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들이 경선과 전략공천을 통해 도지사 후보를 확정하면서 4파전의 충북지사 선거구도가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경선이라는 상승기류를 타고 구름 위를 날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한범덕 후보는 ‘행정가(비정치인) 대 정치인’ 구도를 형성해 정치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지만, 오히려 당내 선거운동을 추동하지 못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배창호 도당위원장을 지사 후보로 내세워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5.31 지방선거판에 풀무질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분석해 볼 때 배 후보의 출마는 정당투표 및 지방의회 선거에 상승효과를 줄 전망이다.
국민중심당은 지사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 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자처하고 있는 지역당의 이미지를 구겼다. 후보 확정과 함께 4월19일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조병세 중앙당 전략기획위원장의 각개약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월17일 청주MBC와 충주MBC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신뢰구간 95%, 오차범위 ±3.1%P) 결과 ‘어느 후보를 선택할 것인갗라는 질문에 대해 정우택 45.9%, 한범덕 21.9%, 배창호 8.2%, 조병세 0.9%, 잘모름 23.1%라는 응답이 나온 것은 이같은 상황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정당지지도 편차 한나라당 38.5%, 열린우리당 24.3%, 민주노동당 14%, 민주당 1.9%, 국민중심당 1.1% 보다도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이다.

▲ 한범덕(열린우리당)행정가 대 정치인 전략 "글쎄요" 한범덕 후보 ‘이원종 후광에서 벗어나라’각 당에서 지방선거를 이끄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될 도지사 후보 선출 과정은 ‘4당4색’이라고 할 정도로 차이점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충북지역을 석권하고도 도지사 후보를 찾지 못해 홍재형, 이시종 의원 등이 떠밀려 출마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초 청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한범덕 전 정무부지사가 이원종 지사의 차기 불출마 선언과 맞물려 도지사 후보로 전격 결정됐다. 한범덕 후보는 ‘바이오 충북’을 기치로 내걸었던 이원종 지사의 후광을 등에 업은데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과의 친분 등이 부각되면서 중앙당 차원의 ‘도지사 후보 영입 1호’라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입당 환영식에서 “바이아토피아 완성을 위해 여당을 선택한 것은 불가피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방자치에 대한 정당공천에 반대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정치색이 옅은 것이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의식에 편승해 ‘정치인 대 비정치인’ 구도로 이끌려는 구상이지만 그저 ‘나쁘지 않다’가 적극적인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 양당 구도 속에서 한나라당과 적극적인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것도 당원들과 당내 출마자들을 추동시키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원종 지사 불출마 선언 직후 빛을 발하던 후광이 옅어져 가는 것도 고민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 A씨는 “이원종 지사는 이미 한나라당 탈당으로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 이 지사의 성격상 더 이상 엄호사격을 해줄 리는 만무하다. 어찌 보면 하루빨리 이 지사의 후광에서 벗어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청년당원은 “도지사 후보는 본인의 선거도 중요하지만 전체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다보니 전체 선거가 다 침체돼 있다. 지금이라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우택(한나라당)"대권 승리"청사진으로 경선 압승
정우택 후보 ‘당의 자존심 터치했다’
한나라당은 당 소속 이원종 지사의 불출마, 탈당 선언 이후 잠시 ‘아노미상태’에 빠졌지만 우세한 정당지지도를 바탕으로 정우택, 한대수, 김진호 예비후보의 3자 경선구도에서 정우택 후보가 62%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도지사 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 후보가 한대수 후보와 접전이 예상되던 경선에서 손쉽게 승리한 것은 2005년 9월 일찌감치 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지사 후보로서 인지도를 높였고, “박근혜 대표가 직접 영입했다”, “전략공천이 유력하다” 등 이른바 ‘정우택 대세론’을 유포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는 전략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경선에서 압승함으로써 전략공천 이상의 효과를 챙긴 것이다.

정 후보가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또 하나의 요인은 대선에서 내리 패배하면서 구겨진 한나라당의 자존심에 호소했다는 것이다.

한대수, 최영호 예비후보가 ‘어려울 때 당을 지킨 사람임’을 강조한 반면 자민련 출신의 정 후보는 ‘빼앗긴 10년을 정우택이 되찾겠다’는 식으로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의 미래와 자신의 ‘전투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경선 표심을 움직였다.

그러나 부친의 친일 논란, 2002년 대선 당시 정치자금 수수 전력 등 작은 구멍들이 상황에 따라 파열구가 될 수도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경선 패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얼마나 힘을 보태줄지도 변수다.

▲ 배창호(민주노동당)지방선거 사령관, 민노바람 풀무질 민노, 국중당 ‘무엇을 남길 것인갗가' 2004년 총선에서 두 자리수 원내 진출에 성공해 일약 3당으로 부상했던 민주노동당은 조승수 의원의 의원직 박탈로 4당으로 내려앉았지만 5.31 지방선거를 통해 실질적 3당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포부 아래 기초의회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배창호 도당위원장의 도지사 출마도 이같은 전략에 따라 ‘4번 붐’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일단은 최근 발표된 몇차례 여론조사 결과에서 배 후보가 10% 가까운 지지율을 확보해 크게 고무된 상태.도의회 비례대표를 비롯해 일부 시·군의회 선거는 당선권에 근접해 있지만, 기초의회 4인 선거구가 2인 선거구로 분구된 것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배 후보는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3월28일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당 지지도 20%와 지방의원 15명을 배출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지역주의 정당을 내세우고 있는 국민중심당은 후보 결정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 이규황 전 전경련 전무 등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조병세 중앙당 전략기획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한 것이다. ▲ 조병세(국민중심당)여성 정무부지사 임명 등 "틈새공략"
그동안 나기정 전 청주시장, 정종택 충청대 학장, 차주영 도당 대표, 재경 여성경제인인 이영희 도당 부대표, 청주대 박종호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도지사 후보로 거론된 것에서 국민중심당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조 후보는 충북 영동이 본적으로 제천에서 태어나 대전고를 졸업하고 국가보훈처장 등을 지냈지만 지역 내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조 후보는 19일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여성 정무부지사 임명 등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소외계층 복지정책 확대 등 사회 양극화 해소, 청주·청원 통합기반 조성 등 지역현안과 관련한 공약들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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