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진천군수의 분산배치 반대 입장에 지역 갈등 고조

충북도가 도내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중 교육·연수 기능군의 3개 기관을 제천시로 분산배치키로 결정한 가운데, 혁신도시를 공동 유치한 음성·진천군의 민선4기 군수들이 연이어 분산배치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서 제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박수광 음성군수와 유영훈 신임 진천군수는 지난달 16일 청주방송(CJB) 초청 대담프로그램에 공동으로 출연해 공공기관 분산배치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박수광 음성군수는 민선4기 단체장 취임식이 열린 지난 3일자 중부매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음성·진천 혁신도시에 12개 기관이 모두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개 기관 분산배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제천시민을 또 한 번 자극했다.

이에 대해 ‘의림포럼’과 ‘제천시교육연수타운조성추진위원회’는 같은 날 공동 성명을 통해 지역간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는 박수광 군수를 규탄하면서 “제천교육연수타운 조성은 14만 제천시민의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천명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이들 단체는 특히, 박 군수가 지난 1월 6일, 혁신도시 음성 건설을 반대하는 음성군 두성리 주민들과 만나 “(혁신도시 예정부지)275만 평 중에서 3개 기관이 제천으로 갈 때 275만 평을 다 요구하지 않는다. 다행히 3개 공공기관이 제천으로 간다니 건교부 장관을 만나서 10만 평을 줄이자고 요구하겠다”는 요지로 주민을 설득한 음성신문 1월 9일자 보도를 인용하면서 “박수광 군수는 표리부동한 처세로 음성군민을 욕되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부터라도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두성리 주민들의 절규를 겸허하게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등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박 군수를 성토했다.

한편, 정우택 신임 도지사는 3일 취임사를 통해 제천시를 종합연수타운으로 특화발전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며 공공기관 분산 배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해 자칫 이 문제가 시군 간 갈등을 넘어 충북도와 음성·진천군 간의 대결 양상으로 비화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의림포럼 관계자는 “공공기관 중 교육연수기능 3개 기관의 제천 이전이 음성·진천군수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충북 혁신도시 건설 사업은 중대한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혁신도시 선정의 원천 무효와 새로운 입지 선정을 요구하는 새로운 운동에 돌입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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