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어 외국계 3사 진출준비 끝
청주지역 3년내 10개 할인점 진출 예상'

청주시 주중동 까르푸(프랑스), 방서동 홈플러스(영국) 등 2개 외국계 대형 할인점의 입점작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들 대형할인점은 충북도 교통영향평가까지 마쳤으나 청주시의 도시계획시설 결정 유보조치로 사업추진이 중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청주시가 도시계획재정비안에 2개 대형할인점을 도시계획시설로 포함시키면서 그동안의 걸림돌이 제거된 것. 또한 용암동에 부지 매입계약을 끝낸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미국)도 충북도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해 심의중인 상태다. 이에따라 청주지역에 세계 3대 다국적 할인점이 동시에 출점 경쟁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까르푸는 지난 19일 구 고속터미널 부지의 교보빌딩을 임대해 개점한 상태고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가경 4지구내 유통판매부지 4500평(180억원)을 매입한 상태라서 복수 출점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율량동 중원실업 부지 특급호텔 건립계획에도 대형 유통시설이 포함돼 할인점 입점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밖에 청주공단내 대농부지도 이번 도시계획재정비안에 일반 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시켜 대형 할인점 입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청주시 비하동 현대자동차서비스 맞은편 부지도 LG유통 등 대형 할인점 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온 곳이었다. 최근에는 신봉동 지구내 유통업무지역 5800평(86억원)의 부지가 개인 사업자에 매각돼 대형 유통시설 입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에 대형 할인점의 첫 깃발을 꽂은 업체는 지난 98년 신세계 E마트였다. 이후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 가경동 메가폴리스내 롯데마트가 들어서 3사의 시장분점 형태로 유지돼왔다. 하지만 지난 9월 용암2지구 LG마트에 이어 서문동 까르푸의 개점으로 5개 할인점의 본격적인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도시계획시설로 포함될 예정인 방서동 홈플러스, 주중동 까르푸, 율량동 특급호텔내 유통판매시설은 사실상 인허가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또한 월마트·가경4지구 홈플러스등 사업추진 중인 할인점과 대농 부지등을 포함하면 향후 10∼12개의 대형 할인점 입점이 확실시 된다.
취재결과 공격적인 점포확장을 해온 홈플러스는 오는 2005년까지 55개 점포망(현재 20개) 확충을 목표로 청주 2개점 출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반면 까르푸의 경우 주중동 복수출점에 대한 내부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청주시가 방서동·주중동 사업계획을 도시계획시설로 포함시키면서 도시계획도로 등 공공인프라 투자를 제안한 결과 홈플러스는 긍정적인 반면 까르푸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청주시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은 교통유발과 주변 상권개발등 도시계획에 미치지 영향이 큰 유통시설이다. 따라서 도시계획시설로 포함시키고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홈플러스, 까르푸의 경우 교통체증을 근본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도시계획도로등 약 50억원 정도의 인프라 구축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긍정적인 회신이 왔고 까르푸는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까르푸는 지난해 2개 매장을 오픈하는데 그쳤고 올해도 경기도 안산, 청주, 대전 등 3개 점포만 확충했다. 까르푸는 할인점 업계의 출혈경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내년이후 신규 점포 확장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까르푸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하지만 6년전에 부지를 매입해놓고 활용하지 못한 것은 상당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주중동 개점이 가능했다면 굳이 시내 도심에 점포를 낼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앞으로 치밀한 시장조사를 거쳐 출점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일단 현재 청주 시장규모로 보아 복수출점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인구 60만명을 넘긴 청주 도시규모에 비해 할인점 시장의 과포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대형 할인점의 적정한 상권인구를 15만명과 20만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체간 점포 확장 경쟁과 소비패턴 변화로 적정 상권인구가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청주시 도시계획재정비 실무진도 대형 할인점 1개소의 적정 상권인구를 10만명으로 잡고 향후 북부권·남부권·서부권에 각 1개소씩만 입점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 유통업계에서는 점포 수가 최소한 20개가 넘어야 원가 경쟁력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구매물량이 많을수록 구매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할인점, 토종업체 강세

할인점 시장이 급성장한 계기는 지난 96년 유통시장 개방정책이다. 외국계 할인점의 국내 진출에 따라 신세계, 롯데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수성에 나선 것.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국내 업체들의 판정승으로 볼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부동의 업계 1위를 지키고 있고 롯데쇼핑의 롯데마트,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가 2∼3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청주에서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시장선점한 상태에서 외국계 할인점의 추격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고 충주도 이마트, 롯데마트가 도심의 구 시청부지와 버스터미널 부지등 최적의 입지를 선점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유통그룹인 월마트와 까르푸의 국내 현지법인들은 4∼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5대 할인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71.2%(2001년 기준)으로 조사됐다. 1위인 이마트는 점포수와 매출액 등 외형 측면은 물론 영업효율 면에서도 다른 업체들을 앞지르고 있다. 예를들어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경우 이마트가 6.5%인데 비해, 다른 4개 업체는 2%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마트는 국내 할인점 시장의 과포화에 대비, 수년전년부터 중국 진출을 모색해왔다.

황금알 더 이상 못낳는다?

유망업종으로 꼽혔던 할인점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비용 저효율’의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점경쟁으로 땅값이 뛰어 투자비용은 점점 늘어난 반면 영업경쟁으로 수익은 줄어들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확충에 따른 부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할인점 적정부지의 땅값이 140∼150% 수준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과거 300∼400억원선 이었던 개점 비용이 500∼600억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매출신장세는 신규점포일수록 둔화되고 있어 투자비 회수가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20만명의 도시에 할인점 2개가 들어선 충주, 목포의 경우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적자가 나지않는 ‘현상유지’에 경영의 초점을 맞춰 놓고 있다. LG투자증권 유통담당 관계자는 “할인점 투자비 회수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 앞으로 자금력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지금까지 매출싸움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반해 할인점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재래시장 비중이 70%에 달해 할인점 성장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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