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 논란이 가중되면서 재단법인 충북학사가 갑자기 도마위에 올려졌다. 충북협회가 게재한 신문광고 때문이다. 협회측은 문제의 광고에서 “임광수회장은 충북학사(충북출신 재경 대학생들의 기숙사)를 건립해서 충청북도에 기증하는 등 43억원의 사비를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진실시비가 일고 있다.

(재)충북학사의 성격에 대해선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빚어졌다. 특히 임광수씨 소유의 그랜드골프장(구 청주골프장)이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충북학사가 단골로 거론된 것이다. 임광수씨측이 이번 광고건처럼 기회 있을 때마다 사비를 들여 충북도에 기증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광수씨측은 그동안 이에 대한 충청리뷰의 취재에 대해 일절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서울 개포동에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지어진 충북학사는 충북출신 학생들이 실비를 내고 사용하는 기숙사로 충북도가 연간 3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일종의 지방공기업 성격인 셈이다. 이사장은 충북도지사가 당연직으로 맡는다. 매년 신학기만 되면 입주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가정 형편이 넉넉치 못한 유학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충북도와 각 시·군에서 출연한 약 30억원의 기금 이자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충청리뷰가 그동안 취재에서 밝힌 것은 충북학사의 건립 주체가 (주)청주개발이라는 점이다. 청주개발이 92년 26억5000만원을 들여 충북학사를 건립, 충북도에 기부채납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임광수씨가 대주주로 있는 임광토건은 청주개발이 발주한 충북학사 건립에 시공자로 참여했다. 청주개발의 법인 설립은 84년 9월 5일이다. (주)청주개발의 기원은 지금 임광수씨 일가가 대주주인 그랜드골프장(청원군 오창)의 탄생과 맞물려 있다. 그랜드골프장의 설립 주체는 바로 지난 84년 충북연고 상공인 50여명이 공동 발기한 청주개발이다.

89년 40만평 부지에 18홀로 개장한 그랜드골프장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소위 시혜(施惠)를 입었다. 84년 5월 제주에서 개최된 전국소년체전 개막식에 참석한 당시 강우혁 충북도지사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북에만 골프장이 없다”고 하자 전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수행한 교통부장관에게 지시하는 바람에 충북 최초의 골프장 건설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당시 골프장 건설은 엄청난 이권 사업으로 통했다.

이 일이 있기전 이미 청주상공회의소 등을 중심으로 충북에 골프장 건설을 위한 여론을 조성중이었기 때문에 충북도 등 행정기관의 지원도 재빠르게 돌아 갔다. 청주개발 법인설립도 이 때 이루어졌다. 지역 혹은 출향 상공인 50여명이 각각 2000만원씩 출자키로 하고 법인설립에 나섰지만 진척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임광수씨의 본격적인 관여가 이루어진 것. 당시 충북협회 부회장이던 임광수씨는 주주모집 및 출자가 여의치 않자 자신의 장인과 아들 등 친인척 10여명을 끌어 들여 주주로 참여시켰다. 이후 증자과정에서도 출자를 꺼리는 주주의 실권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지분을 확대해 결국 골프장 사유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교통부는 골프장을 인가하면서 ‘개인소유 배제와 공익기여’를 명문화했고, 사업주체인 청주개발 역시 ‘사업수익의 사회환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지금 그랜드골프장은 사실상 임광수씨의 사유재산이 된 것이다.

충북학사는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이권사업에 대한 일종의 답례 차원으로 (주)청주개발이 지어 충북도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결국 외형상으로만 보면 지역 상공인이 공동으로 기여한 셈이 된다. 그러나 청주개발 구성이 중간에 변질됐고, 임광수씨가 주도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충북학사 건립에 사비를 들였는지, 들였다면 과연 얼마나 희사했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그동안 임광수씨의 사회환원이나 기부여부에 관심이 많았다는 한 인사는 “충북학사가 과연 어떻게 지어지고 정말 임광수씨가 개인 사재를 털어 건립했는지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충북협회 총회 불참을 명쾌하게 천명한 정우택도지사의 처신을 보면 이젠 이런 논란도 끝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현재 공방이 되는 만큼 충북도가 솔직하게 규명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광수씨는 최근 발간된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유치위원회 백서에도 기부자 명단에 없어 논란을 빚었는데, 충청리뷰 취재에선 2005년 국회 홍재형의원(열린우리당 청주 상당)에게 200만원을 후원한 게 공식 자료에 나타난 최근 기부행위의 전부였다. 임회장의 지역사회 기부와 관련, 다른 채널(?)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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