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자격증, 지는 자격증 명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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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자격증, 지는 자격증 명암 뚜렷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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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의무고용 폐지, 투자상담사·FP자격 취득 열기높아
예전에는 식당을 차리려면 조리사 자격증이 필수적이었다. 일반음식점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 120평방미터(30평) 규모 이상에서는 조리사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주에서는 한때 600여개 업소가 의무고용 기준에 해당돼 조리사를 채용했다. 하지만 법적조건을 갖추기 위해 조리사 자격증을 명의대여받아 걸어두는 경우가 많았다. 보건위생 측면에서 의무고용제를 도입했지만 실제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대표적인 부실 자격증 제도였다.
이에대한 민원이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2000년 12월 31일자로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조리사 의무고용 규정을 삭제했다. 다만 복요리 음식점은 식품안전을 위해 조리사 의무고용제를 유지하고 있다. 청주조리사협회측에 따르면 과거 800명에 달했던 회원 수가 의무고용제 폐지이후 200명선으로 줄어들었다. 학교급식, 대형병원등 의무고용 대상업체에 일하는 조리사들이 회원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청주시내 요리학원은 취업을 위한 조리사 자격 취득 희망자보다는 대학입시를 위한 수강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호텔조리학과, 식품영양학과, 식품조리학과의 경우 조리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입시규정이 있어 대입 준비생들의 요리학원 수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보조금 받기위해 자격증 명의대여

어린이집 운영에 필수적인 보육사 자격증도 1급·2급에 따라 수용 원생수가 제한돼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2급 보육사의 경우 면적기준을 감안, 최대 39명까지 원생을 받을 수 있으나 1급 자격증 소지자는 80명이상 보육이 가능하다. 하지만 2급 보육사의 시설 가운데 39명이상 원생을 유지하는 곳이 적지않은 현실이었다. 감독관청에 보고한 인원과 실제 보육인원이 다른 경우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청주시가 보육시설 어린이들에대해 1인당 하루 300원씩 간식비를 보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보육인원을 축소보고했던 2급 보육사 어린이집에서는 1급 자격증을 명의대여해 실제 인원에 대한 보조금 수령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99년부터 일반에 개방된 투자상담사 자격증도 최근 증시회복에 힘입어 인기을 끌고 있다. 올 4월부터는 투자상담사 자격증이 없으면 증권사에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무자격 직원은 퇴출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주의 경우 20여개 증권사 점포에 정식직원이 아닌 계약직 투자상담사가 40여명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격자 계좌통해 변칙거래

문제는 증권사에서도 은밀한 형태의 명의대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 운영자금은 있으나 투자상담사 자격이 없을 경우 자격증 소지자 계좌를 통해 거래를 하고 차후에 본인 몫의 거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실제로 거래실적이 뛰어난 무자격자는 투자상담사와 팀을 이뤄 증권사를 골라다니며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적 자체가 수입인 증권사 입장에서는 변칙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큰손'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 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무자격자의 경우 고객과의 상담을 일체 금하고 있다. 자신의 자금을 직접 투자하고 이에따른 수수료를 차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3자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는 전혀 없다. 다만 증권사에서 실적 때문에 무자격자와 변칙적인 이면계약을 하는 것인데…, 상호 필요충분 조건에 따른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상담사도 선물옵션을 취급할 수 있는 1급 자력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대형증권사, 투자신탁, 은행에서는 직원들에게 FP(Financial Planner·금융자산관리사) 자격취득을 적극 권유,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도 해 취득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금융계통 취업준비생의 경우 투자상담사, FP 자격증 취득이 필수조건으로 떠올라 대학생 응시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법무사 노령화 부작용 심각하다 사무직원… 대리권 보장 규정이 명의대여 가능케
본보가 지난해 9월 취재한 결과(제195호 보도) 청주지방법무사회 청주지부 회원 59명 가운데 1935년 이전 출생자로 작년도 나이 66세 이상인 회원이 2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 법무사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6세 넘은 고령자인 셈이다. 문제는 고령의 법무사들은 사무실에 상주하기 어렵고 사무장에게 업무를 일임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아들, 친·친인척 등을 사무장으로 내세워 자격증을 이용한 직업의 세습화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불법적인 명의대여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고령인 법무사가 실제 업무를 보지않고 직원들이 운영한다면 자격증 제도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령 법무사들은 전직 법원·검찰직원 출신으로 과거 전관출신 자격인정제를 통해 개업한 경우다.
결국 자격증제로 인해 공무원 정년 이상의 직업활동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일부 전관출신자들은 실무능력이 따라주지 못해 경험있는 사무장에게 일임하고 실적에 따라 나눠먹기식 급여를 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사무실에서는 기존에 짜여진 사무직원들이 법무사를 초빙해 업무를 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명의대여라고 볼 수 있고 면허취소 사유가 될 수 있는 불법행위다. 이같은 업무일임, 면허대여가 가능한 것은 법적으로 법무사대리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사법에 따르면 법무사사무실 사무직원 1명에 한해 법무사를 대리해 법원 등을 출입,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격증 제도의 이같은 부작용으로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소수의 개업 법무사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Q법무사는 "아무리 고령이라도 사무실에 상주해 업무진행을 감독이라도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예 출근조차 하지않고 업무에 간여도 하지않는 상태에서 전문직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은 자격증 제도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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