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수 한나라당 청주 상당지구당 위원장

한나라당이 이원종지사의 영입을 모색하는 것은 한대수 전행정부지사(한나라당 청주상당지구당위원장)의 입장에서 아주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비록 낙선했지만 16대 총선에서 야당바람을 일으키며 한나라당의 위상을 확실히 다져 놓은 ‘공적’을 생각한다면 지금 타당 소속인 이지사(자민련)에게 추파를 던지는 처사는 아주 못마땅하다. 한위원장은 이미 오래전에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고,또 흔들림없이 활동함으로써 분명 한나라당의 적자(嫡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는 예의 담담함으로 이 문제를 조망하고 있다. 도지사 출마의 신념엔 추호도 변함이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당원과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각 언론에서 여러번 그에 대한 기사를 다뤘지만 이지사와의 역학관계에 대해선 대부분 예봉을 피했다. 지금 상황에서 한위원장이 가장 껄끄러워 할 수 있는 ‘정곡’을 건드려 가장 솔직한 대답을 들어 봤다. 예민한 사항인만큼 최대한 발언을 그대로 준용했다.

-본인이 오래전부터 도지사 출마를 전제로 활동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자민련의 이원종지사 영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언론과 여론이 앞서가는게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인이라도 당연히 기분 나쁠 수 밖에 없다.

“선거를 총체적으로 봐야 하는 당의 시각이 꼭 나와 일치할 수는 없다. 또한 당이 아직 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당의 입장이다. 다만 나는 한 정당에 속한 정치인으로서 신념을 밝혔고 끝까지 이를 지키려고 한다. 사실 그동안 나에 대한 여러 억측들이 제기됐지만, 확실하게 도지사 출마를 공언했고 이를 위해 열심히 활동한 것이 전부다. 이런 논란에 대해 일일이 신경쓰지 않는다.”

-이원종지사의 한나라당 입당 개연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실제로 그가 한나라당으로 올 것으로 생각하는가.

“정치라는 것엔 항상 가변성이 따르는게 아니냐. 이지사가 한나라당으로 올수 도 있고 또 못 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미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힌 나론선 크게 관여치 않는다. 다만 나는 초지일관 이지사의 한나라당행은 옳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설령 두 사람이 다 한나라당으로 출마한다고 해도 지금 하고있는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면 될 것이다. 이지사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인물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당원들에게 신임을 묻고 싶다. 영입보다는 당내에서 후보가 나와야 한다.”

-이지사의 한나라당행이 왜 옳지 않다고 보는가.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대해 논하는 것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굳이 답변하기를 원한다면 평소의 생각을 그대로 전하겠다. 이지사는 자민련 공천을 받아 당선됐고 지금까지 그 당적을 유지하며 4년간 도정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자민련 당적으로 출마해 재신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 좌우되는 것도 안 좋지만, 그렇더라도 소속 정당에 대한 신념과 소신은 분명히 가져야 한다. 당이 마음에 안 들면 스스로 탈당하면 그만이다. 아무리 지방선거라고 하지만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건 모양이 안 좋다. 아마 당적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후보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당의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 실제로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상대에 비해 지지도가 아주 낮게 나왔다. 이를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건 그렇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는 당연히 현직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해 현직은 매스컴도 많이 타고 또 각종 행정수행을 통한얼굴알리기에도 절대적으로 용이하다. 아직 자연인인 나의 활동은 최소한의 범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포괄적으로 나의 존재를 부각시킨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공천을 받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의 여론조사는 정당관계 및 공천 등 대부분의 선거변수가 생략된 상태에서의 결과다.
공천이 확정되고 또 어느정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진행된 후엔 엄청난 변화가 반드시 온다. 관건은 공천이다.”

-그 얘기는 공천을 못 받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렇다. 정당에 속한 신분으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당연히 출마하지 말아야 도리일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일각에선 도지사보다는 현재로선 후보 경쟁력이 높은 청주시장 출마 쪽으로 선회할 것을 바라고 있다. 본인도 이를 아는가.

“이미 오래전부터 듣고 있다. 그러나 이건 나를 잘못 본 발상이다. 나는 도지사에 출마했고, 목적 달성을 위해 전력하고 있다.
정치인이 상황에 따라서 이게 안되면 저것으로, 저게 안되면 이것으로 입장을 바꿔서야 되겠는가. 이미 도정을 다뤘던 경험을 살려 기회가 되면 도지사로서 사심없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청주시정은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할 것이고 실제로 그분들이 지금 출마를 준비하고 있잖은가. 청주시장으로 출마하는 일은 추호도 없을 것이다. 이건 확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재차 다짐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는 공천과 관련해 뭔가 믿는 구석(인과관계 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오해다. 다만 정치적 신념을 지킬 뿐이고 당도 정도를 갈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도 결코 시류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공천을 못받아 도지사 출마를 포기한다면 어쩔 셈인가.

“경선과 공천 과정이 공정했다면 이의 없이 위원장이라는 현직에 충실, 지구당 관리와 향후 대통령 선거에 힘쓰겠다. 이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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