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모·정종택·나기정·공항공사·도내 정치권 등 각개 약진
중앙정부 로비에서 여론화 행동대장 까지 저마다 역할

올들어 청주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승객이 6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나 증가했으며 장가계, 울란바토르 노선 확대 등 연말까지 15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권 거점 공항이라는 목표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1997년 개항이후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는 지역 인사나 단체들의 힘이 적잖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청주공항 활성화를 지역발전 이슈로 승화시켜 여론을 모으고 건교부, 국방부 등 관계기관을 쫓아다니며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선봉자적인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 청주공항활성화가 지역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6일 열린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정종택 ‘결자해지 나의 몫’

정종택 충청대학장이 청주공항에 쏟는 노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그와 만난 사람들이 의례 공항활성화와 관련한 특강 아닌 특강을 들어야 함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학장의 청주공항에 대한 애착의 시작은 11대 국회의원이었던 1984년 박정희 전대통령과 독대해 청주공항 유치를 건의하면서 부터다.

박 전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수도권 신공항으로 청주가 선정됐지만 서울에서 멀다는 명분으로 여론이 등을 돌려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이후 노태우 정권 시절 초대 정무장관에 임명되면서 정학장은 또다시 청주공항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고 유치가 결정되기도 전에 환영대회를 개최하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정학장은 “청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군부대가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음공해는 물론 중장기적 발전에도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공군부대 대신 민간공항이 들어서면 소음문제도 해결되고 중부권 거점으로 충북이 발전하는데도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것이 빌미가 돼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상대후보가 소음공해가 심한 공항은 선직국에서 시위까지 하면서 막는데 정종택은 오히려 환영대회 까지 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계기로 정학장은 청주공항과 뗄수 없는 관계가 됐고 충청대학장을 맡으면서도 건교부, 국방부, 대전·충남도 등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파는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청권 대책위’ 추진위원장을 맞는 등 공항활성화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있다.

나기정·홍세길 ‘동방항공 유칟항공엑스포 듀엣’
청주공항 활성화에 가장 관심을 가졌던 단체장으로 나기정 전 청주시장을 꼽는다.
나 전시장은 청주공항 최초 국제노선인 중국 상해노선 유치와 항공엑스포를 개최하는 추진력을 보여줬다. 청주공항 개항 초기 노선이라야 하루 한차례 제주를 오가는 국내노선 밖에 없었다.

나 전시장은 청주공항의 지리적 장점을 살린다면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노선 유치도 가능하다고 보고 상해 노선 유치를 시도,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한 항공엑스포를 통해 청주공항 홍보에 주력, 결과적으로 지역을 알리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당시 홍세길 한국공항공사청주지사장도 나 전시장과 호흡을 맞춰 신생 청주공항을 키우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

홍 지사장(현 제주지사장)은 “공항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청주공항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당시 나시장이 청주공항에 대한 애착이 강했고 신생공항 지사장으로서 공항 활성화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 이런 점들이 조화돼 국제노선 유치나 항공엑스포를 위해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전시장은 현재도 미래도시연구원장으로 공항활성화 대책위 등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항활성화 여론 몰이 행동대장 청사모
청주공항 활성화에 목소리를 가장 높이는 시민단체가 청주·청원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이다. 청사모는 지난 2002년부터 매월 일반인 50~100명 규모로 도정탐방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도정탐방은 지역 현안과 관련된 시설이나 지역을 방문,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참가자들을 구전홍보단으로 재조직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사모가 지난해까지 운영한 도정탐방의 주제는 신행정수도건설, 오송분기역유치, 청주공항활성화 등이지만 이는 지역발전을 위해 연계되는 것이다.

청사모 관계자는 “청주공항이 신행정수도 관문 공항으로 성장하는 것은 오송분기역 유치에 따른 교통망 구축, 신행정수도와 충북지역의 연계 등 밀접한 지역 현안이다. 도정탐방단은 거의 매번 청주공항을 방문해 공항 활성화의 필요성과 그 방안에 대해 강의와 토론을 이어왔고 줄잡아 2000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청사모는 항공산업단지 조성에 팔을 걷어붙여 청주공항 부지에 LG상사를 유치하는 데에도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밖에도 공군 전투비행장 이전, 전국 1시간대 교통중심도시 만들기 등을 위해 건교부와 국방부, 청와대 등에 수십차례 제안·건의하는 등 청주공항 활성화의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권·지자체·공항공사 유기적 협조
공항활성화 대책위 역할 강화 등 과제 남아

도내 정치인들도 청주공항 활성화에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재형 의원이 LG상사 유치가 보안문제 등 공군부대의 반대에 부딪히자 LG상사 위치를 수정하는 중재안을 제시, 성사시키는 등 국회 국방위원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변재일 의원도 현직 고위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청주공항 항공산업단지 조성에 한 몫을 하고 있으며 노영민 의원도 장가계·울란바토르 노선 유치 등 공항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원종 지사 또한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항활성화팀을 문화관광국에 신설, 청주공항을 관광분야와 접목시키는 단초를 제공했고 청주시도 공항활성화를 주요 정책으로 정해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길희 공항공사 청주지사장(현 군산지사장)도 청주공항 활성화의 중심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수도권 전철 연계 등의 주장을 펴며 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덕에 ‘돈키호테’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제 최영철 청주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 몫을 담당할 차례다.

하지만 각계의 청주공항 활성화 노력이 효율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일한 대책기구에 힘을 더욱 모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청주공항활성화대책위가 구성됐지만 아직 협의체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를 강화하고 역할을 분담 또는 공유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공항 활성화를 위한 단체나 인사들의 활동이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효율적인 협조가 가능 하도록 대책위의 역할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오송분기역 등 충북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이 지역발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청주공항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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