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노인 20여명 30일 청주지검에 방판업자 고발
300만원 투자 판매대금 50% 배당 사탕발림 1억상당 피해

대한주부클럽연합회충북지회 소비자고발센터에서 지난해 한해 동안 실시한 상담건수는 모두 3484건이다. 이중 일반판매 2222건(63.80%)을 제외한 피해상담건을 보면 방문다단계·TV홈쇼핑이 모두 433건(12.3%)으로 전화 113건(3.24%),할부 27건(0.77%), 전자상거래 109건(3.13%), 인쇄매채 20건(0.57%), 기타 560건(16.04%)등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실제 충북에서 환갑이 넘은 노인들이 단체로 홈쇼핑투자 사기피해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집중 취재했다 .
/편집자주

   
▲ 홈쇼핑투자 사기피해를 입은 이모씨(66)가 30일 청주지검에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접수하기전 고발장을 보여주고 있다.
환갑이 넘은 청주·청원의 노인 20여명이 30일 청주지검에 방문판매업자들을 처벌해 달라며 사기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방문판매업자 장모(37·부산 사하구)·한모(50·서울 성북구)씨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경기·대전, 충·남북, 부산 등에서 회원을 모집, 흔히 팔죤 신물질이라 불리는 제품들을 방문판매하는 업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지난해 9월말까지 (주)팔죤라이프의 신제품인 ‘황토팩 선물셋트를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기 위한 투자자들을 청주에서 모집하면서 회원들로부터 돈 수천만원을 투자받은뒤 이를 돌려주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다.

(주)팔죤라이프의 청주센터장을 맡았던 서모씨(65)는 지난해 7월 한 회원의 소개로 물건만 믿고 청주센터를 세웠다. 서씨는 “제품도 좋고해서 아는 사람들에게 보습제와 영영제, 의류 등을 판매했다”며 “그러나 문제는 같은해 9월께 (주)팔죤의 실질적 대표인 장씨가 청주센터를 방문해 홈쇼핑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씨에 따르면 (주)팔죤의 대표인 장씨는 회원 22명에게 부가세 35만원을 포함해 385만원씩을 투자하라고 제의했다. 장씨는 “신제품이 물건은 좋지만 홍보가 안되서 매출이 부진하다”며 “1인당 385만원씩을 투자하면 판매이익금의 50%를 배당금으로 되돌려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에 따라 회원 이모씨(66) 등 20여명은 적게는 35만원에서 많게는 385만원까지 모두 1억원 상당을 방문판매업자 장씨의 계좌로 입금시켰다. 하지만 이씨는 “3개월이 지나도록 홈쇼핑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고 전화할 때마다 말바꾸기로 일관, 투자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해 지난해 10월28일께 고작 10여명이 투자한 원금 3850만원을 되돌려 받는데 그치고 아직도 회원 10여명이 물건값 등으로 지불한 6000여만원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한·두명 아니다
이번에 (주)팔죤 라이프 대표 등을 검찰에 고소한 이모씨(66·청주시 상당구)는 지난해 어버이날(5.8) 서울 옥수동에 사는 전처와 아이들을 보기위해 방문해 전처로부터 팔죤 방문판매에 대한 얘기를 듣고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청주에 내려온 이씨는 평소 알고지내던 서씨에게 이를 소개했다.

서씨는 서울에서 팔죤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는 한씨로부터 판매지원금을 받으며 지난해 7월9일 청주센터를 내고 본격적으로 회원을 모집, 흔히 이들이 신물질이라 부르는 팔존 원액으로 만들어진 모발영양제와 보습제, 황토팩 등에 대한 방문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청주센터장 서씨는 “제품이 워낙 좋아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물건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주)팔죤의 대표인 장씨가 청주를 방문했다.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홍보가 제대로 안돼 이번에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기로 한 사실을 전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당시 장대표가 “1인당 부가세 35만원을 포함해 385만원을 3개월만 투자하면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물건(약초황토팩 종합선물셋트)값의 5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며 “더구나 원금도 12월 말일까지 보장한다는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씨 등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서씨는 “3개월이 지나도록 연락도 없고 TV홈쇼핑 판매도 이뤄지지 않아 수시로 전화를 했다”며 “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재촉해 겨우 10여명이 원금 385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고 말했다.

또 “투자비가 없어 홈쇼핑 판매에 참여하지 못한 10여명과 센터개소와 함께 지급한 물건값 등 6000여만원을 되돌려 받지 못해 물건으로라도 지급해 달라고 했지만 홈쇼핑 투자자 모집 8개월이 지난 최근까지 홈쇼핑 판매사를 바꾸려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뿐 이었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판매는 돈뜯어 내려는 수작?
(주)팔죤에 경리직원과 이사로 각각 근무를 했었다는 한모씨(58·서울 금천구) 부녀는 “이들은 전형적인 사기꾼 집단이었다”고 전했다. 딸 한씨(29)는 “월 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고 추후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처우를 개선해 주는 조건으로 지난해 7월 입사했다. 한달은 제대로 월급이 나왔지만 이후 5개월 동안 봉급한푼 못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밀린 봉급(500만원)을 받기위해 어머니와 함께 팔죤의 장대표를 찾아 나섰다가 다툼까지 있었다”며 “이일로 장대표가 어머니를 폭력등의 혐의로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법원으로부터 2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오는 31일 첫공판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한씨는 “다른 IT회사에서 장대표를 처음 알게됐다. 이 회사가 경제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주)팔죤이란 방문판매회사를 차리게 됐다. 장대표는 처음부터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내가 빌린돈1000여만원과 카드빚 등을 내서 2000만원을 투자하고 사업자등록상 사장인 한씨가 일부 투자해 오피스텔을 하나 얻어 처음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딸아이 봉급도 봉급이지만 돈한푼 못벌면서 그동안 투자한 내돈 3000여만원은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게 됐다”며 “모르긴 몰라도 피해자는 더 있을 것이다. 또 TV홈쇼핑 판매는 처음부터 추진되지 않았고 돈을 뜯어내기 위한 수작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딸 한씨는 “홈쇼핑 판매를 빙자한 방문판매업자에게 노동력만 착취당한 것이 억울해 노동청과 서울지방경찰청,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근 장대표를 관할지인 부산 사하구 사하경찰서가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금난에 홈쇼핑 판매계약 불투명
(주)팔죤에서 이사를 지냈던 한씨는 “장대표는 물건을 제조하는 팔죤의 대표이고 이를 판매하는 회사인 (주)팔죤 라이프의 대표는 한씨다. 장씨가 사업자금으로 많은 빚을 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됐고, 차량까지 압류가 들어오는 상태에서 한씨의 명의를 빌려 사업자 등록을 한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소인 이씨는 “홈쇼핑 회사와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하기에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하니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처음 H사와 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포장지가 맘에 안들어 C사로 바꾸는 중이니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들었었다”며 “그래도 한씨는 책임을 지고 끝까지 전화통화에 응하고 직접 찾아와 인사도 했지만 장대표는 연락마저 두절됐다. 수개월 동안의 매출부문도 세무처리가 안돼 있어 세금탈루 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서씨는 “이들이 괴씸한 것은 지금이라도 홈쇼핑에 올려 장사를 하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8개월을 지켜보는 동안 수시로 말바꾸기를 해왔다. 해당 홈쇼핑사에 문의를 해 보니 그런일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씨는 “홈쇼핑 사업은 자금난에 허덕이던 장대표가 추진한 일로 전적으로 그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씨는 “이들을 엄벌해야 하는 이유는 평생 다니던 직장(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하면서 받은 돈을 투자한 할머니·할아버지들인데 이들의 돈을 편취한 것”이라며 “한번 청주센터에 내려오면 아버지·어머니를 연신찾으며 뼈까지 녹이는 사탕발림으로 투자를 종용하더니 이제와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팔죤라이프 한 대표는 “지금도 홈쇼핑 판매는 추진중이다. 돈을 되돌려 주려해도 자금확보가 안되서 못주고 있다. 홈쇼핑 판매계약이 늦어지는 것은 양사의 조건을 따져가며 실제 계약이 이뤄지기 전까진 밝힐 수 없기 때문”이라며 “투자비용의 일부를 물건으로라도 지불하고 싶지만 자금난에 싸구려 물품을 생산해 봐야 이미지만 훼손될 것이다. 책임감을 느끼며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장대표는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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