. ‘어진이의 도읍지’라는 의미를 지닌 ‘賢都’ 지명 때문이다.
현도면 사무소 앞에는 ‘어진이의 도읍지’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이 표지석은 지난 98년 4월에 세워졌지만 그것이 어떤 연유로 세워졌는지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는데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이 대선을 통해 가시화되면서 신도읍지의 실현 가능한 암시로 비쳐지고 있다.
현도란 지명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현도산(현 구룡산)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특히 현도산 현암사에는 원효대사에 얽힌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곳에 들른 원효대사가 ‘천년 뒤 지금은 대청호가 된 이곳에 세 개의 거대한 호수가 생기고 왕이 거주해 국가의 중심의 된다’고 예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도가 ‘어진이의 도읍지’라는 지명에 의해서만 주목을 끄는 것이 아니라 행정수도 후보지로서 손색이 없는 강점을 지녔다는 사실에 의해서다.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청주국제공항 등 광역교통망의 요충지이다. 뿐만 아니라 대청댐과 금강이 있어 용수공급이 해결되고 제 2의 청와대인 청남대도 인근에 있다.
대전과 청주를 배후 도시로 가지게 되어 행정수도의 안착과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는 이점도 크다. 대전과 충북의 경계지역으로써 충남과도 동떨어진 곳이 아니어서 충청권 중심부에 위치하여 입지적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지역 원로인 오권진씨는 옛부터 이 지역이 도읍지가 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믿어왔다. 지명에 도읍(都)자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에서도 새로운 도읍지에 결코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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