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학부모와 공동대책위, 도교육청 항의방문하고 이교장 파면 요구
제천교육청 경고조치에도 불만 팽배, “교육장과 교육과장 중징계하라”

"처음에는 노래방 기계로 아이들을 사택으로 유인, 어깨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만졌으며, 한 번은 아이들이 노트북 컴퓨터를 신기해하자 해보라며 그 노트북에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한 여자 나체 사진을 깔아놓았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심부름 명분하에 교장실로 아이를 보내고 바로 뒤따라가 그 아이를 강제로 교장실 쇼파에 앉히고는 몸을 더듬었다고 합니다. 또 학원에 가기 위해 차를 기다리는 아이를 사택으로 가자며 역시 강제로 끌고 가 가슴을 만졌다고 합니다.”
교육당국이 제천 명지초등학교 이석이 교장의 어린이 성폭력 사건을 신중하지 못하게 처리한 것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교장은 피해자 부모 2명의 고소로 이미 구속 수감된 상태나 피해자 학부모들과 ‘학교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가 제천교육청과 충북도교육청이 안일하고 무성의하게 이 사건을 처리했다며 강력 항의하고 나섰다. 청주여성의 전화, 충북여성민우회, 참교육학부모회 청주지부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사건이 터진 뒤인 지난 11월 15일 공동대책위를 구성했다.

제천교육청과 도교육청 사건 처리보고 학부모들 ‘분노’

공동대책위는 “교사, 피해학생, 학부모를 상담한 결과 학생들이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강압에 의한 비밀유지 다짐으로 혼자서 죄책감을 견디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교장은 이미 괴산이나 단양 등지에서 근무하면서 같은 사건을 야기시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학부모 의견도 접수했다”고 분개하고 제천교육청에서 보여준 사실은폐 기도를 비난했다.
제천교육청에서 실제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는 피해자 학부모의 진술에서 잘 드러난다. 학부모 강모씨는 진정서에서 제천교육청이 이교장을 비호하고 학부모들에게 참으라고 강요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학부모들이 제천교육청 교육과장에게 어린이들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털어놓자 성추행 당한 학생이 몇 학년 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하자 저학년은 괜찮고 고학년은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그는 학부모들을 분노케 했다. 우리 학부모들은 내 자식들이 더 이상 성폭력을 당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영원히 교육계에 발을 못 붙이도록 엄한 조치를 내려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교육청에서는 덮어버리려고만 했다.”
그래서 10월 15일부터 아이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등 강력하게 나가자 그제서야 시간 없다고 핑계를 대던 교육장이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이교장이 아이들을 노래방 기계와 노트북 컴퓨터 같은 것으로 유인하고, 심부름 명분으로 아이를 교장실로 가게 한 뒤 곧바로 따라 들어가 몸을 더듬었다고 털어놓으며 “우리는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도 감독해야 할 학교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해 피해 학생들이 안정을 되찾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공동대책위, 이교장 파면 요구

하지만 제천지역은 물론 충북도내를 떠들썩하게 한 이 사건에 대해 도교육청은 제천교육청에 ‘경고’ 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그쳤다. 이에 대해 공동대책위는 지난 22일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제천시교육장과 교육과장을 중징계 할 것을 요구했으나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고조치가 행정처분 중 엄한 벌에 속한다고 설명, 더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경고조치를 내린 것은 학생보호에 대한 직무유기에 죄가 없다는 면죄부를 내린 것과 같다고 항변했다.
또 이교장을 파면조치해 달라는 공대위의 요구에 대해서는 28일 징계위원회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해 회의 결과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각급 학교에 학교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데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은 분노했다.
권우미 청주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도교육청에서는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해오고 있다고 했으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성폭력 사건에 대응하는 것도 문제다. 감사반 6명을 조직하되 1명은 외부에서 초빙해오고 있다고 하지만, 외부인 1명도 교육청에 적을 두지 않았을 뿐이지 교육청과 관련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학교장과 교사에 의한 어린이 성폭력사건이 되풀이 되는 이유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 피해자는 고소를 한 2명의 학생 외에도 3명이 성추행 사실을 진술했고, 동네 아주머니가 역시 성추행 혐의로 이교장을 고소하려다 말았다는 이야기가 공동대책위에 접수돼 대책위 관계자들은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홍강희 기자

충북여성포럼, 대선 앞두고 ‘여성유권자 한마당’ 개최

충북여성포럼에서는 지난 2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북여성유권자한마당’을 열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충북지부와 한국여성정치연맹충북도연맹, 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충북여성포럼 정치분과가 공동으로 펼친 이 행사는 2002 대선을 앞두고 여성들의 적극적인 선거참여가 평등한 정치문화를 정착시키고 여성들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 것.
이 날 행사는 호주제·보육·여성인권·여성의 정치참여·여성의 취업 및 경제활동 등 여성들이 당면한 현안을 주제로 대통령후보 여성정책 비교분석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여성들이 따끔한 한마디를 발언하는 충북여성유권자한마당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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