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돈 안 쓰는 축제’ 칭찬, 고유음식 개발은 과제

청원군 오창면의 한국기초과학연구원부지 15만평을 노랗게 물들인 ‘청원생명쌀 유채꽃축제’가 개막 10일을 넘어섰다. 청원군 관계자는 지난 3일 현재 9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평일에는 하루 평균 5000~6000명, 주말에는 1만8000~2만명 가량이 입장한다. 지난 4월 30일 일요일에는 2만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초반에는 비가 오고 황사현상이 나타나 관객이 많지 않았으나 이제는 날씨가 좋아 이대로 가면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 같다”고 밝혔다.

축제 예산 약 20억원
새마을운동중앙회 청원군지회가 주최하고 (주)대일기획이 주관한 유채꽃축제는 올해도 민간참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첫 해부터 군에서는 도로포장·수도시설 등의 기반시설만 하고 민간업체에는 프로그램 진행과 부스임대 등 일체 운영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축제는 지난해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제6회 자치행정혁신전국대회’에서 관광축제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민자유치 축제가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고 군의 브랜드가치를 상승시켜 수상했다는 게 당시 청원군의 설명이었다.

홍성민 대일기획 대표는 “올해도 청원군에서는 아스콘 포장과 수도설비, 휀스설치, 토목공사 등에 2억원 정도 썼고 우리 기획사에서 16~18억 가량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작은 행사라고 해도 20억 이상을 쓰는데 유채꽃축제는 정말 돈 안들이고 하는 행사다. 문화관광부에서 암행감사를 나와 일일이 조사를 하더니 ‘어떻게 이렇게 돈을 적게 쓰고 큰 행사를 하느냐’며 놀라고 갔다”고 말했다.

이런 부분에서 유채꽃축제는 다른 축제와 구별된다. 문화관광부와 관련 기관에서도 이 점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국비를 따온다고 해도 지자체마다 축제에 몇 십 억원씩 쏟아붓는 것은 세금낭비와 현안사업 예산투자가 후순위로 밀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원군의회가 축제 행사비 전액을 삭감, 올해는 군이 긴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어 홍 대표는 “현재 인터넷 예매업체 인터파크에서 유채꽃축제는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연휴를 지나봐야 알겠지만 23일 동안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올해 행사 특징이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청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바뀌고 있고, 외지인이 70~80% 가량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젊은층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축제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수 있고, 외지인들이 많아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음식 없어”
군은 또 1~2회 축제 때는 유채꽃 전문가를 모셔와 노하우를 배웠는데 올해는 독자적으로 꽃을 키워 남의 ‘손’ 빌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전에는 축제 현장 주변에 노점상들이 난립, 관람객들이 축제가 아니라 노점상 잔치라며 눈살을 찌푸리곤 했는데 올해는 이런 모습이 개선된 점도 눈길을 끈다. 기획사측과 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크고 작은 음식점 외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갗들이 나와 있는 것도 재미를 더해 주는 부분.

그리고 주최측은 볼거리를 위해 세계문화빅쇼, 미치타 유라시아댄스공연, 미에르바 일렉째즈공연, 마술쇼, 유채라이브음악회 등을 선보였다. 수십만개의 화려한 조명으로 이뤄진 이탈리아의 조명쇼 루미나리에는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다. 관람객 이승식씨(45·청주시 율량동)는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유채꽃을 넓은 오창단지에서 볼 수 있어 기쁘다. 꽃도 때맞춰 만개했고 외국에서 건너온 공연과 쇼 등이 재미있었다.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특히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체험학습장을 돌아다니며 즐거워 했다. 그러나 식당 음식이 다소 비싸고, 청주·청원만의 독특한 음식맛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이 고장의 음식을 먹고 가야 기억에 남는데 그런 게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지역만의 고유 음식이 없다는 점은 항상 지적돼온 문제다. 축제는 놀거리와 먹을거리,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청주·청원지역은 자랑할 만한 먹을거리가 없다. 이 곳 축제장의 식당 중 옥산장날순대와 청원생명쌀밥집 정도를 빼면 나머지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여서 한 끼 때우는 식이 되고 있다. 충북도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면 도 차원에서 메뉴개발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 홍강희기자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