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자연학습원 노사모 총회 참석자 150명 불과

<오마이뉴스-박수원 김윤상 기자> 조촐했다. 아니 외형적으로 보자면 초라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6년의 길,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6월 10일과 11일 충북 괴산군 자연학습원에서 진행된 제7회 노사모 전국총회는 과거 총회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규모면에서 그랬다. 2004년과 2005년 노사모 총회에는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해 힘을 과시했던 데 반해 이날 참석자는 15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론은 분명했다. '소수만 남더라도 노사모를 시작했던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자.'

조촐해진 노사모 총회

물론 2004년 노사모 총회는 탄핵과 총선 이후에 이루어진 행사라 자축의 의미가 강했다. 대통령이 직접 노사모 총회에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이 강연에 나와 노사모에게 개혁 주체 세력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원웅, 김태년, 백원우, 정청래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 이재정 전 의원도 함께 참석해 모임을 축하했다.

지난 2005년 총회에서는 정치참여 방법을 놓고 토론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제 참여 여부가 논란 거리였다. 총회에서는 "여당이 대통령의 철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정치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올해 총회는 주제 자체가 달랐다. 노사모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논의됐다. 정치적 상황도 녹녹하지 않다. 5·31 지방선거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질 대로 좁아져 있다.

노혜경 노사모 대표의 '한나라당 박근혜 성형' 발언 논란과 김영부 노사모 초대 대표의 노사모 해체발언이 나오면서 존폐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노사모 초대온라인팀장을 지낸 황의완(아이디 다문)씨는 발제를 통해 "노사모가 대선 후 적절한 활동 목표를 찾지 못하고 쇠락하고 있는 만큼 자긍심을 가질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면서 노사모의 사회봉사조직 전환과 노무현 대통령 퇴임에 맞춰 '노사모 기념사업회'를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끝까지 함께 간다"

반면 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발표한 대부분은 "초심을 모아 끝까지 함께 가자"는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노동당 당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김승호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이며, 대한민국의 정치 체계를 바꾸어 놓은 인물"이라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무상 교육, 무상 의료를 위해 민주노동당 당원이 됐지만 여전히 노무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사모 회원은 "노사모는 시민단체나 정치단체가 아니라 그냥 광의의 팬클럽일 뿐"이라며 "노무현을 지지해서 모인 것처럼 그 힘으로 함께 가면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2년 동안 노사모 대표를 맡었던 심우재씨는 "노사모가 그동안 우쭐하고 현실을 오판한 점도 있고, (대통령을 만들어낸) 노사모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일부만 남게 된다 하더라도 노무현의 정신인 동서화합과 남북통일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냉철해야 한다"며 노사모의 초심을 강조했다.

2000년 4월 최초로 정치인 팬클럽으로 출범한 노사모는 2002년 대선과 2004년 탄핵,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임기 1년 6개월을 앞둔 지금, 노사모는 국민들 관심 밖으로 멀리 밀려나 있다. 그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클럽일 뿐이다. 초기 노사모가 그토록 강조하는 '노무현 정신'이 시대정신이 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어 보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