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만 두고 사라져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애드러워 손을 뻗어 보지만 잡을수도 되돌릴수도 없다. 그 안타까움에 가슴으로 한가득 그리움만 고여온다
올봄에도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다.
오늘 하루도 바득 거리다, 문득 뒤돌아보니 어느새 꽃진자리 파랗게 잎이 돋았다.
이미 사라져 간 날들,
꽃진자리!
한참을 서성거렸다.
흐르는 세월처럼 냉정한 것이 또 있을까?
벚꽃 그늘 자근자근 밟고 서서 추억만 파랗게 물들여간다.
모아쥔 고사리손에 한 가득 따 온 꽃잎을 어미에게 뿌리며 해맑은 웃음 던지던 어린아들녀석들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젊어서 곱던 모습 그리고 저 꽃 바람속에서 두 어린아들과 웃음꽃 흠벅지게 날리던 벚꽃그늘...
그 벚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고운데...벚나무 수형은 그 자태의 고고함이 더해갔는데...
귀밑머리 희끗희끗 바람결에 날리며 서있는 여인의 얼굴엔 세월의 고랑이 햇살사이로 파문처럼 일렁였다.
지친육신 벚꽃 그늘에 뉘이고 애타게 내리는 석양빛에, 추억을 물들이며 그리움만 자꾸 바람에 실리운다.
또 하나의 하루가 어느덧 가뭇하게 저물어 간다.
누군가가 흐르는 세월은 가속이 붙는다고 했던가!
내년 이맘때면 벚꽃은 여전히 고운 모습으로 찾아오겠지.
허나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이자리를 찾아오려나!
단 한번의 연습도 없이 서툰 몸짓으로 맞이하고 보내야만 했던 숱한 시간들, 돌아보며 돌아보며...
날마다 뜨고 지는 해를 따라 습관처럼 회한의 바다속을 헤매고 있다.
육정숙 시민기자
silverwhitetree@yahoo.co.kr
누구나 겪는 느낌이지요.
지나간 오늘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고 하고
나이만큼 시간의 속도가 붙는다고 하고.....
그래도 위안이 되는것은 나만 그런것이 아니니까요.
바쁜 와중에도 좋은 글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많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