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통령따라‘강남’으로 간다”
신경식·홍재형·이재정 의원등 입각 ‘물망’

대통령이 바뀌면 권력의 축을 이루는 숱한 사람들이 자리 이동을 하게 된다. 당장 내각의 책임자들이 교체되고 각종 정부기관과 그 산하 기관의 장(長)들이 집권당의 인맥으로 채워진다. 미국에선 정권이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본적으로 5000~6000개의 자리가 추종자들에 대한 ‘피드백’ 내지 논공행상으로 제공된다는 속설까지 있다.
대통령선거전이 이회창 노무현의 양강구도로 막바지 피치를 올리면서 벌써부터 차기 내각의 예상명단이 거론되고 있다. <주간 동아>는 최근호에 이회창과 노무현이 각각 대통령이 될 경우를 가정, 예비(?) 내각의 명단을 기획기사로 실어 관심을 끌었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발표한 것으로 이회창과 노무현측의 인물중 대부분은 전. 현직국회의원들이 차지했다. 그러나 충북 출신은 홍재형(민주당. 청주 상당) 이재정의원(민주당 전국구) 단 두명만이 예상 명단에 올라 인물고갈 현상이 심각함을 반증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선 이들 외에도 신경식 박상규 김영환의원과 심재륜 김진선씨 등을 차기 정부의 첫 내각 요원으로 꼽고 있다.

박상규는 지금 도박중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대권을 잡을 경우 충북에선 신경식의원(청원)이 가장 확실한 요직을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선기획단장과 미디어대책위원장을 맡아 이후보의 최측근으로 활동함으로써 신의원의 향후 정치적 성공여부는 그 누구보다도 이회창의 성패에 달렸다. 97년 대선 실패후 주변의 냉소에도 불구, 이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기도 해 둘간의 사이는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얼마전 민주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합류한 박상규의원(전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역시 이회창후보의 후광을 입을 공산이 크다. 충주 사범학교 출신인 그가 중소기업계의 대표주자격으로 정계에 입문한 것도 향후 이회창의 직능별 인맥구축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만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사무총장까지 지내고 탈당한 데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아 만약 이회창이 집권에 실패할 경우 입지의 급전직하도 점쳐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상규의원이야말로 DJ의 총애로 정치에 입문한 케이스여서 두고두고 배신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것이다. 때문에 잘못 될 경우 그의 정치인생은 하루아침에 망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심재륜의 와신상담도 관심

얼마전 이회창후보 지지를 선언한 옥천출신 심재륜변호사 역시 한나라당 집권시 강력한 입각 대상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뇌부에 대한 항명파동으로 유명해진 그의 이미지가 대쪽과 강직으로 상징되는 이회창후보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법무부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법조계에 심 전 고검장을 따르는 후배가 많은 것도 그의 인물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후보가 승리한다면 충북출신으론 당장 홍재형 이재정의원이 내각 적격자로 분류된다. 이미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홍재형의원은 노무현후보와의 불편한 관계를 털고 현재 노대통령만들기의 전선에 본격 나섬으로써 입각 대상 0순위로 지목된다. 우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을 떠 올릴 수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나돌던 탈당설을 잠재우고 민주당에 남은 것도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선 얼마든지 운신폭을 넓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줄곧 반노(反盧)를 견지, 외형상으론 정치적 외풍을 많이 탄 것같지만 결정적 사선은 넘지 않는 바람에 차기정부에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행정경력과 실무형 위주의 발탁시 더욱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도지부장을 맡으면서 탈당 의사로 논란을 빚었는가 하면 후보 단일화 이전까지도 노무현캠프와 중앙당에 자주 몽니를 부림으로써 홍의원의 정치력을 탓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마냥 꽃바람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김진선은 정몽준지분으로 장관감?

교육통으로 잘 알려진 이재정의원은 노무현 내각의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당내 갈등 속에서도 줄곧 노무현을 지지했고, 지난번에는 후보단일화 협상팀으로 활동하며 노후보로부터 확실한 신임을 얻었다. 진천이 고향인 그는 홍재형의원이 당연직인 도선대본부장을 고사함에 따라 한때 충북 책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대중정부에서 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낸 김영환의원은 괴산출신으로 비록 노무현캠프에서 중책을 맡고 있진 않지만 역시 노무현 내각의 예상 인물로 분류된다. 민주당이 후보단일화 문제로 심각한 내홍을 겪을 당시 단일화 주장을 폈던 관계로 노후보와 약간 소원한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김의원은 운동권 출신의 개혁적 인사라는 점에서 발탁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와 학생운동을 같이 한 노영민 충북도선대본부장은 “김영환의원이 대학에서 치의학을 전공했지만 각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고루 갖추고 있어 여전히 장관감으로 적격”이라고 치켜 세웠다. 민주당을 탈당, 국민통합 21에 합류해 도선대본부장에 올랐던 김진선 예비역장군은 노무현 과 정몽준이 권력 분담을 성사시킬 경우 충북출신 정몽준계로는 당장 내각의 요직을 맡을 수 있는 인물이다. 16대 총선 실패후 오랫동안 정치적 공백기를 가졌지만 인물 경쟁력은 아직도 살아 있다. 그의 지역구인 괴산 진천 음성지역의 여론도 여전히 호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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