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항에서 어린이 집을 하는 누나에게 IT 기술 중 하나인 웹 캠(Web Cam)과 인터넷 사이트를 도입해보지 그러느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누나는 동생인 나의 조언을 고마워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어린이집은 가장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그윽해야 해. 이미 웹캠과 인터넷 사이트를 도입했던 많은 어린이집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그런 시설들을 다시 철거하는 실정이란다.” 마케팅 일을 오래 하다보니 소위 합리적인 것만 추구해서일까, 아마도 나는 잠시 사람과 상품을 혼동했던 모양입니다.
#2.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유학을 하던 때였습니다. 미국으로 간 지 몇 개월이 지나 어학코스를 마치고 드디어 대학에 입학,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교양과목(GE)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 였습니다. 학교에서 30분 떨어진 마운트 빅 베어(Mt. Big Bear)에 산다는 아리따운 제인(Jane) 교수님은 지난 밤의 지진-LA지진-으로 집에 피해가 있었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금발의 교수님 미모에 흠뻑 빠져있던 나는 짧은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정신집중을 한 덕분인지 강의도 그럭저럭 잘 들리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시작한 지 30분 정도 되었을까. 제인 교수께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3일후에 죽는다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하루에 한가지씩 3가지만 말해 보세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평소 말이 많던 흑인 급우 마이크(Mike)는 알라바마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애인과 여행을 가고, 전에 심하게 싸우고 나서 1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구에게 편지를 쓰겠노라고 나름대로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학생들은 계속 웅성거렸고, 그 혼란중에 나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한참 후에서야 나는 첫째 날은 부모님과 마지막 여행을 하고, 둘째 날은 먹고 싶었던 비싼 음식을 분위기 좋은 고급 식당에서 먹고, 마지막 날은 그 동안의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20분이 지난 후 교수님은 생각이 정리된 몇몇 학생들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대다수 학생들의 소망은 의외로 평범했습니다.
맛있는 걸 먹거나, 부모님께 전화하거나, 친구에게 사과하겠다. 여행을 하겠다. 예쁜 옷을 사 입겠다. 죽을 때까지 자겠다 등등..
이때 교수님께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내 평생 기억에 남을 한마디였습니다.
“Do it now!(지금 시작하십시오!)”
모든 학생들은 무엇인가에 얻어맞은 듯한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들떠있던 강의실은 한순간에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그렇게 하며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조차 없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 내 속의 그 작은 바람과 원하는 것들을 밖으로 드러내고 실천해 보는 것도 삶의 힘이 될 것입니다. 제인 교수님의 그 한마디는 내게 세상을 더 아름답고 보람있게 사는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지금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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