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예총 복합문화체험장 국제레지던시프로그램 운영

오픈스튜디오전, 워크숍, 충북아트페어 참여
충북민예총 특별사업기관인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복합문화체험장에서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열린다. 동아시아 5개국 6명의 작가들이 7월부터 11월까지 짧게는 한달에서부터 3개월까지 이곳에 머물며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것. 7월 25일에는 동아시아 5개국 레시던시프로그램 창작네크워크 공식 발대식이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의 총감독은 김기현 충북민예총 국제교류위원장이 맡았다. 김기현 총감독은 복합문화체험장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초기부터 국제레지던시를 염두해두고 작가 섭외를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궁금해지는 부분은 역시 예산규모와 어떤 작가들이 오느냐다. 김기현 총감독은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복합문화체험장이 선정됐다. 청주외에 광주 의재미술관, 서울의 퍼모밍 가네샤 프로덕션과 청소년단체가 지원받았다. 총 4군데인데 지원규모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광주가 공공미술, 퍼포밍 프로덕션이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청주는 미술을 근간으로 한 순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고 설명했다.

복합문화체험장은 이번 프로그램의 총 예산을 약 7천만원으로 잡았다. 중앙문예진흥기금 4900만원과 자체부담금 2100만원을 합한 금액으로, 6명 작가들의 석달 체류비가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복합문화체험장에서 작업하고, 숙식은 인근 모텔에서 할 예정이다.

참여작가들 설칟비디오 아트 계열
참여작가들은 일본의 하세가와 타로(사진·포토그래퍼), 중국의 후준(회화·곤명 이공대학 공업디자인과 교수), 태국의 와산래우그랑(비디오 아트·방콕대학원 재학중)과와 콩삭 글그랑돈(설치미술)씨. 그리고 베트남의 능옌누후이(설치&퍼포먼스), 인도네시아의 반니(회화&비디오 아트)씨다.

이들은 김기현, 이진희, 김성미, 김강씨가 디렉터를 맡아 섭외했다. 김기현 총감독은 중국작가와 인도네시아 작가를, 지금은 태국에 적을 두고 있지만 한때 청주에서 활동했던 김성미씨는 현지 화랑과 조인해 작가들은 선별했다. 또 일본작가 섭외는 이미 충북민미협 젊은작가들이 반전전시 ‘어깨도모다찌’전을 통해 3년째 교류하고 있던 터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이렇게 모인 6명의 동아시아 작가들은 제3회 반전전시 및 워크숍, 청주유목예술제, 청주문화의거리 프로젝트, 충북민족예술제 등에 참여한다. 또 전시행사로는 하반기 오픈스튜디오와 2006충북아트페어 국제부스전에서 한 코너를 맡는다.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주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한 제1회 청주 유목예술제다. 조송주 복합문화체험장 팀장은 “유목제라는 정신성을 갖고 출발하지만, 일차적인 목표는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동네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거리’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을 벌일 것이며 건물을 개방하는 것 자체가 참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동아시아 작가들의 참여로 예술가들의 ‘유목’생활이 더 재미있게 드러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조팀장은 “예술창작 활성화, 문화정체성 확립, 지역문화예술의 국제화, 아시아 창작네크워크 연대 구축 등을 이번 사업의 과제이자 목표로 삼았다. 최종 목표는 우리지역 작가들이 각나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 기금을 내준 문화예술위원회는 청주를 모델삼아 이러한 오픈스튜디오 공간들을 전국 네크워크화하겠다는 계획이라서 이래저래 이번 프로그램의 결과가 미칠 파장이 커보인다.

복합문화체험장은 당초 지역민들을 위한 체험공간으로 출발했지만, 올 1월 젊은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프로그램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얼마전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한 차례 오픈스튜디오전을 열어 작가들의 작품과 일상을 공개했다. 현재 문학, 미술, 영상, 음악 분야에서 총 11명의 작가가 입주해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온지는 6개월째. 그동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분명한 한계와 과제도 보였다.

조팀장은 “오픈스튜디오는 사람 자체가 콘텐츠다. 작가들의 작업이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화가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공간이 소통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면, 동아시아 작가들의 출현이 오히려 그 질서를 깨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게 된다. 이에 조팀장은 “자칫하면 이벤트성으로 끌고 가버릴수 있다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 보여주기 행사를 지양할 것이고, 이번 동아시아 작가들의 합류로 청주지역 작가들도 새로운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일탈’이 아닌 ‘일상 보여주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

한편 동아시아 작가들의 장르 또한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계열이 많아 회화와 설치 위주의 청주 작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 박소영 기자

레지던시가 왜 붐이지?
‘레지던시(residency)’란 전문의 실습기간, 현장 출장 수업을 뜻한다. 요즘 미술계에선 이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이전에는 전시지원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젠 실질적인 창작지원을 위해 공간을 내주고, 전시회를 열어주는 시스템이다. 대개 전시는 오픈스튜디오전으로 작업공간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기존의 기득권층에서 벗어나 있어 상업갤러리나 미술관으로부터 정신적 물질적 후원을 받기에 요원한 젊은 작가들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는다. 이들은 함께 공간을 향유하는 것 뿐만아니라 서로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주며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해 간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창작지원프로그램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서울의 창동, 고양 스튜디오가, 상업공간으로는 쌈지스페이스가 있다. 현재는 지역마다 적어도 한 곳이상 이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레시던시는 대부분 자본이 넉넉한 중앙에 집중돼 있다.

청주도 올 연말에 용암동 창작스튜디오가 건립될 예정이라 이번 결과물이 여러모로 관심을 끈다. 조팀장은 “일본의 아오모리 레지던시는 작가들의 휴식프로그램이다. 호흡하는 문화, 쉼의 문화를 중요시하는 추세다. 이른바 체류기간 작품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11월 3일 예정된 두 번째 오픈스튜디오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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