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정치인들 ‘함수풀이’ 점입가경

민주당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를 가장 반기는 측은 충북도내 민주당 쪽이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줄곧 방향을 잃고 방황한 민주당 공조직과 당직자들은 후보단일화만이 향후 지역에서 정치적 위험을 가장 덜 수 있는 ‘묘수’라는데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그동안 갈라질대로 갈라진 공조직을 우선 추스릴 수 있다. 막상 지역에선 노무현 정몽준 두사람중 누가 후보로 되느냐보다는 단일화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내 민주당은 후보단일화가 무산되고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가 계속될 경우 필연적으로 자중지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대부분 반노(反盧) 내지 비노(非를盧)를 견지했던 시. 군지구당위원장 등 공조직 책임자들은 막상 노무현이 후보로 결정되자 장기간 정치적인 ‘아노미’를 거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인 것이다. 홍재형의원(청주 상당)의 탈당설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원외였던 홍익표(청원) 김진선씨(괴산 진천 음성)가 민주당을 탈당, 정몽준의 국민통합 21에 발을 들여 놓기에 이르렀다. 이중 홍익표씨는 자신이 특정 정당의 인물로 치부되는데 거부감을 갖는다. 그는 “처음부터 후보 단일화를 주장한만큼 앞으로 정치적 행보도 이에 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몇 명이나 따라가느냐가 관건”

도내에서 민주당이 전체 7개 선거구중 3곳이나 사고지구당으로 방치하면서도 조직 수습에 나서지 못했던 것은 당의 주군(主君)이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데 따른 부작용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때문에 노무현-정몽준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는 지금까지의 복잡한 당내 사정을 일거에 해소시킬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는 셈이다. 최근의 후보단일화 압력에 대해 충북 노사모의 한 관계자는 아주 원칙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정치적 이념을 달리하는 두 후보의 결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집권을 전제로 대선에 임하겠다면 선택적 연대는 순기능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만한 사항이다. 그렇더라도 후보는 반드시 노무현쪽으로 결정돼야 한다. 단순한 인기도가 후보선택의 잣대가 된다면 앞으로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다.”
JP와 이인제의원이 자신들의 정치적 돌파구로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부권 신당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자민련에 대한 지역정서가 이미 바닥을 헤매는데다 지역에서 IJ의 정치력 회복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한동씨 세력까지 합세해 하다못해 원내교섭단체라도 구성한다면 몰라도 자민련 소속의원과 한때 이인제계였던 의원들이 각자 각심소원인 상황에서 파괴력을 갖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선 대선이 임박해지자 일단 운신폭을 넓히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 한 관계자는 “결국 노무현-정몽준의 후보단일화 여부가 이런 문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냐”고 내다 봤다. 자민련 관계자도 “확실한 계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지금의 분위기상 불가능하다. 그 확실한 계기라는 것이 이인제나 이한동과 손잡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과연 몇 명이나 이들을 따라 가느냐 하는 것이다. JP와 IJ 두 사람이 그동안 장기간 칩거한 것도 변화무상한 정치판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지금으로선 속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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