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씨, 이회창후보 대선기획단장
남영진씨, 노무현후보 언론특보
민창기씨, 정몽준후보 홍보기획단위원장

대선 캠프마다 사람들이 넘쳐난다. 캠프는 한편으론 조직운영과 선거운동의 핵심 인물로, 다른 한편으로는 단순히 세불리기 목적의 인물들로 북적이기 마련이다. 선거는 결국 이들의 머리와 손에 의해 좌우된다. 때문에 이들의 면면은 후보못지 않게 일반인들에게 관심과 긴장감을 안긴다. 대선후보들의 선거캠프에서 충북출신 인맥은 과연 어떤 운신을 하고 있을까.
한나라당 이회창후보 캠프는 충북이 가장 확실하게 점령(?)한 경우다. 신경식의원(청원)이 대선기획단장과 미디어대책위원장을 맡아 작전과 야전사령관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캠프의 인물중 비록 숫적인 면에서는 충북이 절대적으로 뒤지지만 질적으론 월등히 앞선다”고 평했다. 결국 이회창후보의 대권 쟁취여부가 신의원의 정치생명을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다. 이후보가 권좌에 오르기만 하면 시쳇말로 신의원의 고생은 끝난다. 이후보 캠프에서 또한 이목을 끄는 충북 인맥으론 특보로 일하는 김호복 이성희 금종래씨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6. 13 지방선거 때 이시종 충주시장과 공천경합을 벌이다가 전격 정무특보로 발탁됨으로써 일찌감치 캠프에 합류한 김호복씨는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재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을 조짐이다. 이미 공천을 포기하고 특보로 전환할 당시 모종의 ‘약속’을 받아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기자협회장 등 역임 정치력 인정
주로 당무특보로 활동하는 이성희씨와 금종례씨는 과거 공화당 시절 공채출신 당료로, 사무처 직원으론 이후보의 총애를 받는 대표적 인물이다. 청원 출신의 이특보는 김진호 전충북도의회의장(한나라당 청주 상당조직책)과 청주고 동기동창이고, 옥천 출신의 금특보는 YS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노무현후보 캠프에선 단연 언론특보를 맡고 있는 남영진씨(48)가 꼽힌다. 영동 황간면 마산리가 고향으로 황간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캠프의 유종필 언론특보가 주로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하는데 반해 남특보는 언론사 간부접촉과 언론정책 등을 전담하고 있다. 올 1월 초쯤 정무특보로 노무현캠프에 들어왔다가 특기를 살려 언론특보로 돌아섰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해 노조위원장을 지낸 그는 한국기자협회장까지 역임함으로써 일찌감치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일보 대전충청취재본부장을 지내며 충북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는가 하면 전국언론노련 기관지 ‘미디어 오늘’ 사장 재직시엔 언론매체간의 상호비판, 즉 미디어비평을 정착시켜 주목을 받았다. 29일 노무현의 청주방문때도 줄곧 후보를 수행한 그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언론의 훼절현상, 이른바 노골적인 특정후보 편들기나 알아서 기는 것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렸다”면서 “후보가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언론정책을 이끌겠다”고 말했다.<별도 기사 참조>

정주영가와 2대에 걸친 인연
정몽준후보 캠프에선 최근 그림자처럼 정후보를 따라 다니는 민창기씨가 시선을 끈다. 지난 28일 정몽준의원이 현대전자 주가조작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할 때도 그를 대동했다.<사진> 청주고 출신인 그는 현재 정몽준캠프의 홍보기획단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번 창당준비위원장 1차 명단 발표 땐 서울 서초구 준비위원장으로 명단에 올랐다. 동양방송(TBC)과 KBS 아나운서를 거쳐 SBS 초창기엔 아침 프로그램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강영훈 전 총리와도 모종의 인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주영씨가 국민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할 때도 특보를 맡아 깊이 관여한 인물로 정주영 가문과는 2대에 걸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그의 신상을 묻는 질문에 “자세한 자료는 없고 다만 오래전부터 정치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안다. 언론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분위기가 달아오면서 각 캠프마다 지역 책임자를 파견, 여론조성에 나서고 있는데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당 및 캠프 관계자의 지방 나들이가 빈번해지고, 사조직 형태의 외곽조직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 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대표적인 사례는 이회창후보를 지지하는 ‘충북사랑회’로 얼마전 음성 진천 괴산조직책 공모시에 이름이 거론됐던 신덕현씨와 조성훈씨 등이 조직의 책임자로 지목된다. / 한덕현 기자

“미디어선거는 정치개혁의 요체”

29일 민주당 노무현후보와 함께 청주를 방문한 남영진 언론특보를 만나 올 대선에서의 미디어 선거 전망에 대해 물었다. 남특보는 무엇보다도 방송의 공개토론회가 후보 선택의 결정적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언론특보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후보라는 상품을 유권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미디어 선거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강조되는 현실에서 단순히 언론사 관계자와 접촉하며 출연, 인터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선거에 있어서의 언론정책 그 자체를 조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특정 언론의 특정후보 편들기나 특정후보 깎아내리기가 벌어질 경우 이를 감시하고 예방하는 것도 언론특보가 할 일이다.”
-미디어선거에 대한 일반인의 개념은 아직도 혼돈스럽다.
“쉽게 말해 언론을 통해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정당이나 후보의 조직과 자금력이 선거의 관건이 됐다. 그렇다 보니 엄청난 동원이 이루어졌고 그것엔 당연히 부정부패가 수반됐다. 미디어선거의 핵심은 언론매체를 통해 후보를 있는 그대로 유권자에게 보여줘 선택의 가장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엔 돈들어갈 이유가 없다. 정치개혁의 요체는 바로 미디어 선거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방송의 역할이 크다. 신문은 기자라는 중간 메신저를 통해 지면에 반영되기 때문에 아직도 문제가 많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잘 알다시피 92년 대선 땐 조선일보가 YS를 지지했고, 선거가 끝난 후엔 국가 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 97년엔 조선 중앙이 이회창후보를 노골적으로 미는 바람에 언론과 김대중정부의 갈등을 부추겼고 결국 언론사 일제 세무조사라는 초유의 사태를 부르지 않았는가. 언론사의 특정후보지지는 중앙일보 홍석현회장도 인정한 사항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미 특정언론과 특정후보간에 짝짓기가 자행되고 있다.”
-특별한 언론대책이라도 있는가.
“나보고 뭐라도 꾸미라는 얘기냐. 우리는 후보 그대로를 보여 주겠다. 노후보가 서민 중산층과 사회적 약자편에 정책비중을 두는 만큼 수도권과 영호남에 비해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충북의 정서가 결국 우리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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