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 홍보, 대기오염 소음공해 완화

지역특성 살리면 특산물 홍보·관광명소화

도심 속의 허파 가로수. 그 기능도 다양해 시민들에게 주는 혜택이 실로 엄청나다. 경관을 개선하고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를 줄여주며 도심 속 열섬현상을 완화해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또 고립된 도시 내 숲들을 연결해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와 생물서식공간이 되고 있다.

이처럼 소중한 가로수에 대해 우린 한여름 나무그늘을 만나서야 잠시 고마움을 느낄 정도로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 듯하다. 벌써 2년째 도심 속 가로수를 연구하고 있는 충북 생명의 숲은 가로수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지적한다.

“현행 가로수 관리는 그다지 체계적이지 못하다. 어떤 나무가 어디에 심겨져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관리를 위한 충분한 자료정리와 예산확보가 절실하다. 도심 속에선 비교적 지방자치단체가 잘 관리하지만 외곽지역은 그대로 방치된 채 훼손되기 일쑤다”

실제 가로수는 도로 확포장 공사 때마다 훼손되거나 현수막(플래카드)걸이로 이용돼 어린 나무들은 뿌리 채 흔들려 고사하고 있다. 또 상가지역은 가게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과다하게 가지치기를 해 훼손당하고 심지어 뿌리에 소금을 뿌려 고사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시민단체는 가로수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으로 정보수집과 예산마련,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관광명소화 하는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청주시민 벚나무 가로수 가장 선호

▲ 청주시민에게 너무도 유명한 무심천 벚꽃나무 가로수다. 그렇다면 충북의 가로수는 어떻게 얼마나 심겨져 있을까(?) 중부 산림청과 충북생명의숲 조사결과에 따르면 12개 시군에는 2005년 8월말 현재 벚나무와 은행나무, 버즘나무, 이팝나무 등 모두 42개 수종이 심겨져 있다. 이중 벚나무가 8만1701본(34.4%)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나무가 5만3679본(22.6%), 버즘나무가 2만6074본(11.0%)으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즉 이들 주요 3수종이 전체의 68.0%를 차지하고 나머지 39개 수종은 겨우 32.0%를 차지하고 있어 수종의 다양화와 지역특성을 살린 수종의 선택이 필요함이 제기됐다. 시·군별로는 청주시가 4만여 본으로 가장 많았고 증평이 4700여 본으로 가장 적었다. 수종 수는 제천이 17수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청주가 16수종, 음성이 15수종, 충주가 14수종 순을 이뤘으며 진천은 겨우 4수종에 불과해 시군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수종은 충주가 사과나무(694본), 영동이 감나무(7119본), 제천이 약재나무(은행 8144본, 산수유 420본, 살구나무 790본, 모감주나무 109본, 마가목 40본)등이 있다. 이와 같은 가로수들 중 시민들은 어떤 가로수를 가장 좋아할까(?)충북생명의 숲이 지난해 말 청주시민 20대부터 50대까지 162명을 상대로 8개의 표본 중 3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선호도를 조한 결과 벚나무가 24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다음으로 은행나무 217점, 메타세쿼이아가 188점을 얻었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 시민들은 꽃이 피거나 단풍이 아름답게 드는 나무들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주 가로수 길로 유명한 버즘나무는 선호도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는 병충해의 문제가 있는 나무란 인식이 깊어서인 것으로 풀이됐다. 성별에 있어서는 남자는 버즘나무(128점), 여성은 은행나무(125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특색 살려 관광명소화도 필요 ▲ 충주 사과나무 가로수가 지역특산물 홍보와 관광명소화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이처럼 소중한 가로수의 본 기능은 역시 경관형성 기능이다. 수려한 선형녹지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정서순화를 시켜 준다. 또 도로변의 대기오염과 환경오염원을 줄여 보행자에게 쾌적성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가로수는 도로법과 산림청의 가로수 조성 및 관리규정, 지방자치단체의 가로수 조성조례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로수의 경우 본 기능 이외에도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고 관광명소화로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례로 청주의 가로수길, 청남대 튤립나무길, 충북대 버즘나무 길이 손꼽히고 있다. 또 특산물(과실수)을 이용한 지역홍보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영동의 감나무 가로수, 충주의 사과나무 가로수, 보은의 살구나무 가로수 등이 있다.

영동군청 관계자는 “영동의 감나무는 70년대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꾼 과실수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군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사실 지역특산물도 홍보하고 볼거리를 통한 관광 명소화 되고 있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 농업기술센터 홍기섭 주사는 “97년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군에서 조성했다. 현재는 사과연구소 등 지역특산물 개발과 홍보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한다. 방재와 봉지 씌우기 등 손이 많이 가는 유실수를 가로수로 조성하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고 관광명소화를 통해 지역민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밝혔다.

중부산림청 박상춘 녹지환경 담당자는 “가로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가로수 관리체계를 지방자치단체로 일원화 하고 가로수 조성 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개정된 산림자원법이 오는 8월5일부터 시행된다. 앞으론 도로설계시 가로수 식재 공간 확보가 명문화 되고 가로수 가지치기도 전문가에 의해 시행될 것이다. 가로수 관리체계도 정보화시스템으로 개선돼 정기적으로 비료와 양분을 주고 관리하면서 ‘건강한 가로수 길’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충북생명의숲 반기민 회장은 “가로수의 체계적인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잘 안다. 일단 도로 개설시 가로수 조성 공간 확보를 의무화해야 한다. 보상의 문제 때문에 단선으로 보통 조성되는데 복선화해 녹지공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론 전선 지중화를 통해 가로수 훼손을 줄이면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수종을 선택해 관광명소화로 체계적인 관리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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