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벗기기 강요여부 등 진상공개 요구
참석자 '폭탄주 없었고 한분의 장난 제스처일뿐'

옷벗기 강요했나 안했나, 성적 수치심 느꼈는가 여부가 관건
한나라당충북도당 여성위원회의 술자리 파문이 지역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여성위는 지난 1월 20~21일 충주호리조트에서 지방선거 필승다짐 워크숍을 가졌다. 여기에는 여성위원장과 시·군 지회장 등 19명이 참석했고 송광호 위원장은 이들을 격려한 뒤 저녁 9시경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당충북도당 여성위원회의 술자리 파문이 지역 사회 이슈로 등장하자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이들은 이후 단합대회를 하면서 술도 한 잔 하는 등 자유시간을 가졌다는 것. 현재 알려진 바로는 모 인사가 술자리에서 맥주와 소주로 만든 폭탄주를 돌리면서 옷을 벗고 속옷만 입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도 옷 벗을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강제로 옷을 벗기려고 해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게 했고, 또 모 씨는 젖가슴을 드러내고 손으로 남성의 성기를 흉내내기도 했다는 게 사건의 요지다.

이러한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지역사회는 온통 여성들의 술자리 파문으로 들끓고 있다. 충북여성민우회·충북여성장애인연대·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은 19일 한나라당충북도당은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이것이 사실일 경우 해당자를 징계할 것, 한나라당충북도당은 성추문 사실을 은폐하고 부적격자를 공천하여 당선되도록 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항간에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 이견도 많다. 모 참석자는 “행사 당일 중앙난방인 콘도 실내 온도가 너무 높은데다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었기 때문에 더워 송광호 위원장이 간 다음에 옷을 벗었다. 이를 강요한 것도 아니고 ‘더운데 편하게 옷을 벗자’며 겉옷을 벗었을 뿐이다. 다만 어떤 사람이 장난으로 옆 사람 옷 벗기는 시늉은 했다. 이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리고 19명이나 되는 인원이 마신 술이 고작 소주 2병 반, 맥주 1병 반 밖에 안돼 만취한 사람도 없었고, 폭탄주를 돌리지도 않았다”며 “분위기가 가라앉자 한 참석자가 자신의 상의를 올리고 젖가슴을 보여줬다. 그 다음 손가락으로 무슨 흉내를 내 깔깔거리며 웃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남성의 성기를 가리키는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나의 해프닝이었지 사건화 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는 게 모씨의 말이다. 이 술자리 파문이 왜 이제서 사건화 됐는가에 대해 지역민들은 궁금해 하지만 벌써 몇 달 째 얘기가 돌고 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공천과 선거과정에서도 오고 갔다는 것. 그러자 일각에서는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시소게임’으로 보기도 하나 명백한 증거는 없다.

한편 한나라당충북도당은 이 파문이 급속히 확산되자 성명서를 발표했다. 송광호 위원장은 “정당 당직자는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규범을 준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는 워크숍 참석자들과 도당 당직자를 대표해 유감을 표한다”며 “도당과 당직자들은 이번 사건을 뼈아픈 자기성찰과 반성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 언행에 있어 보다 높은 도덕적 규범과 가치 기준을 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송 위원장은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 도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위원장이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지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모 씨는 “여성에 의한 여성 성추행이냐 아니냐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한나라당도당에서 진위를 가리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도당은 하루빨리 진위를 가려 도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 남성이 아닌 여성들간에 이런 일이 발생하자 더 재미있다는 듯이 시끄러운데 도당이 진위를 가려야 조용해질 것”이라며 한나라당충북도당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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