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부산 판세 분석

이번 대선에서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의 최근 판세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당의 공통된 인식은 ‘부산에서 노풍이 불었던 것은 사실’이라는 점뿐이다.
한나라당은 부산에서 부는 노풍을 차단하고자 이미 권철현 비서실장 등 부산 연고의 중진급 국회의원들을 현지에 상주시키고,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의 ‘거처’도 부산으로 옮겼다. 그 결과 ‘노무현 바람’이 상당 부분 꺼져 소멸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쪽 한 보좌역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최근 현지 여론조사를 보면 노 후보의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현상은 대선 종반전에 가면 더욱 심해져 노풍은 자연 소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쪽에서는 ‘노풍 소멸론’은 한나라당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노무현 후보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성 표에서는 많이 뒤지는 게 사실이지만 남성 표는 거의 비슷한 수준에 올라왔다”며 “특히 해운대·남구·동래 등 신시가지에서는 노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의 노풍이 더 세게 불 수밖에 없는 것은 남성 표 강세, 지식인층 강세, 수도권의 부산 출신 민심이 노 후보쪽으로 돌아온 점 등에서 증명된다”며 “부산 대통령론과 DJ심판론이 충돌했는데, 민심은 차츰 부산 대통령론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쪽에서는 정몽준 대표가 노 후보와 함께 공동 유세에 들어가면 시너지 효과로 부산의 노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부산 노풍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서 대선 막바지에 다시금 부산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부산에서 앞서고 있는 이회창 후보가 뒤처진 노무현 후보보다 더욱 초조해 하는 현상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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