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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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했습니다’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6.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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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로서 본 란 ‘김영회의 토요산책’을 마칩니다. 지난 1998년 1월 충청리뷰 발행인으로 취임해 글을 쓰기 시작한지 8년 만입니다.

이번에 갑자기 제32대 충청북도지사 직무인수위원장의 중책을 맡음으로써 한시적이나마 책무에 충실하고자 함이요, 선명성과 객관성이라는 충청리뷰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짧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 IMF태풍이 휘몰아치던 1998년은 위기의식이 온 나라에 뒤 덮였고 사회는 크나큰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기존의 언론 매체들은 구조조정이라는 고육지책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고 그래도 버티지 못하는 신문은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충청리뷰는 버텨냈습니다. 대주주도, 자본가도 뒤에 없었지만 누구를 탓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올곧은 글’의 초발심(初發心)으로 전 구성원이 일심동체가 되어 꿋꿋이 이겨 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돌아보건대 지난 8년 나름대로의 노력을 다 했습니다. 우선 쉬운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진부한 이론보다는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편한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극단의 논리보다는 보편적 가치로 세상을 보고자 노력했고 ‘작은 우리’를 이야기하기보다 ‘큰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가진 자, 강한 자의 편에 서기보다 갖지 못 한자, 약한 자의 편에서 세상을 보고자 했습니다.

장님이 되어 코끼리를 만지되 코와 다리를 말하기보다 몸을 이야기하려했고 나무를 이야기하기보다 숲을 이야기하려했습니다. 말 한 마디 때문에 10년 전 잘라 둔 신문기사를 찾기 위해 몇 일씩 애를 태운 적도 있습니다. 칼럼일지라도 글의 생명은 정확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의 격려도 있었고 질책도 없지 않았습니다. 분에 넘치는 격려는 채찍이 되었고 질책은 약이 되었습니다. 그 분들이 있어 8년을 하루같이 칼럼을 써올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있기에 충청리뷰의 오늘이 있다고 믿습니다.

나는 반성을 합니다. 눈곱만도 못한 얕은 지식을 뽐낸 일, 독자들에게 은연중 나의 생각을 강요한 일, 정의라는 이름으로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을 불의로 보았던 일을 반성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이 혼재하는 다양성의 사회에서 나의 생각만이 옳다고 하다니, 그 독선과 오만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합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매우 혼란합니다. 극과 극이 부딪히는 소리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갈등으로 날이 새고 해가 지는 게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온 사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날 그날의 삶을 이어 가기에 여념이 없는데 싸우는 소리만이 가득합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억지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아니라 나만이 옳다는 억지가 통하는 사회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싸우는 소리가 넘치는 나라는 ‘좋은 나라’는 아닙니다.

‘좋은 나라’가 돼야 합니다. 부자도 좋고 축구도 좋지만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나라가 돼야 합니다. ‘좋은 나라’가 나의 꿈입니다. 그 동안 졸문을 읽어 주신 강호(江湖)의 제현(諸賢)께 감사드립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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