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지지는 없다 … 두 자릿수 지지율이 목표”

- 지지율이 3% 내외다. 토론회 참석으로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지지율을 올릴 비책이 있나.
“걱정이 많다. 11월 1일 SBS토론회와 11월 7일 KBS토론회를 터닝포인트로 잡고 있다. 우선은 민주노동당의 존재의의와 주요 정책을 더 부각시킬 생각이다. 두 번째는 후보와 당의 괴리를 극복하는 일이다. 당 지지율은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후보 지지율은 그 보다 낮다. 1단계에서 후보 지지율을 5% 올린 이후 그 다음 단계에서는 지방선거 지지율로 끌어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 그 동안 후보와 당 이미지를 일치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
- 5% 이상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방송사 합동토론회 참석 자체가 어려울 텐데.
“방송사 합동토론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가야 한다. 사활을 건 싸움이다. 만약 막는다면 방송국 앞에서 TV 수십대 놓고 불태우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 논평이나 TV토론회에서 보면 노무현 후보와 대결구도를 만드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노무현 후보 지지층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나.
“그건 오해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공격대상은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후보다. 방송토론에서 자꾸 노무현 후보와의 연대 질문을 받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노무현 후보가 완전히 당선 가능성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지지층을 끌어오기는 어렵다.”
- 진보진영 통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당은 이미 독자후보 출마선언을 했고, 공동투쟁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의 힘과 사회진보연대는 민주노동당 이름으로 대선 출마하는 것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진보진영의 구심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사회당에 대해서는 끝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일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사회당 후보가 결정된 만큼 이제 단일화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노동자 힘은 현실 정치 참여에 부정적이었다가 최근에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꿨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그리고 전체 운동진영을 놓고 봤을 때 그런 반대는 미미하다. 진보진영이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기 때문에 구심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 진보사랑 10만명 후원인 모집은 반응이 어떤가.
“민주노동당과 무관한 사람들도 ‘진보사랑’에 대해 설명하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대선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텐데. 얼마의 돈을, 어떻게 모을 계획인가.
“기존 정당 국회의원들이야 총선에 한번 나오면 쓸 돈이겠지만, 우리는 최소비용으로 40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잡았다. 기탁금이 5억원이고, 홍보물 비용만 해도 1700만명을 대상으로 하면 20억원이 넘는다. 40억원 대선 자금은 당원들 특별당비 5만원, 진보사랑 후원인 10만명 모집을 통해 10억원, 그리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원하는 정치자금과 11월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후원회를 통해 10억원을 모금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조건부 상환을 걸고 액면가 3만원 국민채권 발행계획을 세웠다.”

“대선자금 최소비용 40억원 책정”

- 미디어 쪽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특별히 미디어 선거에 대한 대책이 있나.
“65% 유권자들이 TV를 보고 지지자를 결정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조직 내외에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TV노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첫 MBC 100분 토론을 위해서 스튜디오를 2차례나 빌려서 연습을 했을 정도였다. 11월말까지 20회 정도 인터뷰 등이 잡혀 있는데 민주노동당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민주노동당의 진면목을 어떤 공약을 통해 구현해 낼 생각인가.
“부유세는 다른 후보들과 선을 긋는 공약이다. 부유세는 세금의 한 종류지만 국가운영의 철학과 관점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군비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군비축소를 통해 징병제를 모병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국방비 예산을 줄여 교육, 의료, 주택 등 복지예산에 집중투자 하겠다는 것이다. 한 예로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한 나라다.”
- 권영길 후보의 방북에 대해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불허할 경우 특단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통일부 차관 면담을 진행했다.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남북관계를 독점하겠다는 편협한 발상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방북을 통해 남북관계 진전을 가져오면 모두 좋은 것 아니냐. 조만간 진행되는 통일부 장관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결단을 내릴 것이다.”
- 노동연대 등 진보진영 일부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비판적 지지 흐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걱정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몇 사람이 움직이는 것 아닌가. DJ 비판적 지지와는 많이 다르다. 그 때는 DJ가 당선가능성이 높았다. 97년 비판적 지지 입장이라면 노무현과 정몽준 단일화를 지지해야 맞다. 노무현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과거 노풍이 불어 50%이상 지지율이 나올 때는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개혁적 국민정당’은 당의 구성과 운영에서 민주노동당과 유사하다. 2004년 제1당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데.
“펭귄은 밀림에 살 수 없다. 개혁적 국민정당은 민주노동당과 비슷한데 민주당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타이타닉이 빙산에 부딪치는 모습이 연상된다. 개혁적 국민정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쪽으로 와야 한다.”
-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은.
“민주노동당 표는 수제품이다.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표가 아니라 하나하나 조직해서 만들어지는 표다. 공중전과 지상전을 동시에 병행할 생각이다. 핵심 지지층을 과학적으로 조직하고, 일반 국민들을 하나하나 만나면서 당의 정책과 이미지를 직접 선전해 낼 것이다. 2002년 대선은 97년 국민승리21과 다르다. 국민승리21은 선거막판으로 가면서 표 이탈이 심했지만 지금 지지층은 어느 정도 고정 지지층이다. 전통적인 지지계층인 30대 중반과 취약층인 20대 대학생, 그리고 여성표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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