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이 우리사회 반미 분위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계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박 회장은 또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성 회장은 11일 PBC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두 여중생 사망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미군철수`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내에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고 있다”며 한미관계가 훼손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는 1년에 수백억불씩 미국에 물건을 팔아 나라 유지하고 있다”며 “월드컵때 쌓은 우리 상품의 좋은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대선과 관련한 특정 후보지지 여부와 관련해서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선 두 분이 시장 경제 원칙을 철저히 지켜 경제를 운영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공약을 평가하는 것은 생각없다”며 재계일반의 `친이회창 정서와는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전경련의 지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별로 현실적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민노당 권 후보를 제외한 두 후보의 노사관에 대해서도 “두명 다 큰 원칙에서 크게 다른 것 없다. 둘 다 국제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노사문제 해결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실제 둘 중 한명이 대통령 됐을 때 각론을 어떻게 펴느냐가 중요하다”며 현 상황에서의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노동부가 추진하려 하고 있는 불법 파업현장 대체근로자 투입과 관련해서는 “불법으로 갔을 때 한해서 대체근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노동계가 반대할 명분이 없다. 노동계가 반대한다면 불법파업 항상 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고 노사문제에 대한 자신의 평소 소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다음은 박용성 회장의 발언 내용 전문.

- 요즘 우리 사회의 반미 시위가 날로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이번 기회에 소파개정을 확실하게 이루어내야 한다는 의견과 지나치다, 국익에 해롭다라는 의견이 있다. 박용성 회장께선 수그러들 줄 모르는 우리사회 반미 시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두 여중생 사망은 안타깝고 슬픈일이다. 그러나 반미시위가 계속되어 우려된다. 더 나아가 `미군 철수`얘기까지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년에 수백억불씩 미국에 물건을 팔아 나라 유지하고 있다. 미국내에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고 있다. 월드컵때 쌓아놓은 우리의 좋은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양국 정부가 나서서 하루빨리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
- 최근 재계 일부단체에서 이번 대선 후보들의 정책평가를 발표하기로 한 것을 두고 재계 내부에서도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재계 일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이 문제는 몇 달전에 경제 단체장들이 모여서 얘기한 것이 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서 큰 원칙적인 부분만 평가하자,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정책인가 아닌가 그것만 평가하자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현재 대선에서 앞서가는 두 분들이 시장경제의 큰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씀했기에 상의는 더 이상 여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일부 단체에서 아마 공약내용을 평가해 발표하는 것 같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선 더 이상 공약을 평가하는 것은 저희로썬 생각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 전경련이 최근 차기 정부에 대한 정책건의를 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번 대선에서 재계가 지지하는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현실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얘기로 보는가?
“별로 현실적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 특정 후보를 사실상 지지하는 것과 같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시든 이제 우리 경제 규모가 GDP 세계 11등, 교역량 13등의 큰 경제 규모다. 이렇게 큰 경제가 어느 한 분이나 극소수 몇 사람의 생각으로 이리 틀고 저리 틀고 할 시기는 지났다.”
- 최근 노동부가 불법 파업현장에 대체근로자를 도입하겠다고 해서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 실정에서 이 대체근로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합법 파업엔 대체근로자 투입이 잘못이다. 그러나 불법이면 그대로 놔두고 볼 수 없다. 불법으로 갔을 때 한해서 대체근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노동계가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합법적 파업을 했을 때 경영진을 압박해 자기들 요구를 받아낼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불법적으로 폭력파업하면서 대체근로자들을 집어넣지 못하게 하면 회장은 죽으란 얘기밖에 더 되나? 최소한 파업이 불법적이었을 때 하겠다는 것이니까 노동계가 반대한다면 불법파업 항상 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합법파업으로 합법적으로 쟁의수단을 동원해 자기들 요구사항을 관철해야 하지 않나?”
- 지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노사 문제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노당의 권 후보는 완전히 한쪽이니까 우리가 어떻다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두 분은 큰 원칙에서 크게 다른 것 없다. 우리가 원칙면에서 문제제기 보다는 총론에선 둘 다 국제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노사문제 해결한다는 같은 말을 하기 때문에 실제 두분 가운데 어느 한 분이 대통령 됐을 때 각론을 어떻게 펴느냐가 중요하다.”
- 후보들에 따라서는 이제 대기업 규제책을 철폐해야 한다고 말하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과거 재벌들의 문제점이 아직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는 후보들도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외환위기 이전엔 대마불사라는 신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기가 기업 운영 잘못하면 정부가 나서서 구제금융해서 살려주고 그런 것은 없다. 또 시장의 힘이 커져서 시장에서 잘못 보이면 주가가 떨어지고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의 항의를 받고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낮아진다. 시장 힘이 작용하는 마당에 구태여 `보이는 힘`에 의한 규제가 필요하겠나? 시장 힘이 좀 더 작동하는 쪽으로 가야지 정치 논리나 힘의 논리로 풀면 부작용이 생긴다. 예를 들면 노사문제만 봐도 순전히 노사문제로 보고 경제원칙에 따라 풀어야 하는데 자꾸만 정치적 배려가 섞이다 보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될지 모르지만 저희한테 반드시 해결해주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 마지막으로 내년도 우리 경제가 또 한번 비상하기 위해 우리 정치권이 경제를 발목잡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에 주문할 말이 있나?
“서울 상공회의소가 얼마 전 조사를 했는데 서울, 경기도에 소재한 기업중 44%가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했다. 나머지 33%도 이대로 갔다간 국내에서 도저히 인건비 때문에 사업이 안되니 해외 이전을 고려해야겠다고 답했다. 결국 87%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겠다고 한다. 그러면 국내에 뭐가 남느냐? 지금 대만은 전기업의 5분의 1이 중국대륙으로 건너갔다. 인건비 때문에 건너갔다. 국내 산업 공동화로 지금 시끄럽다. 우리가 타신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제 경쟁력 향상에 가장 신경 써 주시기 바란다.” ◑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