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는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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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는 달리고 싶다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6.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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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집에는 아주 귀한 ‘보물’이 하나 있습니다. 보물이라고 해 봤자 주먹보다 조금 큰 시멘트덩이에 불과하지만 특별히 주문한 투명아크릴상자에 넣어 신주(神主)처럼 모시고 소중히 하는 물건이니 보물이라 한들 과언은 아니겠습니다.


1989년 독일국민들은 동서분단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에 올라가 환호성을 지르며 쇠망치와 도끼로 마구 장벽을 부숴 댑니다. 이 역사적 장면은 44년 동안 이어 온 분단독일의 종지부를 찍는 대사건으로 세계사에 기록되었고 독일인들은 민족통일이라는 염원을 이룩함으로서 그들이 자부하는 게르만민족의 우월성을 전 세계에 과시합니다.


그 때 독일인들이 부순 시멘트조각을 재독 통일운동가로부터 선물 받아 통일의 상징물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 보물이라 아니하겠습니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주시협의회(회장 남봉현)는 제1기 통일시대 시민강좌를 개설해 4월과 5월 4차례에 걸쳐 매주 특강을 가졌습니다. 노영우 민주평통부의장(충북), 조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이항동 충청대교수, 양병기 청주대교수, 김도태 충북대교수, 이재정 평통수석부의장, 필자 등이 연사로 나선 특강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 통일의 당위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0년 6,15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각종회담이 500회를 넘은 가운데 매일 1천 여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올라가는 금강산 관광객은 무려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개성에 남측 공단이 건설돼 북 노동자들에 의해 날마다 생산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경협사무소가 개설되어 남북요원들이 얼굴을 맞대고 협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50년이 넘도록 상호 비방을 일삼던 최전방의 고성능스피커는 철거되었고 해군함정간의 핫 라인이 설치되었으며 서울에 온 북한 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상황에까지 발전했습니다.


지난 한해 남북교류 인원은 8만8천400명으로 이는 과거 60년간의 교류인원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2005년 남북 교역은 10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쌀과 비료, 생활용품을 실은 화물선이 잇달아 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휴전선의 긴장은 상당부분 완화 됐고 이제 전쟁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쯤 됐으면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은 반쯤 이루어졌다고 해도 속단은 아닐 듯 합니다.


엊그제 예정되었던 남북연결 철도시험운행이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연기되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동화처럼 칙칙폭폭 기적을 울리며 증기를 내뿜던 옛날의 기관차가 현대식 열차로 바뀌어 새로 가설한 철로를 힘차게 내 달리는 모습을 상상했던 국민들로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분단의 상징물로 철로 위에 세워져 있던 녹슨 기관차는 이제 곧 역사박물관으로 옮겨질 것이고 새 열차는 민족의 아픈 상처를 딛고 남북을 관통하는 대동맥이 되어 달릴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쪽의 신혼부부가 오리엔트특급으로 한반도를 종단해 시베리아 평원을, 유럽대륙을 거쳐 런던에서 첫날밤을 즐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삼국통일이후 1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민족이 갈라졌던 적은 지금 말고는 없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염원하는 것은 갈라진 국토와 민족을 복원하자는 것입니다.


통일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게르만 민족만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세계에 알릴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 본사고문 yhk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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