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봉자씨의 ‘시끌벅적 파란만장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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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봉자씨의 ‘시끌벅적 파란만장한 삶’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6.05.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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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사업가에서 극단 가락 대표로 변신
지난해 시집내고 등단까지, “예술은 내 마지막 인생”
   
주봉자(59)씨. 그는 한때는 전도유망한 무용수였고, 착실한 무용교사였으며, 또 결혼 후에는 남편과 오리농장, 강남방직등을 운영한 잘나가는 사업가이기도 했다. 또한 대통령도 묵었다던 충주의 동연가든도 운영했지만, 사업은 생각만큼 순탄치 못했다.

결국 98년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어릴적 꿈인 예술가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다. 주씨는 어려서부터 무용과 소리, 악기등을 익혔고, 박초월 선생에게 사사받았다는 것. 서울예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단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주씨는 통 큰 사업가였던 만큼 예술도 화끈하게 했다. 먼저 99년 음성에서 주부예술단 ‘촌것들’을 만들었다. “동네 아낙들 하나둘씩 설득하며 끌어모았다”는 ‘촌것들’은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며 재미난 이름만큼이나 인기몰이를 했다. 그사이 주씨는 음성품바축제 초기 발기인으로 참여, 축제의 전체적인 방향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뜻하지 않은 사고가 나 모든 것이 뒤엉커버렸다. 품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오던 단원들의 차가 사고가 나 단원들 대부분이 1급 장애인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잡혀있던 스케줄이 펑크나는 바람에 위약금에 걸려 주씨는 결국 철장신세까지 지게 된다.

5개월하고 13일동안 감옥에 있었던 주씨는 그곳에서 글을 쓰며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고 한다. 사실 그는 99년 시집 ‘삶의 뒤란에서’를 내고 문예한국에 등단하기도 했다. 주씨는 “감옥에서 쓴 글들은 바빠서 미처 탈고도 못했다”며 “조만간 책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이후 그는 청주로 거처를 옮겨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다. 그런 그를 옛날 단원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고, 다시 예술단을 시작하자고 제안해왔다. 그는 2005년 극단 가락을 만든다. 이번에도 단원들 대부분이 주부들이지만, 모두 한가지 이상의 장기를 갖고 있었던 터라 공연준비는 신바람을 탔다.

주씨는 의상부터, 소리, 춤, 악기들을 모두 직접 전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천의병제에서 창무극 ‘박달제 금봉아’을 무대에 올렸고, 역시나 전국 지역축제에 부지런히 초청받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무대에는 기꺼이 무료공연을 자처한다.

지난 5월 2일 화장사 앞뜰에서는 환경미화원과 노인들을 대상으로한 경로잔치가 열렸고, 극단 가락은 모듬북, 박달꽃, 한오백년등을 공연했다. 사실 극단 가락은 찾아가는 공연의 전문화가 목표다. 소외된 계층을 위한 공연을 할때 맞춤식 행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국악랩까지 만들었다.

주씨는 “요즘 중앙에서부터 찾아가는 공연이 유행인데, 그 형식과 내용은 같으면서 지역만 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형태가 반복된다”며 “예산 지원만 할 뿐 제대로 된 사후평가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사들의 노래자랑들도 구태의연하다고 강조했다.

극단 가락은 이미 직지 창무극인 ‘직지심체요절갗, ‘팔도 장돌뱅이’, 신흥부전‘등을 레파토리 공연으로 갖고 있다. 그는 특히 ‘직지심체요절갗에 대해 할말이 많다. “외국에 나갔을때 어필할수 있는 것은 순수한 우리 국악이다. 입장을 바꿔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창을 잘한다고 해도 우습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 가락과 우리 정서가 묻어있는 소리로 직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

그의 가방에는 언제나 새로운 창무극 대본, 지역의 문화재를 노래화한 가사들이 파일로 정리돼 있다. “예술로 어렵게 돌아온 만큼 죽을때까지 예술만 하겠다”는 그는 “극단 가락이 최고 수준에 이르면 현대화된 퓨전공연도 개최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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