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영 도당 사무처장, 때늦은 호평 눈길

한나라당 충북도당 공천심사위원 명단이 지난 14일 발표됐다.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엔 그동안 예상치 못했던 대학교수, 여성계 인사와 충북대 총학생회장이 포함돼 한동안 화제를 일으켰다. 명단 발표 후 출마후보들이 단연 관심을 둔 인사가 있다. 송태영 도당 사무처장이다. 공천심사위 명단에는 없었지만 오히려 향후 그의 역할에 쏠리는 궁금증은 더 커졌다.

당내에서 송처장은 지금까지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심한 경우 저승사자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평소 원칙주의를 강조해 온 그는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철새정치인이나 조직의 ‘룰’을 깨는 이단아에겐 냉혹할 정도로 박정했다. 이 때문에 오직 한나라당 지지도에만 편승, 입당을 넘보던 인사들은 여지없이 송처장의 따가운 시선에 주눅들 수 밖에 없었다.

5·31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그는 빈틈을 안 보였다. 간혹 눈도장을 찍으러 사무처를 찾았다가 덕담은 커녕 “그럴 시간이 있으면 밖에 나가 뛰라”는 말로 무안을 당한 사람도 여럿이다. 이런 전후 관계를 의식, 후보들은 그가 공천심사에서도 막강한 입김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명단에서 빠졌으니 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도당 사무처장의 심사위 불참은 당의 권고 사항이다. 다만 간사 자격으로 앞으로 심사의 실무에 조력하게 된다.

송처장은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 즉 17대 총선에서 참패한 후 기력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 공조직의 안방 살림을 맡았다. 처음 강한 이미지 때문에 마찰도 있었지만 지금 뒤늦게 그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도 송처장 때문에 조직이 이렇게 정착됐다는 것이다. 충북도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신의 사례를 들어 송처장을 평가했다. “남들은 한나라당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을 부럽다고 하는데 나는 솔직히 그들이 무섭다. 공천에서 밀릴 경우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른다. 송처장의 원칙주의는 바로 당 운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만약 그가 되나가나 사람들을 만나고 신념을 굽혔다면 아마 지금쯤 당이 우습게 됐을지도 모른다. 우리 당이 어려울 때 고고하게 깃발을 잡아 준 사람이다.”

실제로 당내 많은 사람들은 송처장을 ‘싹수있는 정치인’으로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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