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빙등제에선 꽝 언 겨울맛… 하이난에선 12월의 여름맛

베이징-톈진 등 중국 중북부 지역은 가을이라고 할만한 날이 보름도 못되어 금세 겨울로 접어들었다. 거리에는 이미 두꺼운 파카로 무장한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백성들의 땀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호수 이허위안(이和園)의 쿤밍후나 문화대혁명의 발발 초기에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게 라오서가 숨진 타이핑후(太平湖)에도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은 넓다. 한겨울 헤이롱지앙 하얼빈에서 영하 30도의 강추위 속에서 빙등제가 벌어질 때 남단 하이난다오의 해변가에서는 유유히 해수욕을 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다양하다. 여름과 더불어 배낭여행자들에게 흥분되는 겨울, 찾아볼 만한 중국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영상 30도의 기온이 대륙 전반을 달구는 여름과 달리 중국의 겨울은 영하 30도에서 영상 25도의 기온이 골고루 분포한다. 따라서 중국의 겨울여행을 준비하면서 날씨는 첫 번째 고려 대상이다. 우선 날씨에 따라 배낭의 무게는 물론이고, 코스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중국 겨울 여행의 첫째는 날씨

중국의 겨울 날씨는 고지대가 많아 좀 특수한 서부지역을 제외한 중동부는 정확히 위도에 따라 결정된다. 1월 헤이롱지앙 등의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고, 베이징, 톈진선은 영하 5도 정도를 오르내린다. 지난해처럼 이상 난동(暖冬)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계속되는 온난화 속에서도 이 정도의 기온이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산둥반도나 정저우, 시안 등지는 한국과 위도가 비슷한 만큼 온도도 비슷하다. 조금 더 내려온 상하이, 난징, 우한, 충칭, 청두 등지는 영상 5도 정도로 비교적 따스한 날씨다.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간 저지앙이나 푸젠, 광시 및 고산지대인 윈난은 영상 10도 정도로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홍콩과 가까운 광둥이나 하이난다오 등지는 영상 15도 정도로 조금 더운 느낌이 있지만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여행지들이다.
중국의 경우 신년휴가가 없다. 대신에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춘지에(春節)는 한국 못지 않은 대이동이 있는 때다. 보통 일주일에서 보름동안 주어지는 이 휴가동안 중국은 엄청난 인파가 이동하는데, 춘지에 교통체증은 보통 춘지에의 한달 전부터 시작된다. 이 기간에는 북부에서 남부로 가는 교통편과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교통편은 심한 정체를 빚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배낭여행자들은 이 점을 고려해서 동선을 잡는 게 좋다. 춘지에의 전후에는 전체적인 혼잡을 빚는다. 따라서 춘지에 즈음에는 자유여행을 떠나기보다는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는 게 수월하며, 자유여행중이라면 춘지에 즈음에는 여행자들이 많은 윈난, 구이린 등지에서 춘지에를 나는 게 낫다.
중국 빙하의 도시 하얼빈은 겨울 내내 영하 30도에 가까운 맹추위가 계속된다. 이 때문에 12월말부터 하얼빈을 지나는 쑹화지앙(松花江) 주변에는 갈수록 성대한 빙등지에(氷燈節)행사가 벌어진다. 1월초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벌어지고, 2월말에야 이 행사가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겨울 내내 빙등지에는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낙에 강한 추위가 계속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2벌 정도의 내복을 챙겨야 한다. 하얼빈의 빙등지에는 추천지수 4.

하얼빈·베이징 겨울 여행의 명소

하얼빈 이외에도 선양, 따리엔 등지도 비슷한 행사가 벌어지는데, 규모로는 베이징 롱칭샤에서 벌어지는 빙등지에가 하얼빈 다음이다. 거대한 협곡으로 다른 계절에도 여행의 명소로 꼽히는 롱칭샤는 빠다링 장성이 있는 창핑(昌平)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1월초부터 2월 중순까지 계속되는데, 지난해처럼 이상 난동이 일어나면 기간이 단축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롱칭샤 이외에도 베이징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만큼 여전히 중요한 여행지로 꼽힌다. 추천지수 3.
중국 역시 스키장 문화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멀지 않은 장지아코우(張家口) 숭리셴(崇禮縣) 1600~2000m의 고산지역에 있는 싸이베이(塞北)스키장은 10평방km에 형성된 스키장으로 3월 하순까지 개장한다. 백두산(중국명 長白山) 스키장은 백두산 자연보호지역인 얼바오바이허(二道白河)에 있는 천연의 스키장이다. 해발 1640m에서 1820m에 만들어진 이 스키장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키장을 모델로 한 스키장이다. 백두산 스키장의 최대 장점은 온천욕을 같이 즐길 수 있다. 휴한기 관광객을 모집하려는 옌지시 정부의 노력으로 급속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야포리(亞布力) 스키장은 중국 스키장의 대명사 같은 스키장이다. 해발 1370m에 형성된 스키장은 눈길 거리가 70km에 이를 만큼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스키장 내에 스키학교가 있고, 4월 1일까지 공식으로 개장할 만큼 개장시간이 길다. 약점은 하얼빈에서 260km 가량 떨어져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시안(西安) 등지는 겨울철에 혹독하게 추워진다는 점을 고려해 가지 않는 게 좋다. 추천지수 2. 또 타이산, 취푸 등 중국 중부도 날씨가 춥고, 황량한 느낌이 들어서 권하지 않는다.

윈난·쓰촨 날씨 포근 여행하기 좋아

황허의 부근에서부터 창지앙(양쯔강)에 이르는 곳은 한국의 겨울과 기온이 비슷하다. 창지앙 부근은 겨울 기온이 5도 정도로 비교적 포근해서 여행하기에 좋다. 하지만 창지앙 이남은 공식적으로 난방이 금지되어 있다. 호텔은 난방이 되지만 배낭여행자 숙소 등 저렴한 숙소는 난방이 되지 않아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최근에는 에어컨을 통해 난방을 하는 일도 많다.
창지앙의 상류에 해당하는 윈난은 겨울철 여행지의 최적지 가운데 하나다. 여름, 가을처럼 수목의 화려함은 없지만 겨울 내내 평균 영상 15도 정도의 기후가 계속되어 아늑한 느낌을 주는 여행지다. 쿤밍, 따리, 리지앙으로 이어지는 황금노선은 날씨가 포근하고, 수목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봄, 여름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지만 위롱쉐산(玉龍雪山)에 눈이 쌓이는 겨울도 여행하기 좋다. 또 따리 등은 설날을 전후로 해서 소수민족의 행사들이 벌어져 나름대로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리지앙의 게스트하우스는 날씨가 떨어질 겨우 이용하기 힘들어 일반 호텔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숙박비가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반면에 쿤밍에서 휠씬 남방에 있는 시솽반나는 11월부터 4월까지가 건기에 해당하고, 기온도 평균 20도 정도여서 추위를 피한 여행지로는 적격이다. 윈난지역의 추천지수는 5.
위도로는 윈난보다 높은 쓰촨도 아열대 기후에 속해 겨울에 그다지 춥지 않다. 다만 청두는 겨울 내내 안개가 끼어있는 날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쓰촨에서 떠나는 지우자이고우나 황롱, 어메이산 등은 10월이 가장 좋은 여행철이지만 겨울에도 5도 정도로 그다지 춥지 않아 여행하기에 좋다. 어메이산도 우기가 아니어서 여행하기에 좋다. 쓰촨성 여행지수는 4.
충칭에서 떠나는 산샤 여행은 일단 멈췄다고 보는 게 좋다. 물막이 공사가 끝나면 이달부터 수고에 물이 차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철거하거나 높은 지역으로 이사한 도시가 폭파된 흔적이 흉하게 남아있다. 또 산샤댐 부근의 선박이동용 도크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 댐 경유시간이 길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충칭의 남부쪽에 있는 구이저우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곳이 별로 없지만 겨울철 여행지로 독특한 맛이 있는 곳이다. 1월도 영상 8도 정도로 비교적 포근하고, 건기에 해당해 여행하기에 좋다. 구이저우의 성도인 구이양(貴陽)에서 남부 황궈수(黃果樹)폭포로 이어지는 훙펑후(紅楓湖)나 롱궁(龍宮) 지역은 겨울철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추천지수 4.

겨울철 중국 여행지 남부에 집중

창지앙의 중하류의 남부는 겨울에 여행하기 좋은 곳은 곳이 많다. 후난성의 장자지에(張家界)는 5도 정도의 날씨로 밤에는 약간 춥지만 여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다만 겨울철에는 작은 비에도 안개가 짙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미리 날씨를 살펴야 한다. 추천지수 3.
창지앙 중하류에는 중국의 손꼽히는 명산이 많다. 중국 인문문화의 전시장인 루산(盧山), 도교의 성지중 하나인 롱후산(龍虎山), 중국 혁명의 요람인 징강산(井岡山), 불교 성지인 지우화산(九華山), 중국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황산(黃山) 등 수많은 명산이 있다. 이 산들은 겨울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여행하기에 좋다. 특히 운해를 보는데는 겨울철이 좋기도 하다. 특히 루산, 징강산, 롱후산은 모두 지앙시성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행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준다. 추천지수 3.
황산은 겨울철에도 그 독특한 맛이 있는 산이다. 황산송이 피어내는 눈꽃과 겨울에 가장 선명한 운해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추천지수 4.
창지앙 하류인 상하이나 항저우 등지는 겨울에도 포근한 날씨를 유지한다. 하지만 항저우의 여행 중심인 시후(西湖)가 황량한 느낌을 주는 만큼 권하지 않는다. 추천지수 2.
저지앙성의 남부에 위치한 옌탕산(燕蕩山)이나 우이산(武夷山)은 봄가을에 비해 수목이 푸르름이 덜하지만 나름대로 맛이 있는 산들이다. 추천지수 3.
한국에도 잘 알려진 구이린(桂林)은 리지앙의 수량이 풍부한 봄이 가장 좋은 여행철이지만 겨울에도 기온이 영상 15도 정도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어 여행하기 좋다. 특히 긴 시간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게스트하우스가 널리 분포한 양수오(陽朔)는 낙원과 같은 곳이다. 추천지수 4.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성인 하이난(海南)은 11월부터 다음해 3월 정도까지가 가장 여행하기 좋은 시간이다. 이국적인 바닷가와 풍경 등은 동남아 해안 리조트들을 상상하면 된다. 추천지수 5.
겨울철 중국 여행지는 날씨 때문에도 남부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홍콩을 경유하거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여행편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중국 여행에 관한 자세한 질문은 기자가 답변해주는 KBS월드넷차이나(www.kbsworld.net/china) 여행상담실에서 가능하다.
글/사진 조창완 기자 chogaci@hitel.net

중국인들, 신용카드보다 현금이 좋다?
국제규약 무시하고 수수료 10% 부과…신용거래 요원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근무하는 장영희(31)씨는 중국 지방출장을 위해 비행기 티켓을 예약할 당시 외국에서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던 국제 신용카드인 비자카드로 결제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담당직원은 무심한 표정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사용수수료 10%가 부과된다”라고 말했다.
그런 규정이 어디 있냐는 장씨의 약간 격앙된 말에도 담당직원은 “규정이다”라는 대답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당시 현금을 가지고 있었지 않았던 그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 수 없이 신용카드로 티켓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런민삐 800위안 짜리를 880위안에 구입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제 신용카드 결제시 일시불로 지급할 경우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고 할부일 경우 기간에 따라 약 1~3%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외환은행 베이징분행 김광선 과장은 “실제적으로 중국 내에서 국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경험을 당해 봤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고, 인지도도 저조해 궁극적으로 신용카드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신용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을 극히 꺼려하는 중국의 특성과 기술의 미성숙 등의 원인으로 신용카드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며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현금거래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내 개인신용제도의 결여로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가 매우 높기 때문에 카드 신청인이 적지 않은 담보금을 은행에 먼저 예치해야 하는 등 카드신청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며 “일종의 외상거래라 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극히 꺼려하는 입장이며 카드 발급사에서도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내 호텔, 백화점, 여행사, 식당 등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전체의 5% 내외. 더군다나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카드를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사용하지 않는 게 이득인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신용카드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특약점의 인식 전환, 담보금제도 폐지, 신용카드 소지인의 신용도 및 기타 금융자산 활용방안 마련 등과 같은 국제기준에 맞는 신용카드 정책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의 은행연합카드㈜는 최근 VISA카드의 주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국제 신용카드 규약을 따르게 되며, 이에 따라 전세계 2400만여개 비자특약점과 76만여대의 자동지급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국제 신용카드 규약을 무시한 채 1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신용거래가 자유롭지 않아 신용에 의한 거래가 불편한 만큼 세계 경제대국으로의 발전속도도 그만큼 늦어질 전망이다.
장정욱 기자 jjwchina@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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