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남부3군 비교사례, 한나라 공천책임론 '꿈틀'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충북도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5곳을 차지하고 열린우리당 4곳, 무소속 3곳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황금분할'이 이뤄지면서 각 정당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내 각 언론사가 지난달 24일 이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이 타 정당을 압도하는 정당 지지도에 힘입어 도내 시장.군수 중 7~9곳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도지사와 청주.충주.제천시장, 청원.단양군수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선거 막판 "한나라당의 싹쓸이만은 막아달라'며 읍소 전략을 펼칠 정도로 한나라당 깃발이 당선을 보장했던 상황이 순식간에 돌변한 것이다.

이 같이 한나라당이 당초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도당 지도부가 정당 지지도를 믿고 공천 파문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지난 4월 11일부터 한달여 지속된 공천 파문은 한때 5만명을 상회하던 당원들의 대거 이탈로 이어졌고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봇물을 이뤘다.

결국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직전 두 차례에 걸쳐 무소속 출마자 복당 금지를 선언했으나 도당 지도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다음달 도당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도부 인책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도 지도부 인책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도내 8개 전 의석을 싹쓸이한 열린우리당은 이용희 의원의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수를 석권해 국회의원 역량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충북 남부권에서 한나라당의 거센 돌풍을 잠재웠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조직과 뚝심이 돋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인 정우택 충북지사 당선자까지 남부권 선거 결과에 대해 "보은.옥천.영동은 예외가 발생한 것 같다"며 "그 지역 국회의원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분석할 정도다.

남부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진천군수 선거는 유영훈 당선자의 선전이 돋보이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종률 의원이 한숨을 돌렸으나 그는 선거 막판에 증평.괴산군수 후보가 출마를 포기해 체면을 구겼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영동군 등 도내 남부권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과 역량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이 남부권 선거 결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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