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키운 야생화로 청주 봉명동서 가로수화단 조성

▲ 정신지체인들이 지난해 4월부터 직접기른 꽃나무를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동양문화재단 앞길 가로수 화단에 심고 있다. 11일 정신지체인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나섰다. 이날 오전 (사)충북정신지체인애호협회원 20여명은 지난해 4월부터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 일원에 임대한 땅 100여평(비닐하우스)에서 곱게 키운 다년생 야생초 400그루를 옮겨 심느라 구슬땀을 흘렸다.이들이 가로수 화단을 조성한 거리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동양문화센터 앞길 100여m. 정신지체인 하면 처음부터 사회복지의 대상이었지 남에게 뭔가를 베푸는 일이 처음이었기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 날이었다.
전찬근 협회 사무국장(36)은 "정신지체인도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에 모종삽을 쥐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더욱 뜻깊었던 것은 봉명2동 통장협의회원 20여명이 '마을꽃길 조성을 해주는 것이 고맙다'며 손수 동참해 점심식사까지 대접해 웃음꽃을 피웠다.

정신지체애호인 협회는 앞으로 가로수화단 가꾸기 이외에 '무심천 샛강 가꾸기 사업'을 통해서도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지체인들의 순수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8월 청주 체육관을 출발해 전라도 해남 땅끝마을까지 40여km를 18일 동안 밟고 돌아온 정신지체장애인 원정대는 큰 자신감으로 똘똘뭉쳐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오는 7월26일 회원 36명이 '생뚱이들에 우리땅 밟기' 2차 원정대를 꾸려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정신지체애호인협회는 20대 안팎의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모임이다.

   
▲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 통장협의회원과 봉하석 동장, 장기명 청주시의원 등이 정신지체애호인들의 꽃길조성을 함께 도운뒤 기념촬영을 했다.
충북에는 6개지부가 구성돼 있으며 회원만 1000여명에 이른다. (사)충북정신지체애호인협회 김순임 회장은 "정신지체인들은 정신연령이 영·유아 정도다. 그 만큼 일반인들보다 순수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어 '우리 아이들'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행사가 1회성이 아니라 다음엔 상당구 우암동사무소 일원에도 야생초인 수호초와 옥잠화를 심을 예정"이라며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중이던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어 최근 옥수수와 고구마 심기 등 농삿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혜의 대상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땀흘려 일한뒤 얻은 수익을 공평하게 100% 나눠가지는 재활프로그램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수호초와 옥잠화는 다년생초로 1년내내 푸르름을 유지하고 여름에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며 "장애우와 비장애우의 푸르른(해맑은) 관계를 수호해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