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단체장 부인 인사개입설 ‘시끌시끌’

<아래 기사는 오효진 청원군수와 관련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단체장 부인은 ‘욕 먹거나, 그림자 내조’ 밖에 없나?
모 자치단체장 부인의 안방정치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선거철이라는 예민한 시기에 나오는 말이라 흠집을 내기 위한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으나, 민선3기 후반기들어 지속적으로 소문이 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신공격성 발언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그것도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데다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소문의 요지는 모 단체장 부인이 지나치게 인사에 관여한다는 것. 공무원 모씨의 말이다. “승진하려면 사모님한테 가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다닌다.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 것 같다.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번 1월 정기인사 때는 부쩍 더 그렇다. 인사철만 지나면 누구 누구가 찾아갔다는 소문이 돈다.”

   
끊이지 않는 ‘검찰 내사설’
또 모 공무원은 “관사에 찾아갔는데 사모님께서 그 자리에서 담당자에게 자리 이동을 지시하시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직원에 관한 사항도 꽤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이 단체장이 간부회의 때 ‘나보다 우리 식구가 청사 돌아가는 것을 더 많이 안다’는 우스개 아닌 우스개 소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모 인사는 구체적으로 누구 누구가 관사 문지방이 닳도록 찾아갔다더라는 소문을 접했다며 “모 과장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떠돌고 있다. 단체장 부인에 관한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단체장 부인과 공무원들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느냐는 것. 모 공무원은 “전에는 4~5급 선에서 금전거래를 했는데 요즘은 8~9급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면 엄청난 것이다. 누구는 승진에서 탈락되자 되돌려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확인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서는 한 때 검찰에서도 ‘내사설’이 돌았으나 구체적으로 내사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현직 단체장의 부인 이야기가 공무원뿐 아니라 지역인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자 “이게 무슨 망신이냐. 소문이 이렇게까지 났는데 단체장은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단체장 입으로 자신보다 부인이 청사 소식을 더 많이 안다고 한 것은 이를 인정하는 것 아닌가. 승진을 부탁하러 찾아가는 공무원도 나쁘지만, 일을 이렇게 만든 단체장과 부인의 책임이 더 크다”는 반응들이다. 그런가하면 현직 모 부단체장 부인은 부하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부인들을 불러다 따끔하게 질책한다는 얘기도 있다.

또 현직은 아니지만 전에 단체장을 했던 모씨의 부인도 꽤 나서는 것을 좋아했던 것으로 직원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 부인은 퇴임식 자리에서 단체장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마이크를 들고 직원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며 ‘한 말씀’ 하셨다는 후문이다. 이 일화는 지금도 사석에서 종종 나온다. 공무원 모씨는 “이 얘기면 그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모든 것이 설명된다”고 말했다. 이 단체장 부인의 전화를 잘못 받은 모 직원은 그 자리에서 엄청나게 혼이 났다는 소문도 있는 것을 보면 그는 강한 성격으로 유명세를 탔던 것으로 보인다.

단체장 부인 역할, 논의의 장으로
반면 이원종 지사 부인인 김행자 여사는 8년 동안 거의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다. 매일 아침마다 이 지사가 출근하기 전, 기도를 해주는 그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기도에서 답을 구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신자다. 주변에서는 김 여사가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을 만큼 열성적이어서 이 지사가 부인의 기도 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암산 등산을 하며 건강을 다지는 그는 가끔 등산객들과도 마주치는데, 자신이 지사 부인이라는 것을 내색하지 않아 사람들이 몰라볼 정도다. 그래서 인사에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 단체장 부인의 행동과 비교할 때 곧잘 김여사가 거론된다.

이번에 이 지사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배경에는 김 여사와 4명의 딸들이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이제는 쉬라’고 했다는 말이 있고, 실제 이 지사도 사석에서 이를 밝혔다. 김 여사는 남 앞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자신의 생활을 조용히 해나가는 스타일이다. 이 지사는 김 여사가 공식적인 자리에 가는 것을 무척 꺼려 ‘대인기피증 환자’라고 놀렸다며 “이제는 전보다 사람 대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으나, 옛날에는 나에게 화를 내며 앞에 나서는 것이 싫다고 한적도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대 퍼스트레이디나 단체장 부인들은 대체로 너무 나서 손가락질을 받거나, 아니면 너무 조용히 ‘그림자 내조’를 하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양 극단에 있어 욕을 먹지 않으면 누가 단체장 부인인지조차 알려 지지 않는 것이다.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 임창열 전 경지도지사 부인인 주 모 여사, 이인제 전 의원 부인인 김 모 여사는 전국민이 알 정도로 ‘떠들썩’ 했다. 이와는 반대로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인 김옥숙 여사, 최규하 전 대통령 부인 홍기 여사는 ‘그림자 내조’의 전형으로 꼽힌다.

선진국에서는 모든 것을 ‘부부중심’으로 생각해 퍼스트레이디들이 공식 석상에 나가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고,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여사처럼 전문직 여성으로 자기 분야에서 확실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문직 여성 영부인이 없었다. 지역에서는 단체장 부인들이 관심의 대상이긴 하지만, 이에 관한 역할론도 나오는 게 없다. 즉 단체장 부인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이나 담론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단체장 부인도 지역을 이끌어가는 또 한 사람의 일꾼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변지숙 전 충북여성민우회 상임대표도 “이제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한 적이 없었는데 토론의 주제로 좋은 것 같다. 단체장 부인이 너무 나서지 않으면 뒤에 가려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제부터 모델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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