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울린‘개미군단’의 후원금

‘제2의 노풍’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www.knowhow.or.kr) 게시판에 오른 “김민석 전 의원이 노풍을 재점화했다?”는 한 네티즌의 글처럼, 김민석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신당인 ‘국민통합21’에 입당한 것을 계기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온라인 후원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노무현이 또 울었다.
장소는 10월 20일 개혁국민정당발기인대회. 5억원에 육박하는 개미군단의 후원금 답지에 감격한 것이다.
10월 17일부터 20일 오후 5시 현재까지 휴대폰과 신용카드 결제, ARS 등 온라인을 통해 노무현에게 후원금을 보낸 개미군단은 15,896명이며 전체 모금액은 4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온라인 모금을 시작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1132명이 960만원을 후원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17일부터 20일 오후까지 걷힌 후원금 내역을 살펴보면 신용카드 후원금이 8202건(3억3350만7636원), 휴대폰이 5040건(8297만8289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에는 신용카드로 100만∼300만원 등 고액을 낸 후원자도 있다. 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5000만원이라는 큰돈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한 사람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희망돼지 저금통을 통해 모금한 금액이 20일 3500만원을 넘어서 현재까지 모금된 총액은 5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민주당측의 설명이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온라인 후원 열기만큼이나 노 후보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노무현 지지글이 쉴 틈 없이 올라오면서 ‘노무현 살리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재 노무현 홈페이지 일일 평균 게시물 수는 5500건에 달하며, 방문자 수도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허운나 인터넷본부장은 “노사모가 대략 5만5000명 정도인데, 방문자수는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그 효과는 이러한 방문자 수의 5배 내지 10배가 넘는다”고 지지율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내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현재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의 상승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2%가 상승했으며 정몽준 후보와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이해찬 기획본부장이 전했다.
이처럼 노 후보 후원금이 폭주하자 당내 분란으로 골머리를 앓던 선대위 관계자들도 오랜만에 얼굴이 밝아졌다. 허운나 인터넷본부장이 10월 18일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후원금 급증 사실을 전달하자, 김경재 홍보위원장은 “옳은 길은 외로운 법이지만, 국민들이 알곡과 쭉정이를 분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허운나 의원이 ‘어머니 라식 수술비로 모아 놓은 돈을 후원금으로 보냈다’는 네티즌의 사연을 소개하자, 당시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했던 김희선 의원은 눈물을 흘렸고 일부 의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같은 후원금 ‘폭주’ 현상은 원칙과 비원칙주의자간의 차별화를 불러온 ‘김민석 탈당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원기 고문은 “온라인 모금이 폭주하고 있는 것은 ‘김민석 현상’”이라며 원칙을 저버린 정치인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다고 풀이했다. 이해찬 기획본부장도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원칙을 지키고 기본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제2의 노풍 움직임이 지속될 수 있느냐이다. 실제로도 후원금의 경우 17, 18일을 기점으로 답지건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게시판 게시물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시 지핀 노풍을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을지, 선대위측의 전략적 선택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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