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지구당만 채운후 대선체제 가동할듯
정몽준 신당, 2개지역구 책임자 1차 선정
개혁당은 도내 3곳에 지구당 창당 예정

충북에서도 신당의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정몽준의 ‘국민통합 21’이 도내 2개 지역구의 창당 준비위원장을 발표한데 이어 노무현후보와의 정책적 연합을 천명한 개혁적 국민정당(이하 개혁당)도 도내에 3개 지구당을 창당키로 하고 막바지 인선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1차로 결정된 정몽준 신당의 괴산 진천 음성 책임자 김진선씨와 보은 옥천 영동의 김건 준비위원장은 정계에 이미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육군대장 예편 후 현 정부에서 국가 비상기획위원장을 지낸 김진선씨는 2000년 16대 총선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 서해교전 사태때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이유로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괴산출신인 그는 현역 때부터 지역구에 각별한 정성을 쏟음으로써 확실한 지지세를 확보했으나 괴산이 진천 음성과 복합선거구로 묶이는 바람에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형이하적인 현실정치에 실망한 나머지 총선 후 정치와는 일정 간극을 두고 지내다가 정몽준 신당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정 캠프의 군(軍) 인맥을 대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캠프 참여에 대해 “저쪽에서 적극적이었지 나는 사실 연락을 받기까지 큰 욕심이 없었다. 그러나 일단 결정된 이상 지역에 내려와 당을 위해 확실히 역할할 것이다”고 말했다.

11월 중순은 돼야 정치 판단 가능
김건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보은이 고향이다. 구 서울신문사 편집부국장을 끝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5, 6공의 실세 박준병씨 시절에 정치뜻을 구체화하다가 한때 이인제의 국민신당 간판으로 경기도 안양쪽에서 조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여론에 따르면 원래 정치적 야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정몽준 신당의 창당 발기인에 포함됐던 김진영 전의원과 김현수 전청주시장, 홍익표 전민주당청원지구당위원장 등도 주목받고 있으나 창당준비위원장 1차 명단에는 빠졌다. 이를 두고 본인들은 아직 때가 아님을 밝히는 반면 지역정가 일각에선 정몽준 캠프측에 아직 확실한 믿음을 못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현수씨는 “창당준비위원장 즉 조직책 선정에는 여전히 여러 변수가 따른다. 향후 민주당과 자민련의 거취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이탈해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차피 11월 중순쯤 되면 정치권에 일대 회오리가 일 수밖에 없다. 그 때 가봐야 확실한 방향이 설정될 것이다. 지금 떠들어 봤자 결코 도움이 안 되고, 이러쿵 저러쿵 입줄에 올라봤자 오히려 손해다. 이건 사견인데 일단 중앙당 창당에 필요한 법정 지구당(전국 23개 이상)만을 갖춘 후 나머지 지역은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갈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지구당은 대선 이후에나 제대로 체계가 잡히지 않겠는가”라고 내다 봤다.
괴산 진천 음성 준비위원장인 김진선씨도 비슷한 시각이다. “정몽준씨의 정치관은 뚜렷하다. 기존의 정치행태를 고치지 않는한 개혁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구당 조직보다는 자원봉사자 내지 당원위주의 축제로 치러지는 외국의 대통령선거를 많이 의식하는 것같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일단 창당에 필요한 법정 지구당만을 갖춘 후 나머지 지역은 선거대책본부 형식으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자원봉사자 위주의 선거전을 치를지도 모른다.” 후보 단일화 쪽에 줄곧 무게를 두고 활동하는 홍익표씨는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정몽준신당에 참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공조직과 관련된 구체적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좀 더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개혁당의 목표는 17대 원내 진출
시사평론가 유시민씨가 주도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약칭 개혁당)의 충북 움직임도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는 느낌이다. 개혁당의 충북 창당 발기인 모임은 지난 25일 청원군 남이면 모 음식점에서 3차회의를 갖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충북 노사모회장 이용규씨(42. 사업)는 “당이 노무현후보 체제로 굳어짐에 따라 노풍의 재점화는 시간문제다. 노후보를 지지할 개혁당의 창당 과정도 좀더 가속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개혁당의 주축이 되는 노사모 회원은 현재 충북에서 1000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혁당의 충북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한 지역 인사는 현재 500여명에 달한다. 개혁당은 충북에 우선 3곳의 지구당을 창당한다는 방침이다. 청주 상당과 흥덕, 그리고 충주다. 상당구와 흥덕구의 창당준비위원장엔 민병진(치과의사) 허영도씨(청주기능대학 창업보육센터 SNC시스템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 충북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광희씨( 전 KYC회장)는 “전국적으론 40~50개의 지구당을 갖출 계획이고 충북엔 일단 3곳에만 지구당을 만들 것이다. 일단 법정 지구당을 갖춰 중앙당이 창당되면 모든 조직을 자체 대선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국민경선으로 뽑힌 노무현후보에겐 최고의 지원세력이 될 것이다. 민주당과 합당이 아닌 정책적 연합이기 때문에 개혁당의 궁극적 목표는 17대 총선에서의 원내 진출이다.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개혁당은 창당 기금마련을 위해 11월 1일 일일호프집을 운영하는 등 개미군단의 출정에 시동을 걸었다. / 한덕현기자

김기영씨 정치재개?
청원, 사고지구당 이후 억측 솔솔~

15, 16대 총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김기영씨(41)가 요즘 고민에 싸였다. 주변으로부터의 정치재개 요구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2000년 4 .13 총선(16대)에서 떨어진 후 그동안 사업(주유소 경영)에만 몰두했던 그가 최근 애절한 구애를 받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 쪽이다. 16대 총선 때 그는 청원에서 민주당 공천이 거의 확실시되다가 당의 전략적 후보교체로 막판 무산되는 바람에 큰 정치적 좌절을 겪었다. 삭발까지 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민주당 청원지구당은 오랫동안 최창호씨의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다가 지난번 대선후보 국민경선을 전후로 홍익표씨가 위원장에 낙점됨으로써 안정을 되찾는듯했다. 그러나 홍위원장이 민주당을 탈당, 정몽준 신당에 참여함으로써 사고지구당으로 남게 된 것.
그렇잖아도 주변의 정치재개 권유가 끊이지 않던 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김기영씨에게 노골적인 ‘푸싱’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캠프쪽의 인사들이 다녀가는가 하면 중앙당의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이 때문에 본인이 직접 상경해 당 관계자들과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적 후견인인 정대철 최고위원 및 김상현의원 등과는 꾸준히 교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기영씨는 “민주당에 대한 배신감은 여전히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시절이 좋을 땐 외면하고 당이 곤경에 처하니까 다시 오라는 꼴밖에 더 되느냐. 마치 바람피던 가장이 가정이 파탄나니까 조강지처를 생각하는 격이다. 총선에 떨어졌다고 해서 정치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치 재개에 대해 확신하는 것도 아니다. 많이 고민스럽다. 일단 주변분들의 얘기와 조언을 충분히 들어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고향인 청원 강내면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놓고 종종 사석에서 찬. 반 논란이 빚어지는 것도 지금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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