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 장 세 신임 충북도의회 의장

“정책보좌관제 도입·인사권 독립 위해 노력할 것”
“8대 전반기 원 구성 원만하게 진행된 것 다행”

충북도의회는 지난 4일 오장세 의원(51·청주)을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초반에는 4명의 후보들이 각축을 벌였으나 막판에 2명으로 압축, 오의장은 전체 31표 중 23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오의장은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3선 의원인 오의장은 7대 전반기 때 교육사회위원장, 후반기 때 부의장을 지냈다. 98년 자민련 비례대표 의원으로 6대 도의회에 입성한 그는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꾼 뒤 내리 7, 8대 도의원에 당선됐다. 화분에 담겨진 식물들이 제 철을 만난 듯 푸른 빛을 발하는 의장실에서 오의장을 만났다. 의장실에는 지역인사들이 보낸 ‘당선 축하’ 화분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 우선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생각으로 의회를 이끌어 갈 것인지 한 말씀 해주시죠.
   
“의장 당선이라는 영광과 함께 사명감·책임감을 느낍니다. 의장은 의회를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전심전력해 8대 의회가 잘 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의원들이 본질을 망각하지 않고 의원 역할에 충실하도록 지원하고, 지방자치가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열심히 해야죠. 항간에서 도지사도 한나라당, 도의장도 한나라당이다보니 집행부 감시와 견제를 소홀히 할까봐 걱정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의원들의 첫 번째 임무는 집행부 견제와 감시 아닙니까.”

- 8대 전반기 원 구성 할 때 잡음은 없었습니까.
“다행히 의원들이 협조해줘서 원만하게 진행됐어요. 초선의원들이 자리 욕심 내지 않아 잡음이 없었습니다. 이번 도의회에 오영식(괴산) 이영복(보은) 연만흠(증평) 이종호(제천) 의원이 들어왔는데 모두 기초의회에서 의장을 지냈던 분들입니다. 언론계 출신도 2명이고, 젊은 의원들이 많아 과거보다 한 단계 발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주의 이대원 의원은 의장선거에 출마하려다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이대원 의원은 “처음에 오장세·박재국·이대원·한창동 의원 등 4명이 의장선거에 나왔는데 모두 한나라당이다보니 ‘자기네끼리 싸운다’는 말이 들렸다.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이번에는 청주권 의원이 의장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고 나 또한 그러했는데, 청주권이 3명이어서 누군가 양보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출마를 포기했다”며 “이번 의회는 잡음없이 추대 형식으로 원 구성이 이뤄져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의원의 이러한 행동은 실제 사석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 의장 선거 때 의원들에게 어떤 공약을 내세우셨습니까.
“그동안 지방의회 요구사항이 의원 유급제, 정책보좌관제, 인사권 독립 이었는데 이 중 의원 유급제만 됐지요. 그래서 앞으로 정책보좌관제와 인사권 독립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서울시의회도 정책보좌관제를 도입했는데 우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사권 독립 얘기인데요. 의회 직원들은 집행부 소속이라서 일을 열심히 하면 오히려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듣고 심지어는 ‘왕따’까지 당해요. 이 때문에 의회 인사권을 독립시켜 별도로 운영하도록 해 달라는 것입니다. 또 의원 유급제가 됐다고 하나 세금 등을 감안하면 수당을 받을 때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의정활동을 제대로 안 한 것에 대한 도민들의 심판인지 모르겠지만 의원 보수도 현실화 돼야 합니다. 보수를 올려 유능한 사람들이 의회에 들어오면 그 만큼 예산낭비 요인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 의원 보수의 현실화는 좋은데 그러려면 겸직금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들인데요.
“현재 의원들은 자기 직업과 관련있는 상임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돼 있어 이권개입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겸직금지를 하려면 국회의원까지 모든 선출직 의원들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지방의원은 지역현안을 걱정하는데 국회의원은 당선되면 바로 중앙으로 올라가요. 왜 국회의원들 한테는 겸직금지에 대해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겁니까.”

- 앞으로 날카로운 질문으로 집행부의 잘못된 점을 개선, 도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8대 의회를 잘 지켜봐 주세요. 우리 의원들은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하고 정책을 부결시킬 때는 수많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일들에 대해 집행부 발목을 잡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지말고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하도록 박수쳐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를 위하여 충북도의회 의견수렴을 할 때 도의회는 ‘통합 반대’ 의견을 행자부로 올렸다. 이 과정에서 비청주권 의원들은 대부분 통합을 반대하며 의견수렴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 그러자 오장세 의장 등 청주권 의원들이 나서 긴급하게 움직이며 의견 수렴 과정을 마치도록 유도했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오의장은 “청주·청원 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충북발전을 위해서도 통합은 필요하다”며 앞으로 다시 주민투표를 하게 되면 통합 쪽으로 손 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의장은 대전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주성초 총동문회 부회장, 청주중 총동문회 부회장, 생활체육 인라인스케이트 충북연합회장, 생활체육 볼링연합회 고문, 새터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충북정신지체장애인애호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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