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업자공모에 애경그룹 선정 정기항공사로 출범
6월 5일 제주-김포 취항, 연내 항공기 5대 일시불 구입


(주)한성항공이 경영권 분쟁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항공기 1대로 겨우 정상 운항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정기항공사로 출범한 (주)제주항공이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가 50억, 애경그룹이 150억을 출자해 설립한 제주항공은 지난 4월 주식공모(46억)와 애경(106억)이 증자해 총자본금 350억원의 항공사로 몸집을 부풀렸다.
6월 5일 제주-김포 노선 첫 취항에 이어 오는 10월까지 항공기 5대를 확보, 국내 4개 노선에 매일 25회 왕복 운항한다는게 제주항공측의 계획이다. 자본금 50억원의 부정기 항공사인 한성항공에 비해 자본금은 7배, 운항회수는 8배 이상 많은 규모다.

   
▲ 제주항공이 본격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을 위해 승객들을 태우고 있다.
제주도, 애경그룹 사업자로 선정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저가항공사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는다. 우선 지방공항에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70인승 안팎의 터보프롭(제트+프로펠러) 항공기를 이용, 짧은 활주로에 적합하다는 장점도 같다.

또한 저비용 구조의 항공기와 부스 예매나 당일 발권을 크게 줄이는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기존 항공운임의 70% 수준의 요금을 적용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저비용항공이 기존 대형항공사의 경쟁상대가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사업 전략도 비슷하다.

그러나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그 출발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 한성항공이 수도권 여행사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순수 민간기업으로 출발한데 비해 제주항공은 제주도가 저가항공사 설립계획을 세우고 사업자 공모를 통해 애경그룹과 민관 합작 법인(제3섹터)으로 출범했다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뛰어 넘는 ‘참여’가 현실화 됐으며 이에 반해 한성항공은 준비과정에서 이렇다할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저가항공사 설립이 지역적 차원의 전략적인 문제냐, 하나의 기업문제냐는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취항 4개월만에 항공기 5대와 4개노선 25회 왕복운항이라는 제주항공과 항공기 1대에 경영권 분쟁을 거쳐 10개월 만에 1개 노선(청주-제주) 3회 왕복운항이라는 한성항공의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성항공과의 경쟁은 당분간 없을 듯
제주항공이 선택한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74인승 Q-400 기종은 일본항공(JAL)·전일본항공(ANA) 및 영국의 플라이비(Flybe) 등 15개 항공사에서 97대가 운항중에 있으며 항공기 인도시점 이래 운항중 사고가 없을 정도로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Q-400은 제트기의 속도와 안락함에 터보프롭의 경제성 까지 지닌 기종이라고 항공사 측은 밝히고 있다. 제주항공은 첫 취항을 앞두고 지난 4월 1호기를 도입했으며 오는 10월까지 총 5대를 현찰로 구입, 제주-김포·김포-김해·김포-양양·김해-제주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넉넉한 자본 외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연6%대의 저리로 1000억원을 지원받아 항공기를 현찰 구매함으로서 임대비용을 줄여 경제성을 높였다. 올해에는 75억원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적자폭이 점점 줄어 2009년 흑자로 돌아서 25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전략의 핵심은 한성항공과 마찬가지로 저렴한 운임이다. 첫 취항하는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주중 5만1400원, 주말 5만9100원으로 기존 운임의 70%를 적용키로 했다.

또한 온라인 판매망 구축과 기존 항공사가 제공하는 음료·잡지·신문 등 비용이 수반되는 서비스를 최소화 한다는 계획도 한성항공과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청주-제주 노선 취항은 계획하고 있지 않아 당분간 한성항공과의 승객유치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한성항공과는 같은 저가항공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주항공은 정기항공사이고 자본규모 등 성격이 다르다.

서비스의 질도 음료를 유상으로 제공하는 한성항공과 달리 무상서비스 등 차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밖에 판매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제주지역 특산물 판매, 골프채 대여 등 유료서비스 확대와 호텔·음식정전세버스·골프장과의 연계를 통해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 제주=김진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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