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순한 사랑을 위하여 강물처럼 흐르는 詩…

도종환 시인의 새 시집 ‘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가 나왔다. 시집으로만 쳤을 때 여덟번째 작품집이 된다. 도 시인은 ‘고두미마을에서’ 이후 ‘접시꽃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등을 펴냈다.
최두석 시인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종환은 간곡하고 지극한 사랑의 시인이다. 그의 사랑은 한 여인을 향하기도 하지만 그의 품은 넓고 깊어서 일터인 학교 학생이나 고통받는 이웃을 포함하여 세상 사람들을 두루 끌어안는다. 그가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세상 속에서 그의 사랑이 겪는 시련 때문이다. 그의 비유는 사랑을 안고 출렁이고, 그의 노래는 더 깊고 지순한 사랑을 위해 강물처럼 흘러간다.”
이 것처럼 그를 잘 설명하는 말이 또 있을까. 교사로, 지역운동가로, 시인으로 살면서 어느 것 한 가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 그는 거친 싸움에 앞장서면서도 생의 긍정을 노래하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담임반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나머지 ‘한 명 한 명이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로 보인다는 것이 그다. 시인은 8·15 민족통일대축전시 평양에서 만난 아이 업은 아낙을 보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아이를 낳아 얼마나 힘들게 키웠을까를 생각한다.
나이 오십이 가까워지는 그는 이 시집의 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은 바람에 거칠게 흔들렸으며/ 어느 날은 심하게 상처받았고/ 어느 날은 실패하였으며/ 어느 날은 기쁨과 설렘으로 가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쓸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강물소리를 들으며/ 강물소리와 함께 조용히 깊어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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