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최소 60만원은 돼야” … 지원 상한도 없애야
여야가 국회에서 내년도 논농업직접지불제(이하 직불제) 관련 예산을 정부 요구안보다 대폭 증액키로 일찌감치 합의한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직불제는 UR(우루과이 라운드)체제속에서 추곡수매제도의 점진적 축소-폐지로 불가피해 질 농업소득의 감소에 따른 충격의 완화대안으로 유력하게 부상해 왔다. 정부는 이에따라 직불제 실시를 전제로 ha당 지원단가를 비롯한 여러 사항에 대한 정책검토에 들어간 끝에 올해 첫 시행에 나서 진흥지역 논의 경우 ha당 25만원, 비진흥지역 논은 20만원씩 지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줄어드는 농가소득을 보전하는 데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농민불만과 전문가들의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내년에 진흥지역 논의 경우 ha당 35만원 비진흥지역의 논은 ha당 25만원씩 상향지원키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직불제 방안을 올 정기국회에 상정했던 것.

지원단가 크게 올려
그러나 여야는 지난 11월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를 통해 진흥지역은 ha당 50만원 비진흥지역은 40만원으로 정부안보다 지원단가를 대폭 끌어올린 ‘논농업직접지불제 지원단가 인상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국회 웹사이트(www.assembly.go.kr)를 검색한 결과 직접 확인한 내용이다.
물론 이 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여야합의에 의해 관련 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거의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가 직불제 지원단가를 정부안보다 크게 인상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직불제 사업비는 당초 정부 요구액 2677억7500만원보다 1251억 2500만원이 늘어난 총 3929억원으로 증액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정부안을 토대로 내년도 논농업직불제 지원사업비로 117억여원을 계상해 놓고 있는 충북도의 경우 관련 예산이 지금보다 2배 수준인 200억원대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내년도 논농업직불제 지원단가를 ha당 최고 50만원으로 인상키로 했다는 것이 정말이냐”며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직불제 지원단가 인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당초 내년도 예산 편성안보다 관련항목 예산이 2배 수준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직불제 지원단가가 ha당 60만원 이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 온 농민단체와 농협 등에서는 여야의 이같은 지원단가 인상방침을 자신들의 요구에 상당히 근접한 안으로 판단, 일단 환영을 하면서도 여전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직불제 단가산정 기준이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현 제도의 한계상 매년 새로이 정치적 합의과정을 거쳐 지원단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농민의 요구수준과 결정단가간에 괴리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올해와 같은 극심한 농민반발 등 사회적 통과비용을 만만찮게 치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충북대 농경제학과 성진근교수는 “쌀값은 궁극적으로 지금보다 갈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가격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서는 일본처럼 기준가격과 시장가격간에 나타나는 격차의 80%수준 이상을 항상 지원하도록 제도화한 소위 ‘가격안정 직불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가의 소득안정망 구축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접근해야지 그렇지 않고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흥세 충북농업경영인연합회장도 “정부가 내년도 추곡수매가를 동결키로 한 결정에 대해 그 이유를 전혀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농가소득을 보전해 줄 직불제 등 제도를 획기적으로 보완하지 않는 한 농민은 더 이상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없는 처지”라며 “이런 점에서 직불제도를 장기적 법제화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접근 필요
농협중앙회 충북본부 관계자는 “농협에서도 직불제의 제도화, 단가산정의 정형화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직불제의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지원규모나 지원예산의 확보에 관하여 명확한 법률적 보장이 요구될 뿐 아니라 현재 2ha까지만 지원하는 직불제 상한제를 폐지해 줄 것도 요청중”이라고 말했다.
/ 임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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