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수뇌진 언론에 속내 언급

반도체 빅딜과정에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양도했던 LG그룹의 수뇌진이 빅딜 결과에 대해 그동안 품어왔던 깊은 속내를 언론에 처음으로 밝히고 나서 관심.
구본부 LG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지난 17일 중앙일보 기자에게 “반도체 빅딜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쓰리다”며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인 만큼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의 18일자 경제섹션 인터뷰 기사는 보도했다. 구 사장은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KLM항공 비행기 안에서 함께 탑승한 중앙일보 기자를 만나 “1998년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기게 된 반도체 빅딜은 잘못된 컨설팅에 의한 결정이었다”고 말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EI의 공동대표이사이기도 한 구 사장은 반도체 빅딜과 관련해 ‘반도체 부문 매각으로 LG의 자금사정이 좋아지지 않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최근에도 그런 얘기를 한 친구와 대판 싸웠다. 내 아픈 속을 누가 알겠느냐”며 “하이닉스가 아직 제품 기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LG 출신 엔지니어 덕분”이라고 말해 여전히 진한 아쉬움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구 사장은 그러나 ‘하이닉스 매각이 추진중인데 청주공장(옛 LG반도체 본사공장)을 다시 사들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떠났다. 끝난 사업에 미련을 가지면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반도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업 부문에서 잘 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성적으로는 반도체 사업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을 두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충북장학회 독립시키자”

정부가 조흥은행의 소유지분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충북은행 당시 ‘충북장학회’를 모태로 한 조흥은행 장학회를 이번 기회에 독립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조흥은행 충북장학회는 지난 88년 충북은행 당시 대우그룹이 가지고 있던 은행 지분의 일부를 출연, 10억원의 기금으로 출범한 것이 모태가 됐다. 충북은행과 조흥은행이 합병한 이후에도 조흥은행의 별도 법인체로 충북장학회가 그대로 승계돼 온 것.
그러나 정부가 조흥은행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장학회의 진로와 정체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으며, 차제에 장학회를 독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를 얻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충북은행 출신 모임인 충북은행 동우회에서는 “충북은행 장학회의 설립배경과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조흥은행과 분리하는 게 옳다”며 그 이유로 “조흥은행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본점 중부권 이전은 물론 지역밀착은행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충북장학회는 충북은행 당시 주주들이 설립한 것으로 은행 합병 당시에도 독립화하는 문제가 제기됐으나 그냥 넘어간 것은 조흥은행이 장학회 정신을 승계하고 나아가 본점의 중부권 이전을 약속하는 등 지역은행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한 때문이었다”라며 “하지만 이같은 약속의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지금 충북장학회를 굳이 조흥은행 산하에 존치시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조흥은행 충북장학회 기금은 주주들이 이익배당금의 일부를 장학회에 꾸준히 출연한 덕분에 현재 25억여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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