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사업변경안에 골프장건설 포함 20일 공청회 예정
시민단체, ‘골프장 유보, 사전 여론수렴’ 약속위반 반발

충북도의 밀레니엄타운 골프장 건설 재추진과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도는 오는 20일 밀레니엄타운조성계획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거쳐 퍼블릭골프장 건설계획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에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이원종지사가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사는 지난해 6월 바이오엑스포 행사장 조성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밀레니엄타운 조성계획 중 대중골프장 건설계획은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재추진 여부는 ‘바이오엑스포 행사이후 여론수렴을 거쳐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시민단체는 바이오엑스포 종결후 ‘갑작스런 골프장 건설 재추진은 주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청주시 주중동 구 종축장 부지(7만평)에 추진중인 밀레니엄타운조성계획은 지난 2000년 제기됐다. 당초 98년 종축장 이전에 따른 활용방안으로 도는 골프장건설계획안을 구상했으나 부정적 여론에 부딪치자 이듬해인 99년 ‘종합레저타운계획안’으로 부분손질했다. 이후 2000년에는 ‘밀레니엄타운계획안’으로 바꿔 종축장 인근 사유지를 포함한 18평 부지에 퍼블릭골프장과 특급호텔인 컨벤션센터와 위락시설 건립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오창첨단산업단지, 오송생명공학단지의 배후시설로 국제적 수준의 비즈니스·휴양타운을 조성,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중부권 국제교류의 핵심 기반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2001년 4월 삼성에버랜드에 연구용역을 맡겨 ‘밀레니엄타운 기본계획’을 수립 발표했고, 도내 35개 시민사회단체는 ‘옛종축장지키기 도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환경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명된 구 종축장 부지에 지방비 500억원을 투입해 퍼블릭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주민의 뜻을 무시한 사업이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사업부지 인근의 오근장동 주민들도 골프장건설반대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반대여론을 확산시켰다. 반발이 거세지자 이원종지사는 2개월만에 퍼블릭골프장 건설계획 유보 방침을 밝혔고 시민사회단체는 사실상 ‘사업포기’로 받아들였다.
또한 지난해 12월 청주시도시기본계획에도 밀레니엄타운조성계획은 대중골프장이 삭제된 대신 ‘생태학습장’이 포함됐다. 이밖에 대책위원회의 도지사간담회, 방송 공개토론회, 충북도 질의회신을 통해 ‘바이오엑스포 이후 도민의견 수렴을 거쳐 재추진 여부 결정’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사무국장은 “지난 11월 22일 도민대책위 명의로 충북도 건설종합본부에 질의했을 때도 ‘대중골프장 재추진에 대한 계획은 아직 구상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조만간 의견수렴의 방법과 시기에 대해 서로 논의하자는 얘기가 오갔다. 그런데 지난 6일 갑자기 밀레니엄타운 조성사업 변경안이 튀어나왔다. 그렇다면 15일만에 변경안이 마련됐단 말인가. 시민의견 수렴을 거치지않은 변경안을 놓고 설명회를 갖는 것은 대중골프장을 강행하고자 하는 요식절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옛종축장지키기 도민대책위는 지난 16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오는 20일로 예정된 충북도의 ‘밀레니엄타운조성사업(변경)과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에 따른 설명 및 공청회’를 거부하기로 했다. 또한 시민 홍보활동을 강화해 대중골프장 건설계획을 백지화시키기로 했다. 이에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도가 부지를 마련하고 민자유치를 통해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대중골프장은 컨벤션센터 민자유치를 위한 필수적인 유인책이다. 이번 공청회가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고, 당초 약속대로 공청회 형식의 여론수렴을 하는 자리다. 올해 150억원을 들여 사유지를 매입했고 내년에도 100억원을 투입해 추가로 부지매입을 할 것이다. 청주는 오창·오송단지 조성에 따른 국제 컨벤션 기능을 필히 감당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청주환경운동연합 박창제사무국장은 “내년 1월 율량동 중원실업 부지에 특급호텔 착공이 예정됐고 오창과학산업단지내에도 호텔부지가 매각된 마당에 밀레니엄타운내 컨벤션센터 기능의 특급호텔이 정말 필수불가결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비 500억원으로 사유지를 사들여 소수를 위한 골프장 건설하고 민간위탁 운영한다면, 결국 시민의 혈세를 들여 환경권과 행복추구권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생태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모두를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최근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포함된 사천동 까르푸 입점 예정지가 밀레니엄 사업부지와 인접해 사천·주중동 일대가 대형할인점과 소수계층을 위한 위락단지로 변질될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쾌적한 주변환경을 전제조건으로 한 컨벤션센터의 입지로도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충북도가 옛 종축장 부지 사업구상 초기부터 골프장을 전제로한 사업에만 집중해 온 것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 권혁상 기자

옛 종축장 부지, ‘보존가치 높은 땅’ 선정돼
충북환경련,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 후보지 콘테스트에서 금상 수상

충북도가 밀레니엄타운조성계획을 세운 옛 종축장 부지는 지난 4월 환경보전을 위한 민간 토지매입운동단체인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대표 고은·김성훈)의 후보지콘테스트에서 금상(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환경적·역사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토지 또는 그에 준하는 재산을 국민의 이익을 위해 가능한 현 상태로 보존하는 운동’으로 국가·자치단체가 나서지 않을 경우 민간모금을 통해 해당 토지·재산을 매입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8월부터 동강트러스트 후원과 사이버 땅 한평사기 모금운동을 통해 4024만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광주 무등산의 훼손을 막기위해 무등산 공유화재단이 설립돼 트러스트운동의 불길을 당겼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은 2000년 11월 ‘청주 주중동 옛 종축장 푸른언덕’이란 제목으로 자료를 작성해 후보지 콘테스트에 제출했다. 충북환경련은 후보지에 대해 ‘8만여평의 구릉지로서 충북도의 상징적인 공간이자 도민의 꿈을 담아낼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전방안으로 토종 생태공원 조성계획을 제안하고 옛 종축장 국공유지와 매입예정인 인근 사유지에 충북의 특성, 특색을 반영하고 공공성과 외부경제적 효과(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주는 것)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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