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단체 ‘좋은 이웃되기 운동’에 네티즌들 분노

여중생 사망 사건의 주범인 미군의 무죄 평결로 인해 국민적 분노가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이곳 미국에서 특정 한인 단체와 일부 한인들이 마크 워커 병장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성금을 모아 전달한 것이 한국의 네티즌들에게 알려지면서 그 경위에 대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미주 한국일보의 지난 11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인단체 ‘좋은이웃되기 운동(GNC)’의 회원들이 애틀란타의 한 공원에서 워커 병장의 누나인 린 샘플스에게 금일봉을 전달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 단체의 대표인 박선근씨는 “우리는 다만 워커 병장이 반미 감정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과실치사’에 대한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들뿐만 아니라 애틀란타의 일부 다른 한인들도 워커 병장의 누나에게 성금을 보내왔으며 이 소식을 들은 마크 워커 병장이 누나를 통해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폐인(인터넷 접속을 끊지 않고 지속적으로 특정 웹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을 가리키는 용어)’ 사이트로 유명한 디시인사이드, 나우누리 등의 네티즌들이 각각 자유게시판 등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순식간에 네티즌 사이에 이 소식이 퍼져나갔고, 해당 단체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해당 단체의 웹사이트 게시판에 접속하여 항의글을 올리자는 격문이 나도는 등 강력한 항의 운동이 전개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러한 네티즌들의 움직임은 24일 오후 6시경(미국 현지 시각)을 전후하여 본격화되어 24일 8시경(미국 현지 시각)부터 여러 네티즌들이 해당 단체의 웹사이트 주소로 잘못 알려진 샌디에고 갈보리 장로 교회에 접속하여 자유게시판 등에 항의의 글을 올리거나 여중생을 사망케 한 미군들을 규탄하는 글을 올리면서 해당 사이트가 거의 마비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격분을 이기지 못한 채 욕설을 남기기도 하였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미국 편향적인 시각을 보인 ‘좋은 이웃되기 운동(GNC)’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보다 이성적인 행동을 보일 것일 촉구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해당 단체의 웹사이트로 잘못 알려져 네티즌들의 성토의 장이 된 샌디에고 갈보리 교회 웹사이트의 자유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항의글로 도배가 되어 거의 마비가 되었다가 웹사이트 관리자가 자신들이 이번 사태에 연루된 특정 단체와 무관함을 밝히고 나서야 겨우 정상화되었다.
이 사이트의 관리자는 자신들은 ‘좋은 이웃되기 운동(GNC)’의 박선근이라는 인물과는 전혀 무관하며 미국에서 성실하게 신앙생활에 임하고 있는 교포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요지의 안내문을 자유 게시판에 올리고 아울러 이번 여중생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본국의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부 미국 한인들의 행태가 자칫 이번 여중생 사망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나 않을지 매우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현지의 일부 언론들이 이번 사태를 극좌 반미 세력의 선동에 의한 시위로 보도하고 있어 사태의 본질이 훼손되어 가고 있는 와중에 이런 사건이 터진 데 대해서 깊이 분노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게시판에 ‘데낄라’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이 사람 한국에 발 디딛는 순간 입국금지를 시켰으면 합니다”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분노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한편 ‘무명(...)’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노무현마저도 대통령이 될려고 하는 말이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은 필요하다고 하는 마당에”라면서 이런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식의 자조섞인 분노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결국 이번 사태는 좋은 이웃되기 운동(GNC)과 그 대표인 박선근이라는 인물이 본국 한인들의 분노와 억울함에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연대 의식을 표시하기보다는 다른 행태를 취했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며, 이것이 일반 네티즌들의 깊은 분노를 산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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