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날짜 볼수없는 며칠치 경매액 한꺼번에 통장 입금
농민들, ‘농산물 경매대행, 수량·금액 확인 어려워’

농민을 위해 경매를 대행해 주고 있는 농협에서 출하날짜 표기가 되지 않은 명세표를 농민에게 교부하면서 며칠간의 내역서와 입금액이 한꺼번에 들어와 그 수량과 금액의 정확한 확인이 안돼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농민은 수량이나 금액에 차이가 난다며 항의를 하고 있으나 농협측에서도 이를 일일히 확인하기가 어려워 농민을 배려하지 않은 편의주의식 일처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괴산군 불정면의 박모씨는 “농산물을 출하하면 5일 정도 지나 그 전에 경매한 물량과 며칠치의 경매액이 한꺼번에 들어와 농민은 돈이 제대로 들어 왔는지 물건의 수량이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어떤때는 일주일이 넘게 통장에 돈이 안들어와 농협에 찾아가 항의를 했는데 자세한 설명없이 ‘기다려 보라’는 무성의한 말 뿐이었다”고 말했다.

불만있으면 ‘직접가서 팔아라’

이곳 농협에서는 경매를 원하는 농민들을 상대로 안양, 인천 그리고 수원에서 경매를 대행해 주고 있다.
박씨는 올해 콩과 오이등을 농협에 냈다. 인천과 안양에서는 농산물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다. 콩가격의 경우 다른지역에 비해 인천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받자 박씨는 농협측에 ‘인천이 가격이 잘 나오는데 물건을 인천으로 가지고 가자’고 건의를 했지만 농협직원은 ‘당신 물건만 파는 게 아닌데 왜 마음대로 하려고 하느냐. 그럴려면 여기 물건을 맡기지 말고 당신이 직접 가져다 팔아라’는 말만 들었다. 박씨는 “물론 개개인을 상대해야 하는 농협측 입장도 이해한다. 그러나 농민에게 자세한 설득이나 상의없이 배짱으로 나온다면 문제가 있다. 농사일이 바쁜 농민이 어떻게 농산물을 일일이 팔러 다니느냐. 이는 농협의 횡포라 생각한다. 그러나 농민 대부분이 농협에 부채가 있어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항의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근처에 사는 이모씨는 “작년에 농협을 통해 고구마를 낸 적이 있는데 5000원 선에서 매매가 됐다. 그러나 시장과 너무 차이가 나 물건을 직접 싣고가 판 적이 있는데 2배 이상의 가격을 받았다”며 “1년동안 애써 지은 농사에 대해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농협은 전자 경매를 통해 투명한 경매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장과의 가격차를 고려, 담합 확률은 높은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 ‘확인 안된다니 말도 안된다’

불정농협측은 “경매가 이루어 지는날 농민들이 볼수 있도록 내역서(가격, 물량)를 공개한다. 경매가 출하 다음날 이루어 지더라도 바로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이 다 들어오면 일괄적으로 지급되는데 계산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농협공판장의 경우 돈이 바로 들어오지만 개인 공판장의 경우는 다르기때문에 경매후 3-4일이 지나 돈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때문에 농민들에게 일괄적으로 입금시킬수 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담당직원이 1명이다보니 물건을 실러 다니랴 판매하랴 바쁠 수 밖에 없고, 농민 개개인을 신경쓰기가 그만큼 어려워 일부 농민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물건이나 가격이 내역서와 틀렸던 적은 확인한 바로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불정농협 이완호 전무는 “그날 그날 전산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가격과 물량에는 전혀 하자가 있을수 없다”며 “다소 번잡했던 계산시스템의 문제 보완을 위해 출하날짜와 물량등을 상세히 적어 농민들에게 통보하는 등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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