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빙과류 사업 독주 이어 방범사업 진출 주목
사업의 최종 목표는 소외계층 위한 복지시설 운영


▲ 롯데빙과, KT텔레캅 정우철 대표 충북에서 빙과류 업계의 큰 손으로 통하는 정우철씨(47·롯데빙과 대표)는 바로 이런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다. 풍부한 체구에, 넉넉해 보이는 표정이 첫 만남에서부터 아주 인상적이다. 빙과류 사업 5년만에 이 분야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그가 최근 KT텔레캅(주)를 설립함으로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방범시스템을 선도하는 KT텔레캅 충북영업권을 따 낸 것이다. 이는 사업 다변화라는 의미 뿐만 아니라 정대표를 명실상부한 기업인의 반열에 올리는 예고이기도 하다. 정대표와 롯데빙과의 인연은 그가 청주대 영영학과를 졸업하던 86년으로 올라 간다. 롯데그룹 공채에 합격해 빙과류 사업을 전담하는 롯데삼강에 배치된 것이다. 이곳에서 경리 회계와 자금담당으로 일하면서 일찌감치 상사나 선임자의 눈에 띄었다. 그가 34세 나이로 전주지점장에 임명된 것은 말 그대로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격이었다. 입사 동기중 가장 먼저 지점장 발령을 받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회사내의 단연 화제였지만, 정작 그의 진가는 그 이후에 나타났다. 부임하자마자 그해 전국 지점중 영업실적 1위를 기록함으로써 해외여행 특전과 함께 96년 대전지점장으로 전격 영전하게 된다. 그러나 대전지점장으로 일하면서 더 큰 일을 저지르고 만다. 아예 롯데그룹 전체를 통틀어 역시 최고 영업실적을 인정받아 신격호회장으로부터 직접 영업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정대표는 그 때에 대해 “일하는 보람을 최고로 느꼈던 것같다”고 기억한다. 내친 김에 96년 곧바로 1급 지점인 부산지점장을 꿰찬 그는 다시 대전지점장(98년)과 수원지점장(99년)을 거쳐 2000년 말 더 좋은 조건의 본사 근무를 명령받았지만 퇴직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월급쟁이로 정상까지 밟아 본 그에게 ‘이제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솟구쳐 올랐기 때문이다. 그 뜻은 2001년 1월 롯데빙과 청주대리점 개설로 이루어졌고, 길지 않은 사업 5년만에 도내 빙과류 도매업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풍부한 야전 경험에다, 이젠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성실함과 뚝심이 만들어 낸 합작품의 결과다. 지인들은 정대표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신뢰, 의리, 뚝심 등 갖은 미사여구를 들이 댄다. 그가 친형처럼 따르는 손희원씨(49·청사모 대표)는 “사업가라면 사업가, 남자라면 남자로서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기질을 모두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사실 정대표의 이러한 ‘끼’는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부각됐다. 청주상고(현 대성고 ) 학생회장(39회·연대장)이던 그는 충북지역 연대장 총연합회장까지 맡는 리더십을 보였다. 그 때부터 과묵하면서도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사람들을 만나면 그는 절대로 나서지 않는다.
 그저 무던하게(?) 듣기만 하다가 꼭 필요한 말만 몇마디 거드는게 고작이다. 이에 대해 그는 “대기업에서 돈 만지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 익힌 학습의 결과”라고 진단하며 정확하면서도 전후관계가 잘 정리된 삶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가 롯데에 재직할 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하는 ‘시계’였다고 한다.

정우철대표의 인물됨을 시사하는 한가지 재미나는 일화가 있다. 그의 첫 직장은 롯데가 아니라 삼성그룹이다. 청주상고 연대장으로 활동하던 3학년 1학기 때 취업담당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상성그룹 인력관리팀을 찾은 그는 원래 청주상고에 배정된 입사추천서 10매에 하나가 더 많은 11매를 전달받게 된다.

그를 첫 눈에 알아 본 담당자가 “너도 시험 한번 보라”며 기회를 준 것이다. 당시 학생회장 출신은 은행취업이 보장됐지만 이 때문에 삼성그룹 공채시험을 보게 된 그는 동료 5명과 함께 당당히 합격, 곧바로 연수를 거쳐 삼성종합건설에 들어 갔다. 그러나 직장일을 하면서 대학진학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고, 결국 1년도 안 돼 퇴직의사를 굳히게 된 것.

이 때 그의 상사는 화를 내기 보다는 오히려 직장을 계속 보장해줄테니 서울 소재 대학에 시험볼 것을 강력 주문하기에 이른다. 정대표의 성실함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청주대(79학번)로 결정됐고, 아쉬움을 접지 못한 상사는 대신 당시 남광토건 중기사업부장이던 정대표의 삼촌을 삼성종합건설로 스카웃하는 것으로 서운함을 달랬다. 정대표는 이처럼 자신을 마지막까지 믿고 챙겨준 상사, 안용태과장을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한다.

   
지난해 10월 정대표가 충북 영업권을 딴 KT텔레캅은 세콤, 캡스와 함께 국내 방범 사업을 분할하고 있는데 충북은 지금까지 KT의 직영체제로 운영됐다. 아파트나 관공서 학교 등 주로 대규모 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KT 자체의 기존 통신선로 등을 활용할 수 있어 가격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그만큼 안정성과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정 대표는 첫 사업으로 청주시 용암동 세영첼시빌 568세대와 계약을 맺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도시 규모가 커지는 한 KT텔레캅의 영업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정대표의 전망이다. 앞으로는 이 사업에 전력할 계획이다. 롯데 삼강 자금담당으로 일하면서 금융계에 폭넓게 포진한 고교 동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사업을 하면 할 수록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한다고 한다. 그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공들이고 힘들어 하는 것도 직원관리다.

열린우리당 이용희의원과 절친한 친구관계인 그의 부친 정종구씨(77)는 농협 전신인 농업은행원 출신으로, 부친이 옥천에 근무할 당시 육영수여사 아버지 육종관씨의 재산관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우철 대표는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현재 충북수중협회장, 청사모 부회장, 음성 용천초등학교 총동문회장, 대성고 총동문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본인 사업의 최종 귀착지를 복지시설 운영으로 이미 정해 놓은 그는 특히 쇠외계층을 위한 ‘쉼터’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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