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너머 배운 실력으로 지방자치 자신
“이제는 현실정치에서 실력 발휘 하겠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비서관 등 이른바 보좌진들의 출마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현역 보좌관만 70~80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보좌진의 대거 출마는 이번 선거부터 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이 실시되고 지방의회가 유급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속하는 보좌진들이 본격적인 정치입문의 전초단계로 지방의회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당 입장에서 볼 때도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실무경험이 밝은 보좌진의 출마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공천경쟁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현역 보좌진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는데 따른 다소의 ‘뒤숭숭함’을 염려할 뿐이다. 5.31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역에 출마하는 보좌진 출신은 모두 6명 정도. 그러나 대부분이 전직 의원의 보좌진 출신들이다. ‘어깨 너머로 배운 실력으로도 지방자치는 자신있다’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
김법기, 박문희, 이언구 충북도의회 출마
김현수 ‘食客’으로 정치입문, 도의원 2전3기 “이번엔 꼭”
박 후보는 김현수씨가 1985년 12대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되자 김씨가 운영하던 상포·장의사의 경영을 맡아 3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다. 이때 상포사를 운영한 경험은 4년 전 분묘이장사업을 시작하는데 밑바탕이 됐다.
신민당에서 통일민주당, 평민당, 국민회의,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에 이르기까지 지역에서 직업 정치인으로만 살아온 박 후보가 선출직에 도전한 것은 1998년과 2002년. 청원을 지역구로 도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시게 된다.
“오랫 동안 정당활동을 하면서 지방자치가 실시되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할 정도로 도의원에 대한 강한 지향을 지닌 박 후보는 “행정부의 꼭두각시 수준인 지방의회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는 또 “정동영 당의장은 친구고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도 절친한 사이”라며 “중앙인맥을 통해 지역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 424호(4월1일자)에서 언론인 출신 후보로 소개된 도의회 충주1선거구의 이언구 후보도 16대 이원성(충주)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고용길, 김응주, 최진현 기초의회 출사표
백기완 선거운동본부 출발 이시종 의원 비서, 열린당 공보실장 경력
김응주(43) 후보는 ‘공부가 하기 싫어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6살에야 검정고시로 고교 졸업장을 딴 뒤 충주대 행정학과를 다니다 그만 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2년 12월 실시된 14대 대통령선거 당시에는 민중후보로 무소속 출마한 백기완 후보 선거운동본부에서 일하는 등 1990년대 초반 민중정당 진영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민중정당 운동은 1980년대 말 한겨레민주당, 민중당으로 이어지다가 진보정당 추진위를 결성하는 등 원내 진출을 시도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됐다. 김 후보는 이후 좌파 가운데 일종인 IS계열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02년 6월 실시된 3기 민선 충주시장 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속의 현역 시장이던 이시종 캠프에 기획팀장으로 참여했다가 선거가 끝난 뒤 생업으로 복귀했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 시장직을 중도 사퇴하고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시종 후보 진영의 기획담당으로 일하면서 두 번째 인연을 맺는다.
김 후보는 선거 뒤 6급 비서로 이시종의원실에 남았다가 2005년 6월 공모를 통해 열린우리당 도당 공보실장을 맡았으나 시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다. 김 후보는 “선거구가 기업도시, 지방첨단산업단지의 입지가 되는 만큼 거주환경의 문제 등을 차분하게 살펴 기존 거주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 최진현 후보. | ||
자민련 공채 예산 실무담당자 출신, 한나라 이혜훈 의원 비서관 경력
최진현(35) 후보는 1999년 자민련 중앙당 공채 2기로 정당생활을 시작해 기획관리팀에서 예산업무를 담당하다가 2004년 17대 총선이 끝난 뒤 JP의 정계은퇴와 맞물려 자민련을 떠났다.
최 후보가 정당 사무처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취업 차원의 결정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고 박정희 대통령의 국장을 지켜보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하니 떡잎부터 ‘정치색’이 분명했던 셈이다. 그래서 대학도 충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최 후보는 자민련을 나온 뒤에도 향후 진로를 고려해 행로를 결정했다. 우선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혜훈(서울 서초갑) 의원의 비서관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는 ‘국회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는데, 추천이 아니라 공모에 의해 이뤄졌다.
최 후보가 직접 현실정치에 참여하기로 하고 선택한 지역은 상당구 용암동이다. 새로 형성된 동네이기 때문에 젊은 층에 다가가기 쉽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 후보는 “제대로 된 기초의회 활동은 예산·결산의 전문성 확보와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조례 제정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놀이터 등 아파트단지 내 시설의 시설비나 관리비 등을 입주자가 아니라 행정기관이 부담하도록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표 기자
gaja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