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생각한다] 국민의 청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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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한다] 국민의 청남대
  • 충청리뷰
  • 승인 200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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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휴양시설 청남대! 청남대는 한국 현대 정치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5.18 광주 학살극의 주범 전두환씨는 청남대를 건설하면서 청원군 문의지역을 경제적으로 학살시켰다.
전두환 시절 청남대는 공수부대 대규모 병력을 배치함으로써 문의 주민들과 청주 시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한 군부 통치의 암울한 기억이 배어있는 곳이다. 청남대가 들어선 이후 아름다운 대청호는 충북도민들의 마음 속에 자꾸만 지워져 갔다. 대통령이 국민의 봉사자가 아니라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며 국민위에 군림하는 무서운 통치자라는 이미지가 청남대를 통해 각인되었다. 청남대 주변 문의 주민들은 청남대가 들어선 이후 20여년간 생존의 몸부림 속에 고달픈 삶을 살아오고 있다. 댐이 건설되면서 정든 고향을 강제로 잃고 뿔뿔히 헤어져야 했던 수몰민의 아픔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거짓말로 인해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이들의 상처는 아직도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1979년 충북도는 관광개발백서를 통해 문의 지구에 ‘국민관광휴양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통부도 1980년 2월에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리고 1983년 3월 한국관광공사는 ‘국민관광지 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청사진을 내 놓았다. 땅과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은 한가닥 생존의 희망을 걸고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였다. 그러나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 청남대가 건설되면서 정부가 발표한 ‘문의 국민관광휴양지’ 지정은 전면 취소되었다. 국가 정책이 대통령 한 마디에 하루 아침에 바뀌는 세상! 국민의 삶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대통령을 위해 국가가 있고 국민이 있는 세상이 바로 청남대의 세상이었다.
그래서 청남대의 세상은 권위주의와 암울한 군부통치와 폭력과 공포 그 자체였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청남대의 세상은 아무 것도 바뀐 것이 없다. 문의 주민들이 겪는 고난의 길은 멀기말 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 고달픈 삶을 지속해야 하는가?
그러나 최근에 기쁜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10월29일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청주방송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되면 청남대를 국민들에게 개방하고 환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동안 청남대 철폐 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온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환영할 만한 발표였고 뜻밖의 소식이었다. 권위주의 상징이며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청남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노무현 후보의 발표는 문의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충북도민 나아가 온 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청남대로 인해 충북도민들이 입은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바다가 없어 관광 환경이 취약한 충북도는 청남대로 인해 관광활성화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그러나 청남대가 개방되면 먼저 청주 공항이 활성화되리라 본다. 청남대의 개방과 관광지화는 청주 공항에 활기를 불어넣어 동북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좋은 조건을 형성할 것이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정적 낭비를 줄이게 된다. 대통령의 청남대 이용은 1년에 평균 한 주간 정도인데 1주일의 대통령 휴가를 위해 청남대에 배치된 수많은 군병력과 관리 유지를 위한 국가적 재정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가? 청남대는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본연의 임무를 상실하게 만드는 인력낭비의 온상이며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대통령 별장을 관리 운영하는 국가 재정 낭비의 온상인 것이다. 대통령이 먼저 국가의 공금을 아끼고 절약하는 모범을 보여줄 때 국민들은 대통령을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청남대는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제왕적 권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시설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의 주민들의 한 맺힌 절규가 지금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문의 주민들의 울부짖는 탄원에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행정 책임자들은 대통령들의 눈치만 살피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청남대 주민들의 민원을 묵살하였다. 그들은 진정으로 반성을 해야 한다. 전두환씨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청남대를 거쳐간 대통령은 문의 주민들에게 무릎꿇고 사죄하고, 청남대 지역 주민들에게 끼친 피해 조사를 통해 지금이라도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제 청남대의 어두운 역사를 거두어내고 21세기에 걸맞는 청남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민 관광지로 개방되어야 하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청남대로 부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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