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소비재 아닌 산업재, 고용창출이 최대 선물”
충북 껴안기 분명한 시각차, 지역은 없고 기업만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지역 공헌에 대한 요구는 해외 매각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역의 ‘선물’과 무관치 않다. 충북을 대표하는 기업 랭킹의 최고 자리에 하이닉스의 이름이 기록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적잖은 비용을 투입하며 지역에 대한 이미지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라는 대명제의 작용이기도 하거니와 이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역사회공헌은 유무형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이를 도식화 할 수는 없지만 표면화된 것만 비춰봐도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지역공헌, 충북소주에도 못 미쳐
도내 대표적인 대기업의 하나인 (주)대원은 2004년 전국체전이 청주에서 개최되자 충북도체육회에 성금과 기부금으로 6000만원을 쾌척했으며 공예비엔날레 행사와 관련해서도 2000만원을 기부했다.

또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3000만원, 도내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에 매년 3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환산이 가능한 금액만 연간 1억5000여만원에 달한다.
LG화학 청주공장은 100명의 소년소녀가장에 매년 60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하고 사내 21개 생산팀에서 청주권 16개 사회복지시설과 결연을 맺어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직원 급여 중 1004원씩 2개 구좌에 해당하는 2008원씩을 적립해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는 트윈엔젤 기금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역 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앙공원 노인 무료급식, 전국체전과 같은 행사 후원 등 연간 지역공헌 사업에 2억5000~3억원을 사용하고 있으며 96년과 99년에는 보람동산과 청주서부종합사회복지관을 지어 기부채납 하기도 했다. 생활건강과 산전 등 계열사를 합치면 4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해 51개 중·고교와 특수학교 우수졸업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노벨드림상에 3100만원, 충북환경대상(에코드림상)에 1000만원 등 환산이 가능한 금액이 5000~6000만원에 그친다.이는 결식아동, 경로당 유류보내기, 직지세계화 기금 등에 6000여만원을 지원한 (주)충북소주와 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 관계자는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확대하고는 있으나 이를 일일이 공개하기는 힘들다. 노벨드림상이나 에코드림상 외에도 소년소녀가장 20명에게 청원생명쌀을 지원하고 각 담당별로 복지단체·농촌마을과 결연을 통해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50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해 푸른꿈나무 과학캠프를 열고 문화센터를 무료 대관하는 등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증감에 일희일비 하는 기업과는 다르다?

하이닉스 측은 지역공헌 사업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 토를 달지 않으면서도 지역에 인색하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지역에 무엇을 해주면 되겠냐’며 다소 불쾌한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해외 매각 위기에 처했을때 지역의 도움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지역공헌사업의 반대급부 격으로 제기되는 것에 대해 ‘NGO가 기업경영에 나서는 것은 부정적’이라며 철저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이닉스는 반도체는 소비재가 아니라 산업재라는 논리를 편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지역의 타 업체들을 거론하며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출증대에 일희일비하며 신경써야하는 기업들의 win-win 형식의 기업이미지 개선과 노출 등과는 상대적으로 변별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가장 큰 지역공헌사업은 4500여명에 이르는 고용창출과 수출 증대다. 3조 3교대 근무를 4조 4교대 근무로 확대 하는 등 지속적인 고용 확대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역에 인색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하청지회 문제의 반대 급부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하이닉스의 지역에 대한 시각은 경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며 타 기업과 같이 충북에 존재하는 하나의 회사로 봐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재투자 수요가 큰 만큼 지난해 1조8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서 안도할 수 없으며 지배구조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비메모리와 메모리 부문을 합쳐 지난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우선 목표는 오는 2010년까지 세계 3위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매년 1개씩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하며 당장 내년에 1개의 공장을 설립해야 한다. 생상품목을 D램과 낸드플래쉬를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공장 부지 또한 결정하지 못했다. 낸드플래쉬로 결정되면 공장 입지는 청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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