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환경련, 환경센터 건립위한 명사 부채전열어

<한겨레신문>부채는 손으로 부쳐 바람을 일으키는 채(도구)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지금이야 에어컨, 선풍기 등 기계 바람에 밀려 뒷전이지만 천천히 손 바람을 내 흐르는 땀과 치미는 울화까지 식혀 주는 여유만은 인공 바람이 따를 수 없다.

옛 부채와 지금의 부채를 한 곳에 모은 두 전시가 다음달 30일까지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열린다.

▲ /사진=육성준 기자 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은 40여명 명사들의 글과 그림이 담긴 부채 100여점을 모아 ‘바람에 실려온 바람’전을 연다.부제는 초록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이다.부채전으로 기금을 모아 충북 환경의 요람이 될 환경센터를 지을 계획이다.명사들의 글과 그림을 부채에 담아 전시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신영복 교수는 ‘처음처럼’, ‘더불어 숲’이란 특유의 글씨와 그림이 담긴 작품을 냈으며,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지불인’이라는 노자의 글귀를 액자에 담아 기증했다.판화가 이철수·남궁산씨는 간결하면서도 뜻 깊은 작품을 부채에 담았으며, ‘제주 화갗 강요배, 손부남·이홍원·민경찬·장민환·박미향 화백, 서예가 이쾌동씨 등도 특유의 필치를 부채에 재연했다. ▲ /사진=육성준 기자
명사들의 숨은 솜씨도 놀랍다.

소리꾼 장사익씨는 그의 노래만큼이나 힘있는 글씨를 선보이고 있으며,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과 이원종 충북지사의 글씨, 연제식 신부의 그림 등도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잡고 있다.

소설가 조정래씨는 <태백산맥>의 글과 그림을 부채에 담았으며, 소설가 박경리, 도종환·신경림 시인 등 문인과 도법·월하 스님, 오웅진 신부 등 종교인들도 환경 염원을 녹인 글을 부채에 담아 냈다.

박원순 변호사, 환경운동가 최열, 산악인 한왕용, 국회의원 노영민·오제세,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등도 작품을 냈다.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에서 열리는 2전시 ‘부채:여유와 멋’에서는 부채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남 의창군 다호리 고분에서 나온 원삼국 시대 부채, 고종 황제가 미국 공사 알렌에게 준 부채, 조선말 기생들이 쓰던 홍접선 등 근·현대의 부채가 전시되고 있다.

허원 충북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한반도의 중심인 충북에서 불기 시작한 초록 부채 바람이 이 땅의 답답한 마음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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