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이 아닌 당이 나를 내쫓은 것”

정당 열세 인정, 그러나 지역엔 확실하게 착근
안정적 리더십 바탕한 풍부한 경륜이 차별성

   
● 약력
삼원초등학교, 충주중학교
충주농고, 국학대학교 1년 중퇴

● 경력
민주평통 자문위원
직장새마을운동 충주시협의회장
충주시의회의원
제5,6,7대 충청북도의회의원
충청북도 생활체육회장
충청북도의회 부의장
제14대 충청북도의회의장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부회장
제15대 충청북도의회 의장

열린우리당 권영관 충주시장후보는 후보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열린우리당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줬다. 당초 충주시장감으로 꼽히던 권영관 김호복 이승일씨가 모두 한나라당 공천에 줄을 섰던 관계로 열린우리당은 지역에 현직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후보조차 내지 못할 상황이었던 것. 결국 권영관 전 충북도의회의장이 한나라당 경선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전격 탈당, 열린우리당으로 옮김으로써 곧바로 공천까지 확보하게 됐다.

흥미있는 것은 만약 권영관 김호복 이승일 한창희 네사람 모두가 원래 당적대로 한나라당 경선에 나섰다면 어떠 했을까 하는 점이다. 여당쪽에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한나라당 경선 승리자가 시장까지 ‘찜’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설은 권영관후보의 한나라당 탈당 및 열린우리당 입당과 결코 무관치 않다.

권후보측의 주장은 당초 정체성 논란을 빚은 김호복씨를 한창희씨가 자기 당으로 받아들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경선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한후보로선 이런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다. 문제는 네 사람 다 꼭 당선돼야 한다는 절박감에 젖어 있었고, 이 때문에 마지막까지 엄청난 기싸움을 벌였다는 점이다. 그 백미가 충주시장후보 공천문제를 최종적으로 다룬 지난 8일 중앙당 최고위원회에까지 나타나 유인물을 돌리며 ‘한창희 후보불가론’을 주장한 김호복씨의 행태다.

당시 김호복씨는 한후보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들어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 운운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행위에 대한 지역 여론도 매우 비판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김호복씨의 처신이 당당하지 못했다고 질타한다.

권영관후보는 자신의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 “쫓겨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권후보는 마지막까지 김호복씨의 한나라당 입당을 반대했다. 이유는 이렇다. 바로 얼마전까지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한나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사람을 그런 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고, 한번 탈당했다가 5년 내에 다시 들어 온 사람은 전국에서 유일하다는 게 권후보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음성 박수광씨 문제도 거론했다. 박수광씨는 지난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 자민련으로 옮겨 당선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권영관후보는 “김호복씨를 받아들였다면 당연히 한나라당 입당을 원한 박수광씨도 맞았어야 한다. 그래야 형평성에 맞지 않는가. 나는 오래전부터 한나라당에 김호복씨를 받지 말라고 주장하며 만약 입당시킨다면 내 길을 가겠다고 수차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차라리 한창희에게 공천을 주라고까지 했다. 이건 당의 자존심 문제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나. 여당 당적이었던 김호복 이승일씨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나. 그래서 내가 당을 나온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나는 한나라당에서 쫓겨 난 것이다. 단순하게 당적 변경으로만 보지 말고 이런 전후관계를 고려하면 아마 내 입장을 이해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영관후보는 본인 스스로 정당 지지도의 절대적 열세를 인정한다. 때문에 지금의 판도를 변화시킬 결정적 요소는 역시 ‘한창희 악재’ 즉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기소와 재판이라고 여긴다. 그는 “같이 무소속으로 싸우면 내가 무조건 이긴다. 문제는 당이다. 우리가 열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점차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본다.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은 과연 어떤 쪽이 현명한 선택인지를 잘 구분할 것이다”고 말했다.

충주시 의장에 이어 도의회에 진출, 5, 6, 7대 의원과 제 14대와 15대 도의회의장까지 지낸 권후보에 있어 이번 충주시장 출마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자신의 정치적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당선 여부에 따라 향후 본인 삶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권후보는 지방자치의 착실한 과정을 밟아 왔다. 지역에서 각종 사회활동을 통해 기초의회에 들어 갔고, 이를 바탕으로 광역의회에 진출해 수장까지 맡는 등 전형적인 길을 걸었다. 이런 전후관계 때문에 그의 리더십도 자연히 시의(時宜)와 상황에 따른 긴장, 폭발형이 아니라 포괄적 경륜에 의한 안정적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각각의 지방의회 의장을 맡으면서 원만한 조직운용과 리더십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에게도 굴곡은 있었다. 14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도의회 의석을 대부분 차지한 상황에서 도당의 조율로 당연히 의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기대됐다가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반란(?)으로 무산된 가슴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그는 주변으로부터 ‘양탄자가 깔리기 보다는 투쟁하고 쟁취하는 치열한 정치역정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잘 나가는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와 절대적 열세인 열린우리당을 택한 지금이 어찌보면 첫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권후보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기까지는 도내 정가의 막후인물로 알려진 조흥연씨(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조씨는 지난 17대 총선 때도 내심 권후보를 염두에 두고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관후보가 상대후보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것은 다름 아닌 지역 연고성이다. 선거 때만 반짝 지역에 나타나 표를 호소하는게 아니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족 모두가 지역에 착근해 살고 있다는 것을 특별히 강조한다. 권후보는 “시민들 사이에 이번엔 진정한 충주 사람을 뽑자는 말이 많을 정도로 사실 그동안 선출직들의 지역연고가 너무 취약했다. 예를 들어 역대 국회의원중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 지역에 남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 이는 충주의 정체성과도 직결된다. 우리고장의 일꾼을 뽑자는 것인데 당연히 가족과 함께 지역에 살면서 세금도 꼬박꼬박 내는 사람이 선택돼야 하지 않는갚라고 반문했다.

 한창희가 본 권영관  
지역발전 기여한 합리적인 사람
정치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그동안 각종 역할을 맡으며 지역발전에 많이 기여한 인물이다. 합리적이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여긴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역할과 임무가 주어졌으면 한다. 다만 이번 한나라당 탈당은 아쉬운 점이 많다. 정치적으로 같이 가고 싶었는데 서로 경쟁하게 됐다. 세상 일, 특히 정치적 운신에 있어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세태에 따른 즉흥적 선택은 나중에 큰 족쇄가 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