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의 보복수사에 항의하는 철야농성이 17일째를 맞았다. ‘법화(法禍)…그 깊은 상처’라는 제하의 기사가 부메랑이 되어 리뷰의 법화로 돌아왔다. 이 상처가 얼마나 깊을 지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 일단 광고주에 대한 토끼몰이식 수사는 멈췄다. 일부에선 지역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단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더 이상 불러들일 광고주가 없었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검찰 말대로 ‘신문같지도 않은 신문’에 이름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른 광고주분들께 머리숙여 송구한 심정을 전할 뿐이다.

광고주에 대한 집중수사와 심리적 압박은 이번 사태의 외상이라 할 수 있다. 수사중단으로 외상은 차차 치유되겠지만 리뷰 가족들이 겪은 정신적 내상은 막막하다. 대표이사가 일요일 한밤중에 긴급체포되고, 날이 밝자마자 광고주들이 줄줄이 불려가고, 주주들의 불안한 전화통화까지 쇄도하는 사무실에서 단 1시간이라도 견뎌보면 리뷰 가족의 내상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역신문의 노골적인 편파보도 속에 ‘이제 리뷰가 이겼다. 그만하라’고 충고하는 속없는 분들의(?) 얘기를 17일간의 철야농성장에서 들어본 이는 리뷰 가족의 내상을 상당부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우리의 내상을 펼쳐보여 주변의 이해를 돕고, 스스로 내적치유를 도모하고자 한다. 애초 청주지검이 보복수사에 본격돌입했을 때 리뷰는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홍보전에 나섰다. 충북도청 중앙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했으나 이튿날 지방신문에는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고 2개 중앙신문에만 기사가 실렸다.

지방신문의 보도태도는 일정부분 각오(?)한 바였고, 2개 중앙신문 기사 가운데 이런 대목이 가슴을 찔렀다. 충청리뷰에 대한 소개부분에서 ‘비교적 언론정도의 길을 걸어온’이란 표현이었다. ‘비교적’이란 한마디가 체한 것처럼 목에 걸렸다.

지방신문은 아직도 충청리뷰의 반론보도에 인색한 편이다. ㅊ·ㄷ일보는 검찰의 서원대 입찰비리 수사에 대해서만 중계방송식 보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신문의 보도태도는 리뷰가 상설운영해온 미디어비평 지면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업자 윤리를 무시하고 시시콜콜 꼬집기만하는 미디어비평 지면이 지방신문 간부들에겐 ‘눈엣가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방신문의 일선 평기자들은 리뷰의 제작정신에 흔쾌히 공감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속에 만난 지방신문 후배기자들의 얘기는 사뭇 달랐다. “편집국의 많은 기자들이 리뷰사태를 방관하려는 입장이다. 그쪽에서 그렇게 나오는데, 우리가 보호해 줄 이유가 무엇이냐는 식이다” 필자에게 적지않은 충격이었다.

나름대로 자본과 편집의 독립을 고수하며 8년간을 견뎌온 충청리뷰에 대해 동료 언론인의 평가가 냉담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교적’ 수준인 주제에 유아독존의 자만을 내세웠다고 본 것인가. 그렇다면 좀 더 머리를 숙이고 목소릴 낮출 일이다. 하지만 미디어비평을 통한 비판지면이 냉담의 원인이라면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리뷰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많은 친구들을 다시 만날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냉담했던 그 친구들이 분에 넘치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준 것이다. 충청리뷰 ‘지키기’에 힘을 합쳤던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젠 충청리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제 리뷰가족들은 깨달았다. 더 이상의 정체성 혼선은 있을 수 없다. 이들의 성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완벽한 언론정도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동안 짊어지기 힘겨웠던 미디어비평도 더욱 곧추세워 끌고갈 것이다. 일부 동료 언론인들의 냉담을 독립언론의 징표로 간주하고 오직 독자만을 두려워하는 ‘신문다운 신문’으로 거듭나겠다. 행여 또다시 법화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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