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치료감호 경찰에 호소… 경찰 방화혐의 영장

알코올 중독 병력이 있는 40대가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토록 한 부모와 다투고 홧김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옥천경찰서는 22일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듣고 홧김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임모씨(40)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35분께 아버지 임모씨(65) 소유의 단독 주택 25평에 불을질러 3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다.

이날 불을 지른 임씨는 집뒷편의 양수리(예비군 훈련장) 야산을 통해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게 이날 오후 4시께 옥천읍내의 한 음식점에서 도주 2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조사결과 술에 만취한 임씨는 자신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부모에게 불평을 늘어놓다가 아버지에게 뺨을 맞은 것에 화가나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불을 지른 임씨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빼앗은 휴대폰을 달라"며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아들과 다툰뒤 아랫마을에 놀러갔던 아버지 임씨는 급하게 집으로 되돌아 왔자민 이미 집은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고 인근 마을주민이 119에 신고해 진화됐다.

방화범 임씨는 3남1녀 중 장남으로 평소 특별히 하는일 없이 술에 찌들어 방탕한 생활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알코올중독 증세가 심화되자 임씨 부모는 지난해 2월께 대전 소망병원에 아들을 강제로 입원시켰다. 따라서 같은해 12월까지 10여개월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퇴원한 아들 임씨는 두달여 동안 예전과 달라진 것 없이 술만 먹으면 부모에게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을 두고 행패를 부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도 술에취해 15일 전 넘어져 허리를 크게 다친뒤, 옥천 모 정형외과에 입원치료 중인 어머니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승강이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버지에게 발각됐다.

아버지 임씨는 통화하고 있던 아들의 휴대폰을 밖으로 내던진 뒤 이를 다시 주워 인근마을로 나들이를 간 사이 아들은 집전화를 통해"휴대폰을 돌려달라,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아버지에게 전한 채 자신의 집에 방화를 하기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 임씨는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 만일 석방되면 또다른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며 "아버지는 치료감호처분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들의 방화로 집을 잃은 아버지 임씨는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임씨의 병원치료를 위해 10여개월 동안 매월 60∼9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를 대어 온데다 최근 아내까지 입원치료 중이라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 더구나 "아버지 임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태로 자녀들까지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아버지 임씨의 사정이 딱하게 됐다"는 것이 관련 경찰관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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